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간이기에 앞서 게으름뱅이입니다."이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게으름이 죄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최대한 게으름을 피워도 된다.그리고 주인공은 도대체 언제 등장하는거야?라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주인공이기에 꼭 그러해야한다고 누군가가 정해놓았냐고 말하는 작가로 인해 주인공이니까 그래야한다는 기존의 틀을 깨고 읽어야 한다.게으름의 최강자 고와다.그는 돌아오는 월요일이 오기 전까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푹 쉬면서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도 된다 여기며 모험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그런 그에게 계승자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하는 인물이있었으니 그는 바로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너구리 가면을 쓰고 자신을 '하치베묘진의 사자'라 말하는 폼포코 가면.그는 왜 게으름의 최강자이면서 모험이라면 질색을 하고 그저 안락함과 휴식만이 최고라 여기는 고와다에게 자신의 뒤를 잇는 계승자가 되길 바라는걸까?사람들의 이상한 시선과 밑바닥같은 인생을 살았던 폼포코 가면은 정의로운 일을 하면서 그 인기가 어느 순간 상승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는 지금의 순간을 이루었던 것이다.그의 가면 뒤의 모습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그는 무리하게 착한 일을 하다보니 점차 지치는 상황이 오는데도 계속해서 자신이 아니면 사회를 구할 자는 없다는 생각에 가면과 망토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밤낮없이 뛰어 다닌다.그런 어느 날부턴가 그를 잡으려는 자들이 생겨났다.정체를 알 수 없는 그들은 폼포코 가면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거나 그와 관련한 사람을 미행하는 등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지만 그렇게 쉽게 잡힐 폼포코 가면이 아니다.폼포코 가면의 정체는 누구이며, 그를 잡으려는 이들 역시 누구이기에 폼포코 가면을 잡으려는 것일까?<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속에는 많은 이들이 등장한다.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개성도 있지만 빈틈이 많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나 탐정이라면서 사건 해결에 열의를 보이기보다는 게으름의 극치를 보여주지를 않나 보조 아르바이트생인 다마가와는 길치이면서 방향치이기까지 하다.이들을 보면서 무슨 이런 캐릭터들이 있나 싶은 마음이 들라치면 떠올릴게 되는 작가의 문구가 있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배려심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기이한 현상을 만나게 해 주는 여름의 기온 축제인 '요이야마'와 무슨 맛일 지 궁금한 '덴구브란' , 너구리 등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야행>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된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는 기묘한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이번 작품도 어느 게으름뱅이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대하다면 거대하고 소소하다면 소소한 모험에 빠져 들었던 이야기로 신비의 전설과 기묘한 축제가 어우러지면서 또 한번 이야기를 읽는 동안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작품 속에 '필자'라고 자신을 드러내며 독자와 함께 호흡하듯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은 인간은 모두가 내면에 게으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것이 밖으로 표출됨을 억제하면서 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은 게으름을 피우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고 무언의 메세지를 전하고픈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때로는 말장난같은 소설 속 표현들이 다시금 되씹어 읽어보면 함축된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 스쳐지나가듯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교토의 천재 작가인 '모리미 도미히코'가 그린 한 여름밤의 나태한 대모험위험을 무릅쓰고 무슨 일을 하는 것을 즐길 지 않고 싫어하는 편인 작가가 그린 '모험'은 어떨까하는 생각에 더 몰입해서 읽었던 작품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