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당신이었나요?
이한나 지음 / 문학공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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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고 모든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오늘 어떤 당신이었나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같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어제와는 조금 다른 일상임을 느낄 수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마음이,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의 표정이나 마음이, 일어나는 일과 돌발 상황 등 반복되고 똑같다고 느끼는 하루동안에 스쳐지나가는 상황과 사람들로 인해 '오늘'이 어제보다 나을 수도 있고 더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딸아이는 2000원이라는 돈을 받고 저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피부에 광채까지 넣어 준 딸아이의 손길로 저는 조금 더 예뻐졌습니다.

프로필 사진 속 그녀는 14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란다.
반려견을 안고 살짝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 그리 큰아이가 있는 엄마같지 않게 나의 눈에는 이쁘게 보인다.
23살에 결혼해서 육아를 하고 이제는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오늘 어떤 당신이었나요?>는 위로하고 싶었고, 함께 웃고 싶었고, 생각을 나누고 싶어 쓰기 시작한 블로그 글을 모아서 만든 책이란다.

나보다 육아선배인 그녀의 삶은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와의 관계, 큰아들인 남편과의 관계,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며 살아가는 모습이 나의 모습이기도 해서인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이는 그녀보다 쬐금 많지만 아이들이 어린 관계로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녀가 이미 겪고 지나간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집 큰아들(?)이 가끔은 남의 편처럼 느껴져서 섭섭할 때가 있는 모습은 "오잉~ 나와 비슷한 삶이군!"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면서 괜시리 위안이 되기도 했다.

작가 지망생인 저는 블로그에 글을 연재합니다.
블로그 친구도 별로 없고, 찾아와서 보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발행'버튼을 누르기까지는 초조한 마음입니다.
(25p)

얼마나 초조할까? 그냥 서평 올리면서도 다른 이들의 평가를 의식하게 되는 나인데 자신의 글을 연재하면 그 마음이 더 클테니...
그녀가 말하는 '인정의 욕구'는 나의 욕구이기도 했다.
부끄러우면서도 내가 쓴 글을 남편이 아니면 가족 중 누구라도 한번 읽어주면 좋겠다 여길 때가 있었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의 섭섭함이란... 잘 쓰나 못 쓰나 인정받고 싶고 뭔가를 함에 있어 칭찬이 듣고 싶어나보다 생각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의 이야기 중 '내가 먼저'에서 눈시력이 나쁜 아이가 렌즈를 혼자 껴보겠다고 하다 실수로 렌즈를 깨뜨렸다고 여기고 이도저도 물어보지 않고 버컥 화를 내고는 이 후 렌즈에 이물질이 묻어 깨진 것처럼 보인 것임을 알고는 당황하고 결국 아이에게 사과하게 되는 부분이 나온다.
나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가끔 상황도 물어보지 않고 버럭 화를 내고는 조금 지나 사과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사과를 받고 나면 마음이 풀어짐을 느끼기에 화를 내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과를 하고 넘어가지만 때로는 그게 잘 안될 때도 있음을 고백한다.

상황이 달라지고 경험여부에 따라 책을 읽었을 때의 공감도도 달라지는 것같다.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고 육아의 힘겨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게 되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그러하기에 그녀가 전하는 소소한 이런 일들 속에서의 솔직한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같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를 보며 쫓아가기보다는 지금의 나의 삶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아닌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내가 되고자 오늘도 힘내본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글쓰는 게 좋아서, 자신의 글을 보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토닥여주고 싶어하는 이한나 작가님의 바램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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