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소녀 상상 고래 4
차율이 지음, 전명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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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사라졌다.'
찾아야 해. 아빠를 찾아와 다시 우리 가족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사라진 아빠를 찾겠다는 어린 소녀의 '아빠찾아 삼만리' 모험담일 거라 여겼다.
이런 나의 생각은 이야기를 읽는 동안 부끄러움과 함께 작가의 상상력이 어우러진 판타스틱한 일이 가득 일어나는 바다 세계의 동화를 보면서 무너졌다.

강규리. 제주도에서 엄마, 아빠와 한라라는 남동생이라 생활하는 13살의 소녀이다.
그런 그녀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라면 가게를 도우며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나만 없어지면 모두 행복해질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아빠가 사라진 것이다.

이들 가족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그건 바로 '인어'라는 거.
아빠의 정체는 인어, 물론 엄마는 인간으로 규리는 온전한 인간도 인어도 아닌 '혼혈 인어'
남동생인 한라는 온전한 인간이였기에 아빠가 사라진 후 누나인 규리에게 인어라서 좋겠다라고 말하며 규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인어이지만 바다를 무서워하는 규리.
어릴 적 아빠와 바다에 나갔다 죽다 살았던 기억으로 인해 바다를 두려워하게 된 그녀는 아빠를 찾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토록 두려워하는 바다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두려움도 잠시 조금씩 호흡을 찾아가면서 바다 속의 환경에 익숙해지게 되고 오로지 아빠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인어 세계가 있다는 그 곳으로 모험을 떠나는데...
수 많은 바다 생물과 인어들이 존재하는 바닷 속의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위험과 판타지함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였다.

어릴 적 읽었던 '인어 공주'의 이야기와 유사할 거라 여겼다면 그 이야기는 잠시 잊어도 좋다.
차율이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인어 소녀>는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한국형 해양 판타지 모험담'의 새로운 지형을 열었다는 평을 받을만큼의 탄탄한 구성과 환상적인 이야기와 빠른 전개, 숨막히는 긴장감 그리고 감동 이 모두를 다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였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하지만 때때로 그 사실을 잊고 자연의 지배자인 것처럼 함부로 군다. 서로 공존하지 못하고 톱니가 어긋나면 부작용이 나기 마련이다. 인어 세계의 균열 다음은 우리 인간 차례일지도 모른다. (162p)

아빠를 찾아 나선 소녀의 눈에 펼쳐진 바닷 속 모습은 깊이 들어갈 수록 인간에 의해 파괴된 바다 생태로 인한 무서운 결과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었을 뿐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하면 결국은 끝은 인간 세상의 질서 또한 무너질 수 있음에 대한 경고성도 담아내고 있었다.

소중한 것은 있을 때 지켜야 하는 것이며, 가족애와 우정, 해양 환경 문제까지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이 소설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서 모든 이들이 보면 어떨까하는 혼자만의 상상도 해 보았다.
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마지막 부분에서 인어 소녀가 카슬에게 한 말이 있다.

"그동안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았잖아. 이제는 사랑하면서 살아. 나를 위해서 살아."
내 말은 카슬뿐만 아니라,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었다. 나는 내 정체와 바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 눈을 감고 마음의 벽을 높게 세우며 살았다. 그런데 이곳에 오고 많이 변했다. (164p)

인간도 아니요. 인어도 아니요. 도대체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 걸까라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이제는 극복해보려는 인어 소녀가 카슬에게 해 준 그 말 속에는 자신을 위한 마음이 담겨있듯이 용서와 사랑을 통해 더욱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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