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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평점 :
츠바이크가 심혈을 기울인,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발자크의 삶의 여정.
평생 무수한 작품을 쏟아내고 돈과 여자를 (정확히 말하면 돈많은 과부) 쫓고 현재만 사는 상상력 과잉의, 에너지 충만 관종이라하면 넘 심한 후려치기 일까?
놀땐 놀고 필요하면 커피를 들이 마시며 밤샘 작업도 마다않는 지치지 않는 노동자,철학가,사상가, 천재.
미완인 ‘인간희극‘ 시리즈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이 아직 많고 작품의 완성도도 격차가 좀 커서 전작 읽기는 쉽지 않을듯.
한 여자의 마지막 사랑이면서 한 남자에게는 첫사랑을 이루어주는 것에 견줄 만한 것은 세상에 다시 없다.
드 베르니 부인과의 만남은 발자크의 삶에서 해방시켜주는 결정점이었다. 그것은 가족에게 억눌린 아들을 해방시켜한 남자로, 저질문학의 노예를 해방시켜 예술가로 만들었을뿐 아니라 나아가 그의 앞으로의 삶에서 사랑의 유형을 결정해버린 일이었다. 발자크는 이제부터 모든 여자에게서 언제나 어머니 같은 보호자, 부드러운 안내자, 헌신적인 협조자의 모습을 구하였다. p126
그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유쾌하고 광적으로 진행되었으며 그는 무엇이든지 적당한 정도라는 것을 벗어났다. 좀스럽다는 것보다 그의 성격에 안 어울리는 것도 없었다. 발자크는 거인의 선량함과 어린아이다운 특성을 가졌다. 그는 두려움을 몰랐다. 오직 낭비적으로만 행동할 수 있었다. 어느 것도 그의 선량함을 흔들어놓지 못했다. 그는 다른 작가들이자신의 존재가 지나치게 강력해서 위협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197
그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큰 나무는 주변의 땅을 메마르게 만든다.˝ 그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자기 주변의 모든 힘을 빨아들였다. 수많은사람들과 일시적으로 알고 지냈지만 발자크는 서른 살에 이미 완성된 내면적인 인간관계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았다.
오직 단 한 명의 인물, 한스카 부인만이 뒷날 여기 덧붙여져서 그의 생애의 중심점이자 진정한 심장이 되는 것이다.p222
그때 다행스런 우연이 그를 도왔다. 친구이자 예전에 편집비서였던 드 벨루아가 이탈리아 여행에서 방금 돌아왔다. 그곳에서 그는 이탈리아 문학에 빠져서 《신의 희극(La DivinaCommedia, 신곡)>을 원본 텍스트로 읽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불이 붙은 듯 갑작스럽게 발상이 떠올랐다. 신의 희극에대해서 지상의 희극, 신의 세계의 구조물에 대해서 사회적인구조물을 마주세워서 안 될 게 무엇이란 말인가 찾아냈다!
제목을 찾은 것이다. 《인간희극(Comédie humaine)》이었다.p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