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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조광희 장편소설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4월
평점 :

현직 변호사인 작가가 쓴 작품은 어떨까하는 궁금증과 '리셋'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소설 <리셋>
그는 법조인이면서 영화계및 문화쪽으로 꾸준하게 활동해 온 경험을 살려 데뷔작이자 장편소설인 이 작품을 집필했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변호사이고 작품속에서는 영화 시나리오, 미래 화랑이라는 사설갤러리 등 그의 그동안의 활동을 반영한 듯한 내용의 소재들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의 소설 속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소설이 아닌 현실 속의 실화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때가 많았다.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는 정경유착이나 재계의 사법부에 행하는 외압, 정치와 법조계에 스며든 부정과 비리 등 사회1면을 장식하면서도 뿌리뽑히지 못하는 일들이 비단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이였다.
이야기의 나레이터는 작가의 분신이고 그림자이다. 또한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이고, 세상과 대결하면서 스스로 빚어온 내 자신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강동호 변호사를 보면서 어쩌면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 자신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맞서는 이들은 그동안 작가가 법조인으로서 만나서 부딪히고 깨졌던 인물들로 그러면서도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하고자하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반영한 듯 느껴졌다.
필요할 때는 이용했다 그 가치가 떨어지게 되니 권력을 이용해 조용히 처리되는 소설 속 부학개발 전무의 죽음은 현실 속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기에 섬뜩함마저 들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맞서려는 강동호 변호사와 호락호락하지 않은 부학개발 장회장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긴장감으로 숨조차 쉬지 못했다.
그들이 무언가를 지켜야 할 것이 있을 때 주저 없이 살인도 저지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윤리를 넘어선 인간은 윤리로 고민하는 인간보다 언제나 윤리한 법이다.
⁃ 162p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동호 변호사가 자신과 맞서는 이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추측하게하는 이 문장을 보며 거대 권력앞에 윤리는 말 그대로 허물로 진정으로 법은 이들을 심판할 수 없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허구라는 포장을 쓴 현실속의 이야기같은 <리셋>은 사회파 소설로써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단순한 흥미위주의 이야기가 아닌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였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속도가 붙으면서 술술 읽히고 몰입도와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