그냥 흔한 봉투인 줄 알았다.우연하게 들렀던 헌책방에서 받아 온 군밤 봉투. 그건 그냥 흔한 봉투가 아니였다.종이를 해체해서 복원한 끝에 재탄생한 옛 이야기가 담긴 책 한권.어쩌면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사라졌을 운명이였을 책은 <책을 씨와 섭구씨의 기이한 책 여행>이라는 책이였다며 이야기는 시작한다.제목만큼이나 기이한 시작.까마귀 넷 마리가 한 집에 침입을 해서는 한 노인의 손에 들린 <논어>라는 책을 빼앗아 내동댕이치고는 두툼한 줄로 노인의 손을 묶는다.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까마귀가 사람을 해치는 건가?까마귀는 제국 포도청의 관원이란다.제국은 뭐고? 포도청의 관원이 무슨 연유로 노인을 잡아가는건지....노인은 책을 씨라는 아이의 할아버지 되시겠다.남의 일이라면 가만히 있겠지만 자신의 할아버지가 당하는 일이기에 책을 씨 황당함도 잠시 관절염에 시달리는 칠십 노인인 할아버지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러나 싶은 생각만 들 뿐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사라지는 할아버지를 그저 바라보고 있다."개자식들, 철저하게도 부쉈네. 더럽고 집요하고 짜증 나는 놈들."진한 감귤 향기와 함께 등장하는 한 여인. 그녀는 책을 씨와는 뭔가 다른 포스가 느껴진다. 그녀의 모습에 의문만 가득한 책을 씨. 그녀의 정체가 궁금하다."난 섭구야."허허! 책을 씨라는 이름도 특이하건만 섭구 씨라니...이런 저런 설명이 없이 그녀는 묻는다."그나저나 책은 좀 썼겠지?""책? 무슨 책?"무슨 책인지 정말 모르는 책을 씨에게 섭구씨는 말한다."시들어가는 제국을 구원할 책 말고 뭐가 있겠니?"둘은 이렇게 만났고 책을 쫓아 기이한 여행이 시작된다.시들어가는 제국을 구원할 책이라니...책이라고는 써 본적이 없고 책도 제대로 읽지 않는 책을 씨. 과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잘 보관된 책은 결코 불타지 않는다.책을 쓴다라고 하면 보통의 생각에는 펜을 들고 종이에 글씨를 써는 것이라 여기지만 <책을 뒤쫓는 소년>은 그러한 편견을 깨고 몸으로도 책을 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섭구 씨를 따라 떠나는 여행 속에서 겪게 되는 책을 씨의 기이한 경험이 차곡 차곡 쌓여 책의 내용에 기록으로 새겨지는 것이다.기이한 여행 이야기와 함께 불타는 책들을 구하기 위한 책을 씨와 섭구 씨, <빛과 어둠의 제국>이라는 책의 전설같은 이야기 등 이 소설은 미스터리함과 판타지함을 담아내면서 재미를 주고 있다.날개달린 책들이 책장에서 빠져나와 날아가는 장면을 그린 부분은 진귀함마저 느끼게 했다.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수록된 책이야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이기도 했다.<책을 뒤쫓는 소년>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음에도 특이한 두 주인공의 이름은 머릿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