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좋아진다
이태성 지음 / 낭만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올 해 날씨가 유난해서 그렇지

작 년 이맘때를 생각하면 대지에 봄기운이 몽실몽실 가득해지면서 주말이면 손짓하는 자연의 부름에 응하느라 매우 바빴을 것이다.

사계가 확연히 구분되는 날씨를 가진 우리나라는 철마다 옷장정리하는 괴로움을 제외한다면 분명히 축복받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흔히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사계는 그야말로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각각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뽐내는 귀한 유산인 것이다.

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오늘날 사진을 사랑하는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단지 싸이와 블로그의 영향, 이로 인한 디지털카메라의 보급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물론, 그 안에는 주5일 근무시행으로 인해 여가시간의 활용, 좁은 땅덩어리탓에 복작이며 살다 보니 너 있는 거, 나도 갖추어야지 하는 우리나라 국민성도 한 이유이겠지만,  그것보다는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우리나라 산천이 보여주는 사계의 아름다움이 낳은 남다른 미의식과 감수성이 그 바탕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동안 사진에 관한 책으로는 DSLR 관련 책을 몇 권 만나봤었는데, 이 책은 노골적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무거운 DSLR은 버리자'고. 그러면서 덧붙인다. 이 책을 사진에 막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사람을 위해서 고민하여 만들었다고 말이다.

더군다나 또 하나의 미끼가 있었으니 <프로사진가의 감성 출사노트>라는 문귀다.

그러니까, 이제 막 사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자가 똑딱이 카메라로도 충분히 프로작가처럼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이 책에는 들어 있다고 나는 이해한 것이다. 이만하면 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늘 무겁기만한 DSLR 카메라를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 아니 반가울소냐. 얼씨구다.

흑백사진을 표지로 한 주홍빛 책자는 상당한 두께였다.

삼백페이지가 넘는 책은 분위기와 주제가 있는 칼라사진과 함께 감성적인 에세이를 곁들인 말 그대로 저자의 출사 노트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확연히 알게 해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감정, 기억, 시선, 우연, 기록, 그리고 사진이 좋아지는 8개의 레슨. 총 6개의 장으로 나누어 친절히 풀어놓은 내용들을 나는 포토에세이마냥 그렇게 읽어내려갔다. 순식간에.

처음에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비껴갔지만, 그래도 내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아주 꼼꼼하고 친절하게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진찍기 좋은 장소나 시간을 안내해주고 있어서 지금 사진에 깊이 빠져 있는 옆지기에게 더 읽혀주고 싶은 책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장비병에 지친 사람, 사진 이론서를 여러 권 가지고 있는 사람, 여전히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 포기하기 직전인 사람, 여행을 떠나기 전 무슨 카메라를 가지고 떠날까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일정 부분 사진에 대한 관련지식과 경험이 있는 자가 읽는다면 훨씬 더 이 책의 가치와 의미가빛을 발한다고 하겠다.
뒷부분에는 이 책에 실린 사진을 찍은 포켓카메라 총 14종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 흥미롭다.

 

사진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 눈으로 바라보는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세상과 사진으로 담아내는 세상이 똑같을 수는 없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진을 찍는 우리의 자세라고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또한, 덧붙인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눈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이며 우리가 가진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필름이라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