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쏜살 문고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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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에르노의 작품. 80 페이지의 중편이지만 몇권짜리 장편 읽은것같은 느낌. 몰입감,속도감, 문장력 훌륭하다.
작가의 젊은 시절 참담했던 그 사건?을 냉철하게 서술해 나간다. 작가 전작읽기 안할수 없다.

<이야기가 나를 이끌고 가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가피하게 진행되는 불행의 의미를 내게 강요하는 느낌이다. 마치 꿈속에서처럼 앞으로는 나아가지 않고 단지 두터워지기만 하는 시간이 끝없이 지체되도록 온갖 방법으로 세부적인 요인들을 찾아 메모하고, 반과거 시제를 사용하고, 사건을 분석하는 일 -노력해 가며, 나는 몇 날, 몇주를 훌쩍 뛰어넘고 싶은 욕망에 맞서야만 한다.)p32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이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유일한 죄책감을 지웠다. 재능을 받았지만 낭비해 버린 듯. 경험한 사건에서 찾을수 있는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모든 이유를 넘어서서 무엇보다 가장 확실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하나 있다.
그저 사건이 내게 닥쳤기에, 나는 그것을 이야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내 삶의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아마도 이것뿐이리라.
나의 육체와 감각 그리고 사고가 글쓰기가 되는 것, 말하자면내 존재가 완벽하게 타인의 생각과 삶에 용해되어 이해할 수있는 보편적인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다.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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