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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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렘, 설레임, 설레다....
무언가로 인해 마음이 들떠서 두근거림.

수 많은 단어 중에서 나는 '설레다.'라는 말이 좋다.
누군가로 인해, 어떤 일로 인해,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설레이는 감정을 느낄 때가 많은데 사랑이나 행복, 기대  등의 감정들을 어쩌면 모든 포괄하고 있는 말이 설레임이 아닐까?

시작을 할 때나 끝을 낼 때나...
삶의 모든 순간에 있어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이 설레임을 느끼는 날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매 순간 설레이는 마음으로 살고 싶었던 그때가 언제였나 떠올려보게 되는 날이 많아졌다.

삶에, 사랑에, 사랑에 온 밤을 지새우며
함부로 설렜던 그 순간들에 대하여

사랑의 대상이 조금 변했을 뿐이다.
남자친구에서 남편으로 그리고 아이들로...
설레임의 깊이가 달라졌을 뿐이다.
막연한 들뜸이 아닌 기대하지 않았음에서 오는 찰나의 설레임으로...

설레임이란 받는 것만이 아니라 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받기를 기대했던 예전과 달리 나로 인해 누군가가 설레일 수 있음을 알게 된 요즘 그들의 설레이는 표정을 보며 나도 함께 설레임을 느끼면서 "이런 감정 참 오랜만이다."라며 혼자 되뇌일 때가 많아졌다.

이정현 작가의 <함부로 설레는 마음>은 이런 나에게 새로운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사랑을 막 시작하게 될 때 느꼈던 설레임,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그때의 설레임, 일상 속에서 무언가로 인해 느꼈던 설레임,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왔음에 느끼는 설레임 등 의미를 부여한다면 모든 것에 설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든 책이 였다.

 


작가의 두번째 에세이는 좀 더 깊이 있고 일상에 다가가며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작가 개인의 고백까지 담아내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살구님의 그림과 어우러져 그 감성이 더해지면서 작품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품 속 이야기속에 담긴 작가의 고뇌와 어린 시절 동생과 성인된 지금의 동생에게서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설레임보다는 뭉클함을 주면서 '가족'이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남을 사람은 알아서 남는다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앞뒤 재지말아야 한다. 모두가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길을 걷고 있으니 뜸하더라도 안부를 묻고 삶을 나누어야 한다. (232p)


잊고 지낸 친구들과 무소식이 희소식이거니 하며 지냈던 이들에게 연락해봐야겠다^^

어쩌면 우리 모두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여서 이렇게 모여 사는 건 아닐까. 이제는 "잘하고 있어? 힘내."라는 말 대신, 내 곁에 함께해주는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어. 힘들지?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등 떠밀고 걸음을 재촉하는 대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돼보는 건 어떨까. (251p)


와 닿는 문구가 참 많았다. 글이 주는 힘을 느끼기도 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설레이게 하는 글을 쓴다는 게 싶지 않음에도 독자의 마음을 설레임으로 뭉클함으로 가득 채우는 작가를 만날 때면 감사함과 위로를 받게 된다.

이정현작가는 그 자신과 우리에게 무엇으로서의 네가 아니라 그냥 있음을 사랑하고 살아있음을 응원하며, 있는 그대로 얼마나 빛이 나는 존재인지 느끼기 바라는 마음을 이번 작품에 담아내고 있었다.

삶에, 사람에, 사랑에 온 밤을 지새우며 함부로 설레던 그순간들에 대하여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그의 마음 또한 설레였지 않았을까?

이정현작가님의 글 때문에, 일러스트레이터 살구님의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 또한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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