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타다닥 타다닥
쿨럭 쿨럭 쿨럭 쿨럭 쿨럭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지금은 그 존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타자기'가 내는 소리이다.
그의 책을 읽기 전에는 타자기마다 고유의 이름이 있고 종류가 다양하며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몰랐다.
단지 '타자기'라는 단어가 주는 아날로그적 이미지만을 떠올리면서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제목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오래 전 친구의 집에 갔을 때 책상 위에 곤히 모셔져 있던 타자기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신기하기도 하고 고급스러움에 감히 가까히가서 만지지도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가의 물품이였던 타자기가 지금은 수집가들에게는 그 가치가 더 높아져 개인이나 국립박물관 등이 아니고는 보기 힘든 정도가 되었다.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를 통해 톰 행크스를 알았고 그의 다른 작품들 속에서의 열정적인 연기를 보며 팬이 되었다.
그런 그가 '타자기'매니아이자 수집가인 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고 연기만이 아닌 글을 쓰는 재주 등 다재다능함 지닌 배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여러 편의 짧은 단만극과도 같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풀어내고 있었다.
그중 전쟁으로 인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돌아온 한 남자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한 이야기는 전쟁의 참상과 살아남았음에도 트라우마로 힘든 시간을 보낸 한 남자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이루며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주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홍보 여행의 경우는 그가 몸 담고 있는 영화계의 한 단면을 빗대어서 글을 쓴 게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배우의 삶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과거는 중요하다의 경우는 과거와 미래로 움직이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크로노메틱 어드벤처에서 열 두가지의 신체 특성을 검사한 후 건강한 상태라 인정되는 경우 탑승을 허용하며 쓸 수 있는 시간은 오직 22시간 뿐이라는 설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로 단순한 시간 여행이 아닌 먼 미래에는 이런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궁금함을 가지며 재미있게 읽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한 남자의 미국에서의 일자리 구하기를 위한 고군분투는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자신의 나라를 떠나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처음부터 몰입해서 글을 읽지는 못했다.
뭔지 모르는 감정이 들면서 쉽게 빠져들지 못하긴 했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이야기 중 마음에 들거나 이해되는 부분이 생기고 이야기 속에 간간히 등장하는 타자기의 소리와 이름들을 발견하면서 그의 타자기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특유의 유머 감각과 따뜻한 이미지를 작품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영화 홍보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틈틈히 써 온 단편들을 모아 첫 소설집을 낸 톰 행크스.
그의 작가로의 행보에 관심과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