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양장) 헤르만 헤세 컬렉션 (그책)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옮김 / 그책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또 하나의 고전에 도전했다.
나에게 고전작품은 아직은 즐긴다거나 음미하듯 읽는다의 수준이 아닌 도전이라는 단어가 더 맞는 것같다.
그러면서 고전이 담고 있는 함축적인 의미나 이야기와 작가의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 그리고 작품 속에 녹아있는 고뇌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번에 도전하게 된 작품은 <데미안>에 이어 헤르만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로 나에게는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지와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이 작품 역시 헤르만헤세의 성장기의 경험과 자신의 삶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묻어내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과 함께 앞서 읽었던 <데미안>이라는 작품을 또 한번 떠올리게 했다.
헤르만헤세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라는 두 인물을 통해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나치리만치 금욕적이고 모든 현상이나 세계를 정신만을 통해 통찰하는 나르치스, 그와는 달리 예민하면서도 뛰어난 감각을 통해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경험하려는 골드문트.


나르치스는 철학자에 분석가였지만,골드문트는 몽상가에다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 보였다. 하지만 그런 표면적인 대립성은 그들의 공통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두 사람 모두 재능과 개성이라는 면에서 다른 이들보다 확연히 뛰어났다. 두 사람은 어떤 특별한 경고를 받고 세상에 태어난 운명이였다.
- 27p


두 사람은 한 수도원에서 젊은 수사와 수도원학생으로 서로에게 이끌림을 느끼게 되고 기묘하게 우정을 맺게 된다.
벗이라는 이름으로 두 사람은 하나인 것처럼 관계를 맷고 있으나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일 수 없는 서로이다.
신분상도 그러하거니와 그들이 가게 될 길도 다르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결핍된 과거와 그의 미래까지도 예언하고 있었으며, 벗으로써 안내자로써 그가 기억하지못하는 과거의 현상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대화를 통해 자극을 주게 된다.
골드문트는 우연한 기회에 수도원을 이탈해 몇명의 학생과 금기시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쾌락을 느끼게 되면서 자신에게 잠재되어있던 내면의 본성이 깨어나면서 결국 나르치스와 이별과 함께 수도원을 떠나 방랑자의 생활을 하게 된다.

골드문트는 성적 충동, 여인들과의 사랑, 자유에의 욕구, 방랑의 삶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면 경험이 곧 인식으로 책이나 문자가 아닌 몸소 겪으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자신의 지식이자 삶의 토대가 되고 이후 예술가로써의 기질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인다.

삶의 목표가 뚜렷한 나르치스와 달리 목표가 없었던 골드문트에게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목표가 생겼다.
늘 꿈 속에서 어렴풋하게나마 나타나는 어머니, 근원적인 어머니를 형상화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골드문트는 과연 자신이 갈망하고 형상화하고 싶어한 모습을 예술을 통해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있다 보는 경우가 많다.
달과 태양, 삶과 죽음, 정신과 감각, 남자와 여자, 바람따라 사는 떠돌이 아니면 틀에 박힌 시민 등 이분법적 구분 속에 언제나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선택과 포기를 해야만 한다.


그렇다. 두 가지 삶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이것이냐 저것이냐하는 앙상한 양자택일로 분열되지 않을 때 삶은 진정 의미를 획득할 것이다! 창조하되 삶의 대가로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생을 즐기되 숭고한 예술혼을 포기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그러한 삶은 진정 불가능하단 말인가?
- 348p


골드문트의 이 고뇌는 어쩌면 헤르만헤세 자신의 고뇌이지 않을까?
예술이야말고 정신과 감각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행위로 완성된 작품을 볼 때면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수없이 생각한다는면에서는 정신이, 손을 통해 작품이 완성될 때는 감각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와 사랑
어느 하나 이 작품의 제목으로도 손색이 없음을 작품을 모두 읽은 후 느낄 수 있었다.
헤르만헤세가 표현하고 있는 문체 하나 하나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문맥적인 흐름을 통해 작품의 내면에 담긴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대문호로서의 그의 문학성에 또 한 번 감탄을 하였으며, 이번 기회에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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