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모자가 하고싶은 말 - 꽃 같은 말만 하라는 세상에 던지는 뱀 같은 말
조이스 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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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 중에 아홉이 좋고 하나가 거슬리지만, 그 하나를 애써 무시하던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하나가 견딜 수 없어지고 결국 남은 아홉 가지를 다 팽개치고 싶은 패착으로 돌아온다. p20

꽃 같은 말만 하라고 하지 마라. 뱀 같은 말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헤집어야 비로소 꽃 같은 말의 가능성도 껴안을 수 있다.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느라 꾸며대는 꽃 같은 말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와 피어나는 꽃 같은 말이다. p36

우리는 거듭난 존재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숲을 통과해야 한다. 여자로 살아가는 삶은 하지말라는 금기도 참 많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기도 힘들고,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쫓아가기도 힘들 수 있다. 빨간 모자는 결국 스스로 원하는 것을 알고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지혜에 대해 말하는 동화이다. p95

옛날 옛날 왕자와 공주가 살았습니다.
왕자와 공주는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릴 적 읽었던 행복했던 동화는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사실을 깨달았고, 아름다운 동화는 각색된 것이며 잔혹동화를 읽어버린 나는 동화 속 숨겨진 잔혹함을 알게된 어른이 되었다.

동화 속 잔혹함을 알게된 후 나름 동화에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몰랐던 동화 속 또다른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아름답기만 했던 동화 속 숨겨진 비밀 꼬집기!
그저 나약하게만 보였던 동화 속 여주인공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이야기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몰랐던 숨겨진 동화 속 비밀들을 알아가고 그저 나약하기만 하고 왕자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동화 속 공주님들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었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던지고 있었다.
그들의 메세지를 듣지 못하고 귀닫고 있는 사람은 나였다.

동화 속 '숲'은 그녀들이 진짜 나를 되찾는 과정이다.
그녀들은 '숲'으로 떠나 다시 '숲'에서 나오면서 떠나기 전과 달라진 현실로 나온다.

이 책은 내가 몰랐던 '비밀의 숲'과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숲을 지나왔고 읽는 동안 행복했으며 내가 몰랐던 달라진 현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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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2 - 다시 만난 친구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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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회한 벗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때, 인간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물의 존재를 실감한다. 물론 실감한다고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그저 쓸쓸히 캔 커피만 들이켤 뿐이다. p96

자네 나이에 꿈 같은거 아직 못 찾은 게 당연한 거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저 환상일 뿐이니까. 세상은 그렇게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아.

애초에 그렇게 눈앞에 꿈과 희망이 굴러다니면, 인생이 너무 빡빡해서 살기 힘들어. p258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것은 이렇게 주고받는 작은 마음들이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는 것이 이치이다.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벚꽃도 계절이 지나면 반드시 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좁다란 이치 속에서도 무언가를 받고, 그 무언가를 다음으로 이어가는 것이 사람이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유쾌한 일인지도 모른다. p414

시간의 흐름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게 슬플 수 있을까?
오래된 벗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모습.
나의 말 한마디를 믿고 묵묵히 옆에 있어주던 친구가 시간 앞에 무너지는 모습.

다시만난 하루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이치토는 여전히 바쁘며 냉정하지만 속 깊은 충고를 툭툭 던지는 남작님도 여전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그들을 다시 만나 참 좋았다.

시간을 이겨내지 못한 친구의 이야기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덮은 책 뒤에는 '충실한 친구가 너와 함께 울어주는 한 이번 인생은 괴로워해도 될 가치가 있다.' 고 적혀있었다.

지금보다 어렸던 예전 나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울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시간이 흘러 그 때보다 나이를 먹은 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을 또다시 느낀 2권.
이제 나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이치와 하루를 다시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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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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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어. 멈추지 않는 비도 없지. p170

약물이나 항생제 등을 이용해 끊어지는 목숨을 연장한다는 것은 사실 오만한 일이다. 원래 수명은 인간의 지혜를 벗어난 영역이다. 처음부터 운명은 정해져 있다. 흙에 묻힌 정해진 운명을 파내어 빛을 비추고 좀 더 나은 임종을 만들어간다. 의사란 그런 존재가 아닐까. p181

하나(一)에 멈추다(止)를 써서 바르다(正)라는 의미라니, 이 나이 먹도록 몰랐습니다.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앞으로 가는 데만 급급해서 점점 소중한 것을 버리게 되는 법이지요. 진짜 바르다는 건 맨 처음 장소에 있는지도 몰라요. p207

 

동명의 일본 영화로 먼저 알게 된 <신의 카르테>
24시간 365일 진료 라는 모토를 내건 열악한 지방 병원에서 밤이면 '응급 의사' 명찰을 달고 살인적인 진료 스케줄을 감당하는 괴짜 의사 구리하라 이치토.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지은지 20년이 지난 유령 저택 같은 2층짜리 목조 가옥. 원래 여관으로 경영하던 건물에 각각의 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 하숙으로 이용하고 있는 온타케소.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온타케소에서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과의 일상에서 주는 힐링.

벚꽃나무 아래를 걷고 있는 커플. 이치와 하루의 표지부터 너무 사랑스러운 이 소설은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사랑스럽다. 소설 속 등장인물도 그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 그들의 행동 모두가 사랑스럽다.

읽는 내내 나를 웃고 울게 만든 사랑스러운 <신의 카르테>
읽는 사람에게 힐링과 위로를 주는 이 책은 프리퀄 0권 포함 총 4권이다.

1-2-3-0의 순서이지만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라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선택한 그 책은 나에게 힐링을 선물해 준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3권의 신의 카르테가 남아 있다. 재밌는데 이상하게 다음권을 펼칠 수 없다. 읽으면 사라져 버리는 힐링 이야기가 아까운 기분이다.

아껴두고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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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손탁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
정명섭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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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세상이지.
그래도 잘 버텨 보겠습니다. p137

나는 단지 얘기를 전달했을 뿐이다. 세상 그 어떤 나라도 약하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p211

누구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려고 하고, 외국인들조차 애를 쓰는데 내가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 우리 어떻게 살지는 모르겠지만 부끄럽게 살지 말자. p214

대한제국 '손탁빈관'이라 불리며 각국 외교관과 정부 관리들이 외교전을 펼치던 손탁호텔. 이 유명한 서구식 호텔 경영자는 대한제국 황실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계 독일인 손탁 여사다.

손탁 여사와 친분이 있는 형의 소개로 손탁호텔 보이로 일하게 된 배정근.
여자가 배워서 무엇하냐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이화학당에서 공부하며 의사의 꿈을 키우는 이복림.

그러던 어느날 손탁호텔 주인인 손탁 여사가 사라졌다. 그녀의 필체로 쓰여진 편지 한장만 남겨놓고.

배정근과 이복림은 손탁 여사의 행방에 의문을 품고 손탁 여사를 찾기 시작하고. 호텔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쫓겨난 황만덕이 그 둘을 뒤쫓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아픈 근대사 대한제국이 시대적 배경인 <미스 손탁> 내용은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공간, 장소, 등장인물의 대부분은 실제이다.

우리나라의 아픈 근대사가 배경인 이야기.
슬픈 이야기, 다시 보면 가슴 아픈 그 시절의 이야기가 싫어서 드라마, 영화, 책모두 근대사 배경은 외면하게 되었다.
가슴아픈 상처를 슬픈 결말을 굳이 다시 봐야하는걸까?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컥했다.
슬픈 역사. 그리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나라를 팔아버린 매국노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컥했고 많이 반성했다.

작가의 말 중 한부분이 지금까지의 나의 모습이 잘못된 거라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상처가 보기 싫다고 외면하면 치유되는 대신 더 큰 상처로 이어집니다. 아픈 역사라고 외면한다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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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표 100 - 책에 새긴 이름 POSTBOOK 1
기획집단 MOIM 지음 / 그림씨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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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표는 책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책 표지 안쪽이나 면지에 부착하는 표식이다.

초기에는 책이 매우 비싼 물건이었으므로 소수의 귀족들과 수도원에서만 소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책 주인이 책 안쪽 면지에 직접 쓰거나 주로 가문을 나타내는 문장 그림과 장식을 곁들일 경구와 이름을 넣는 단순한 형식으로 자신의 소유를 표시하였다.

장서표의 크기는 일반적은도 5~6cm이지만 작게는 우표, 크게는 엽서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양에서는 별도의 종이에 판화를 찍어 책에 붙이는 장서표를 사용한 반면에, 동양에서는 책에 직접 찍는 장서인을 주로 사용하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요하네스 크나벤스베르크의 장서표를 포함한 100개의 장서표 포스트북.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통령, 작가, 화가, 사업가, 성직자, 귀족들의 장서표를 한장 한장 보는데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이였다.

모두 100개의 장서표지만 재밌는점은 그 사람의 직업을 알 수있는 그림, 멋진 풍경화, 가문의 문장, 그리스 로마시대 한 장면같은 그림등 장서표 디자인이 다양하다는 것이였다.

클림트가 디자인한 빈 분리파의 장서표를 보니 신기했고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다른 사람이 디자인한 장서표를 사용했다.

유명한 장서표 디자이너까지 있었던 책, 애서가들에게 사랑받은 장서표.

이 책을 통해 장서표를 처음 알게되었는데 검색해보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서인을 디자인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나름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세계는 넓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 많다.

장서표 책을 봤는데 멋있는 전시회를 감상하고 나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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