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 - 삶이 기울 때 나를 일으키는 시작의 풍경들
이상빈.손수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에겐 나고 자라 당연한 고향이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마음 둘 곳 없는 타향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겐 그저 벗어나고 싶은 지긋지긋한 이곳이
어느 누군가에겐 오랜 시간 열망해 온 꿈의 공간이기도 하지요.
- <서문> 중에서

당신에게 있어 '서울'은 어떤 이미지의 도시인가요?

지방에서 생활하는 나에게 있어 서울은 그저 우리 나라의 수도이자 사람많고 도로가 꽉 막힌 답답한 도시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구경을 가보고 싶은 곳이다.
서문에 나오는 이 문구를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음에 공감백배임과 동시에 다시 한번 나에게 있어 서울은 어떤 느낌의 도시인지 생각해보게 하였다.

우리말 속담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는 의미인데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많이 들었던 말이였다.
예전엔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직장에 입사를 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일 만큼 서울을 가는 것을 열망했다.
나라의 중심이자 문화의 집합소인 서울, 말 그대로 환상의 도시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삶을 위한 치열함과 냉소적 분위기속에서의 외로움 등을 볼 수 있다.

4명의 사람과 8개의 사연으로 엮어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에서는 녹록하지 않은 서울에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인 서울이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4명의 사람들의 사연들 속에는 애잔함과 삶의 무게, 외로움과 함께 감동과 희망도 담고 있기에 읽는 동안 먹먹함과 뭉클함이 들었다.

고향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아들이 행여나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할까 반찬을 가득 싸서 양손 가득 들고가게 하면서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기차가 떠날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 모습은 시작부터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빠는 사는 게 힘들지 않아?"
내가 묻고
"힘들다고 생각하믄 숨 쉬는 일도 힘든 것이여."
아빠가 답한다.
- 197p


택시를 운전하는 아버지와 직장 생활을 하는 딸이 힘들었던 순간을 주고받는 대화에서는 아버지의 자식 사랑의 마음과 자신들을 위해 고된 시간을 견뎌온 부모님의 삶의 무게를 조금씩 알아가는 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엄마가 되고 난 후 부모님의 삶의 무게를 조금씩 느끼며 부모됨이 얼마나 힘든지도 깨닫고 있는터라 그녀의 사연이 와 닿았다.

 

 

오늘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박하지만 따뜻한 응원의 메세지와 그림이 함께인 <저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는 우리네 이야기이며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이기에 공감도 되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다.

서울이라는 공간의 차이가 있을 뿐 삶의 무게는 거의 같지 않을까?
삶 자체가 녹록하지 않지만 그 속에서 작은 깨달음과 즐거움을 찾아가며 오늘 하루도 무탈함에 감사하면서 지내는 것같다.
그래서 저는 아직 이 생활이 괜찮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