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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한번은 끝까지 읽고 싶었다. 늘 시작은 좋았으나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장르 중 하나가 고전작품이면서 철학적 내용이 많은 작품이다.
그런 작품 중 하나가 이번에 읽기를 성공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고전 작품의 경우는 반강제적 요소가 있어야 읽게 되는 것같다. 아마도 학창 시절 윤리시간에 철학관련 작품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기 위해 읽었던 것이 철학관련 도서를 기피하게된 요인 중 하나였다.
자연스럽게 알고 싶은 마음에 삶을 바라보는 깊이와 지혜를 배우기 위함이 아닌 하나라도 더 맞추기 위해 암기해야했던 그때를 떠올리면 가끔 책을 볼 때도 문구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보다 단어 하나 하나에 신경쓰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고전장르의 경우는 번역자와 나의 코드도 중요한 것같다.
같은 제목으로 다양한 번역자들에 의해 출간된 책이라도 읽었을 때 원전의 느낌을 손상시키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매끄러움을 느낄 수 있게 번역을 해 놓은 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해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책도 있기에 고전의 경우는 특히나 책 선택의 어려움과 중요함을 느낀다.
이번에 읽게 된 박문재 역자님의 <명상록>의 경우는 감사하게도 나와 코드가 맞았는지 읽는데 불편도 없었을 뿐 아니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자기 관리와 통치자로써의 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화난 표정은 본성을 아주 많이 거스르는 것이다. 그것이 자주 반복되어서 습관으로 굳어지면, 살아 있는 표정은 죽어가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완전히 죽어 되살릴 수 없게 된다.
- 136p
또한 고통이 찾아 올 때마다, 에피쿠로스가 한 말을 기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고통은 언젠가는 반드시 끝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네가 너의 상상력으로 네가 겪는 고통을 부풀리지만 않는다면, 참아낼 수 없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고통이라는 것은 없다."
- 146p
그를 한 개인으로 보자면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흔들릴 때마다 고통이 따를 때마다 그런 자신을 다잡기 위해 메모 형식의 글을 짧게 때로는 길게 적어 내려갔다.
<명상록>이라는 제목은 훗날 지어진 것으로 일종에 '비망록'같은 것으로 태어났음에 감사하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성에 충실하며, 자신의 역량 밖의 일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아야 하고 쾌락을 멀리하고 금육적인 생활의 강조 등을 적은 개인적인 일기라고도 볼 수 있다.
군주된 입장으로 보자면 리더쉽과 관련해서 선을 중시하고 다른 민도 수용할 줄 알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것을 할 수 있는 이에게 맡기면서 도움을 청할 줄 알아야 하며,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죽으면 다 똑같은 것이니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겸손하며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들을 수 있도록 귀를 열어두고 수용의 자세를 가져함을 강조하고 있다.
<명상록>은 개인적으로나 리더쉽을 요구하는 지도자에게 꼭 한번 읽기를 추천한다.
고전이라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은 작품이라서가 아닌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뿐 아니라 장르의 구분을 할 수 없는 포괄적으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적 환경적 차이는 있겠지만 문구 하나 하나에 깃든 그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깊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해서 강조되어야 함을 볼 수 있었다.
우주의 원리, 선과 악, 이성의 강조 등의 철학자로써의 면모도 잘 담아내고 있는 <명상록>
해제와 본문 밑에 각주가 있기에 읽을 때 어려움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는 이 책 덕분에 포기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