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반 시계가 변하고 있었다. 모리건이 지켜보는 앞에서 어스름한 황혼의 푸른빛은 청옥처럼 깊어졌다. 짙은감색이 되고 마침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검은빛으로 바뀌었다. 마치 하늘에 잉크병이 떠 있는 것같았다. 검은 구멍이 세상을 집어삼키려고 다가오는 모습 같기도 했다.종소리는 이븐타이드를 알리고 있다. 종소리는 이븐타이드가 시작된다는 경고이자 신호였고... 자정이 지나면서는 더 이상 알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었다. 이븐타이드가 왔다. 이번 연대의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77p)원터시 공화국에서 이븐타이드에 태어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로 모리건 크로우는 그 불행의 날에 태어나 '저주받은 아이'가 되었다.공화국 내에서 갑자기 우박이 내리고 한 번 스쳐 지나가기만 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죽거나 고양이가 갑자기 죽 는 등의 좋지 못한 일이 생긴 것이 모두 저주 받은 아이인 모리건 크로우 탓이란다.무슨 이런 어처구니 없고 억측같은 일이 있는가 싶지만 원터시 공화국에서는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다.태어남을 모리건 크로우가 선택한 것도 아니건만 태어남과 동시에 '저주 받은 아이'라는 낙인만으로도 힘든데 더 최악의 상황은 그 저주로 다음번의 이븐타이드, 즉 크로우가 11살의 생일날에 죽는다니....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흘러 드디어 이븐타이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게 되고 크로우는 애써 덤덤한 척하지만 사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웠다.생일 축하해 모리건.생일이라고 하면 행복하고 기쁜 날임에도 이날의 생일은 죽음을 기다리는 공포의 생일인 것이다.이대로 모리건 크로우는 죽는 것일까?그러면 이야기 안되겠죠? 운명처럼 누군가가 방문 밑으로 봉투를 밀어 넣었는데...원드러스 협회의 주피터 노스가 모리건 크로우양에게 입찰을 재신청합니다. 너무 늦지 않게 회신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봉투 속 서류 그리고 등장하는 의문의 남자인 주피터 노스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이야기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갑작스럽게 등장한 그는 모리건 크로우에게 묻는다."살고 싶지 않니?"어리둥절한 모리건 크로우는 잔잔하게 말한다."당연히 살고 싶죠."주피터 노스는 모리건 크로우를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네버무어로 데려가는데 그곳에서는 더 이상 자신을 저주받은 아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죽음의 공포도 없다.하지만 원드러스 협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렵고 위험한 평가전을 치러야 했다.평가전을 한 번 한 번 잘 치루어 가던 중 봉착한 위기와 자신에게 있다는 알지 못하는 재능을 모리건은 과연 찾내어 자신의 운명을 바꿔줄 평가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책을 읽기 시작하고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한 가지 나 자신에게 다짐한 게 있다.'되도록 편독을 하지 말자.'너무도 무궁무진한 책의 세계 속에서 알지 못했던 재미를 찾고 지식을 알게 되어 좋기도 하지만 손이 자주 가는 장르와 그렇지 않은 장르가 있기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손이 잘 가지 않고 제대로 읽는 재미에 빠져보지 못한 장르 중 하나가 판타지 소설이다.고백하건대 그 유명하다는 '해리모터 시리즈'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간 책이 있었으니 바로 <네버무어>이다.처음에는 단순히 표지와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내용과 문구에 현혹이 되었다.하지만 어쩌면 제대로 읽는 판타지 소설로는 거의 처음과도 같은 이 작품은 나를 순식간에 작품 속에 빨려들게 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읽어내려가게 했다.죽음의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의 상황과 생각지도 않은 의문의 남자에 이끌려 날아든 신비의 도시인 네버무어와 협회에 들어가기 위한 위험한 평가전을 치르는 장면 등 어떠한 늘어짐이나 일반화가 아닌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장면의 연출과 표현, 숨 돌릴 틈도 없는 빠른 전개와 스토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였다.<해리포터>와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그 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라 오로지 제시카 타운센드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네버무어>의 세계만을 보고 느낀점을 표현할 수 밖에 없다.이 책은 줄거리가 대강 이렇네요라고 설명하기보다 그냥 작품을 읽으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겨보길 권하고 싶다.<네버무어> 이 신비로운 도시의 이름은 네버랜드를 떠올리게 했다. 정말 가볼 수 있는 곳이라면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판타지와 모험, 미스터리함 등 여러 요소들을 포괄하고 있는 이 작품 덕분에 새로운 장르로의 입문과 동시에 제시카 타운센드라는 작가의 팬이 되어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