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만남과 헤어짐이 익숙하지 않는 나 - [구름나라 엄마 펭귄]

구름 나라 엄마 펭귄
이장훈 지음, 김예진 그림 / 51BOOKS(오일북스) / 2018년 4월

아이에겐 아이는 세상의 전부이자 더 주지 못함에 늘 미안한 존재이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부모는 그저 우리를 보호해주고 챙겨줘야하는 당연한 존재라 여겼다.
엄마가 된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아이가 세상에서 당당한 존재로 살아가게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러기 위해 많은 시간 아파하고 인내해야함을 느낀다.

<구름나라 엄마펭귄>을 보며 또 한번 아이에게 내가 어떠한 존재이며, 아이와 나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아이를 대하고  의존이 아닌 자립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며,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일이지만 내가 갑작스럽게 그들의 곁에 없더라도 잘 이겨내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고 싶다.

구름나라의 엄마 펭귄은 지상 세계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왜 눈물이 멈추지 않는지 이유를 몰랐다.
​
구름나라는 하늘 나라로 가는 사람들이 지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모두 잊힐 때 까지 머무는 곳이에요.

많은 비가 내리는 어느 날 그 틈에 빗방울 열차를 타고 지상 세계에 내려온 엄마 펭귄은 울고 있는 아기 펭귄을 만나게 된다.

"아기 펭귄야, 왜 우는 거니?"

엄마 펭귄을 본 아이 펭귄은 놀라며 울음을 그치고 엄마 펭귄을 끌어 안았고 엄마 펭귄도 그런 아기 펭귄을 꼭 안아주는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엄마 펭귄의 가슴이 따뜻해지며 눈물이 멈춘 것이다.

다음 날부터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의 추억 만들기가 시작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며 헤어짐도 있는 법...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게 되고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엄마 펭귄이지만 아기 펭귄에게
" 엄마는 구름 나라에서 항상 지켜볼 거야. 씩씩하게 지낼 수 있지?"
환하게 웃는 아기 펭귄을 뒤로 하고 구름 나라로 떠나는 엄마 펭귄....

이 책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동화책이란다.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영화 속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읽었을 동화라는 생각에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다.

사후 세계에 대해 알지도 믿지도 않지만 만약에 있다면 떠난 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지상에서의 기억은 있는 것일까?
아이와 이 동화를 보기 전에 내가 먼저 보았다. 아기 펭귄과 엄마 펭귄이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 들뜬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눈물이 났다.

아직도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기에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떠올리는 순간 감정이입이 되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스토리에 한 번, 섬세하게 잘 표현한 그림 속 아기 펭귄과 엄마 펭귄에 한 번...

슬프면서도 감동이 담긴 이 책을 아이와 읽으며 만남과 헤어짐을 이야기해 보았지만 아직은 받아들임이 쉽지 않아서인지 엄마가 없음 따라가겠다는 아이의 말이 이 글은 쓰는 지금도 귓 속에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