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2 - 다시 만난 친구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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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회한 벗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때, 인간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물의 존재를 실감한다. 물론 실감한다고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그저 쓸쓸히 캔 커피만 들이켤 뿐이다. p96

자네 나이에 꿈 같은거 아직 못 찾은 게 당연한 거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저 환상일 뿐이니까. 세상은 그렇게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아.

애초에 그렇게 눈앞에 꿈과 희망이 굴러다니면, 인생이 너무 빡빡해서 살기 힘들어. p258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것은 이렇게 주고받는 작은 마음들이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는 것이 이치이다.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벚꽃도 계절이 지나면 반드시 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좁다란 이치 속에서도 무언가를 받고, 그 무언가를 다음으로 이어가는 것이 사람이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유쾌한 일인지도 모른다. p414

시간의 흐름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게 슬플 수 있을까?
오래된 벗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모습.
나의 말 한마디를 믿고 묵묵히 옆에 있어주던 친구가 시간 앞에 무너지는 모습.

다시만난 하루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이치토는 여전히 바쁘며 냉정하지만 속 깊은 충고를 툭툭 던지는 남작님도 여전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그들을 다시 만나 참 좋았다.

시간을 이겨내지 못한 친구의 이야기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덮은 책 뒤에는 '충실한 친구가 너와 함께 울어주는 한 이번 인생은 괴로워해도 될 가치가 있다.' 고 적혀있었다.

지금보다 어렸던 예전 나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울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시간이 흘러 그 때보다 나이를 먹은 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을 또다시 느낀 2권.
이제 나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이치와 하루를 다시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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