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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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어쩌면 스무번을 표제작으로 한 편혜영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다.
이 작품외에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이었던 <호텔창문>과 <좋은날이 되었네>가 인상에 남았다


<호텔창문>의 주인공 운오는 어릴때 물에빠진 자신을 살리고 죽은 사촌형이 죽어서까지 자신의 인생에 간섭한다 생각한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매년 형의 제사에 참석하고 큰어머니에게 눈총을 받는데 이날은 제사에 빠지고 그 시절 형의 친구를 우연히 만나고 화재를 목격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운오는 간혹 형을 두려워하고 미워했지만 결코 형이 죽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자기를 죽일 줄 알았던 형이 자신을 살린 것을 알고 운오는 구역질을 했다. p49


<좋은날이 되었네>
미용실을 하는 작은 건물도 소유한 예쁜 홀어머니와 나, 세상에 단 둘인 가족이지만 내가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면서 서로 소원해지고 각자 몰래 경제적 파국을 감내하게된다.

[아직은 괜찮았다. 인생이 출발한 최초의 장소에 해결책이 있으리라 여겼다. 어머니에게는 작은 건물이 있고, 그간 건물 호가는상승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거기에서 꾸준히 나오는 월세는 언젠가 내 것이 될 터였다. 재산을 가진 사람은 매년 얼마만큼의 이익이 나는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법이니 어머니도 그럴 것이다. 동기가 겁없이 높은 이자로 대출을 받은 내게 캐물어 간단히사정을 들려주자 상속자라며 나를 놀렸다.] p180

결국 어머니가 돌보던 아이를 때리고 아이 아버지에게 가위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고 쓰러지면서 몰랐던 어머니의 인생사와 저간 사정을 알게된다. 나는 의식불명인 어머니에게 안심이 되는 말을 생각하다 오래전 내가 지어낸 물고기 이야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나는 곤히 잠든 어머니를 깨워 그 얘기를 해주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그때 웃음을 터뜨린 어머니가 얼마나 환했는지 말해주고싶었다.]p197

주인공들이 왠지모르게 작가의 애정을 못받고 방치되고 들볶이는 느낌이 들어 짠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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