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독서하는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제가 책을 선택하는 두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는, 책의 내용이나 소재, 책 제목 등을 보고 읽을 책을 선택하는 방법과, 둘째, 책의 저자로 인한 선택입니다.


이 책 <심연>은 말할 것도 없이, 두 번째 기준인, '책의 저자'로 인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배철현 교수님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셈족어와 인도-이란어 고전문헌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님으로서도 유명하지만, 제가 예전에 근무하던 연구소에서 자주 강의도 하시고, 또 제가 모시던 교수님으로부터 '학적으로 훌륭한 학자'라고 말씀하시던 것들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그분이 쓴 이 저서는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종교학자는 다르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내용 곳곳에 그의 배경 지식, 즉 그가 말할 때 그리스도교라고 표현하는 기독교 성경에 관한 내용은 물론이고, 불교, 이슬람교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교들의 내용들이 여러 예화로서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300페이지 정도의 어쩌면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을만한 분량의 책이었지만, 저자의 철학적 사유가 오롯이 담겨 있어서 그리 간단하게 넘겨 읽을만한 책은 아니었고, 많은 묵상과 사색을 요하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책의 많은 부분에서 제가 평상시에 갖고 있었던 저의 가치관과 신앙(?)과 같은 면에서는 상반되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반발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면,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게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4부의 '착함'에 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이 부분에는 그가 미국 유학시절, 종교학을 연구하던 시절, 기숙사생활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즉 함께 장소를 공유하던 룸메이트 중에는, 기독교 목사도 있었고, 자신, 또 무신론자도 있었고, 불자(?)도 있었는데, 끝에 결국 무신론자가 불자(?)의 착한 행실을 보면서, 만약 종교를 자신이 갖게 된다면 불교를 택하겠다고 했던 부분이 많이 기억이 납니다.


즉 우리에게 있어서 참으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말이나 사상이 아닌, '착한 행실'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심연 속에 들어가, 자신을 만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자신을 계발해 가는 삶! 제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은 아니지만, 일면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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