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의 시간 - 문득 멈춰선 그곳에 잠시 나를 내려놓다
이효석 외 지음, 임현영 엮음 / 홍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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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운 지금은 어디를 가더라도 시원함보다는 숨막힘이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시원함을 찾으며, 계곡이나 바다 등으로 떠나고 있다.
휴가철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읽기 좋은 책이 출간되었다.

<성찰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휴식 에세이이다.
작품 활동을 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에너지 충전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작업 공간을 벗어나 자신만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였다.

교사시절,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글과 도서관에서 틈틈이 읽었던 책 속의 감동적인 문장을 토대로 이 책을 엮었다.

<성찰의 시간>은 엮은이가 많은 작품을 읽으면서 문인들의 작품 속에서 소확행을 실천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을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하여 독자와 함께 공감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함이 담겨있다.

이 책에는 18명의 문인들의 작품의 일부분이 인용되어 소개되고 있다.
스쳐 지나가면서도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 속의 문장 표현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효석의 <처녀 해변의 결혼>에 등장하는 독진해변은 그의 최고의 피서지로 해수욕복을 입지 않고 유유하고 자유롭게 모래 위를 거닐고 바닷물에 잠겼다 하면서 무료하지 않게 지낼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밤 더위란 난생 처음 당하는 것이었다. 새로 한 시가 지나면 웬만할까 한 것이 웬걸 두 시 세 시가 되어도한결같이 찌는것이었다. 설령 바람 한 점이 있기로서니 무엇에 쓸까만 끝끝내 바람 한점없었다.
- 정지용의 <가장 시원한 이야기>

열대야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요즘이라 이 부분을 읽는데 어쩜이리도 지금의 나의 마음과 같을까하며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기도 했다.

여행이란 미리부터 날을 받고 일행을 짜고...이리하여 갖추어진 만반의 준비아래서 행해지는 것보다 모름지기 뜻하지 않게 갑자기 행장(여행할 때 쓰는 물건과 차림)을 차려서 훌쩍 떠나는 것이 실로 멋진 일이며, 또 여기에 여행이 갖는 낭만의 진미(참맛)가 있는 법이다.
- 노천명의 <향산 기행>

여행은 계획을 하고 떠나는 것보다 때로는 계획없이 발길 닿고 마음이 가는 곳으로 한 번쯤 떠나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공감과 함께 나만의 노트에 필사를 해두었다.

예전에는 몰랐다. '휴식'이 주는 즐거움과 소중함을...
하지만 지금은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단 하루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상의 모든 일들을 내려놓고 한적한 곳에서 그 동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 주고 싶다....

<성찰의 시간>은 한 권의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문인들이라고 거창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때로는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고뇌와 마음처럼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뱃놀이를 즐기거나 산행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등의 소박하지만 만족감은 높은 휴가를 보내는 모습에서 소확행이 주는 행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작품을 읽는 동안 그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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