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맛 좀 볼래! - 특성화 대안학교 양업고 성공 교육기 그 10년 동안의 생생한 기록
윤병훈 지음 / 다밋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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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맛 좀 볼래!!

제목이 도발적이어서 눈길이 간다.

어라..대안학교에 관한 책으로 알고 있었는데...옳다구나. 이제 말 안 듣는 ‘문제아’들을 제대로 잡아주는 책이로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든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고는 그 생각을 난 바꿔야만 했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지만, 이 제목은 이 책의 저자인 윤병훈 신부님이 ‘문제아’가 아닌 바로 문제아를 만들어 낸 이 사회와 부모에게 주는 일갈이었던 것이다.

문제어른은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어른이야 이미 다 자란 성인이니, 나쁜 어른과 좋은 어른으로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 자라나고 있는 새싹들에게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어버리고는 넌 안돼!라고만 닫힌 사고를 하는 이 사회와 부모의 자성을 촉구한다.

저자는 특성화 대안학교인 청주 양업고등학교를 개교 당시의일반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다니던 수용의 대안학교에서 2008년 개교 10주년 맞는 이제는 명실공히 교육철학이 분명한 대안교육의 장으로 성장시키기까지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또한, 개인의 성장과 성숙을 가져다주는 희망의 교육의 장을 일기문, 수필, 편지글, 연설문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그려낸 이 책에서 우리는 윤병훈 신부님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이 나라의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하나님의 종으로서 고민하고 성찰하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오래전 나는 가톨릭계통의 여학교를 다녔었다. 한참 호기심 많고 감성이 예민했던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학내외에서 사건을 일으켰다. 물론, 요즘과 같은 입시경쟁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의 우리는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획일화된 사고와 행동을 요구받던 시절임에는 분명했다.

그러나, 내 기억에는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학창시절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도 양업고처럼 아버지같은 신부 교장선생님이 계셨고, 학교 안에는 성모마리아상과 성당이 있어서 작은 고민에도 힘들어했던 우리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주었었다. 수녀님이 담당하셨던 종교시간과 가사시간은 또 얼마나 따뜻한 추억이었는지. 발코니가 딸린 교사에서는 물양동이의 물을 가득 엎어놓고 미끄럼을 타도 지나가시던 선생님이 혼내시기는 커녕 같이 놀아주시던 기억들..우리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매를 맞아본 적도 단체기합을 받았던 기억도 없다. 추억이란 때로는 고통까지도 아름답게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다지만, 설사 몇 번의 혼남이 있었을 지언정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는 학창시절 내내 행복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 않겠는가

너 맛 좀 볼래!를 읽는 내내 내 기억은 한달음에 25년 전으로 달려가곤 했다.

양업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시간이 흘러 학교를 방문해서 은사님들에게 그 벅찬 감사한 마음을 고백하고, 후배들에게 모교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얘기할 때, 어쩜 그리도 나와 나의 친구들을 닮았는지..얘기가 사적으로 흐른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희망의 메시지, 참된 우정, 노동의 가치 등은 살아가면서 삶속에서 대면하는 많은 고통들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힘을 준다.

나에게 많은 추억과 지혜를 준 학창시절이 있었던 학교는 일반학교였었다. 현 교육제도는 일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반적인 교육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 상황에서 참된 대안이 되는 학교가 있다면 바로 윤병훈 신부님이 세우신 학교,  원칙은 지키나 규칙은 없는 학교, 양업고등학교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이제 한참 지인의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고 있다. 오랜만의 만남에도 늘 화제는 자녀교육이 그 중심이다. 곧 방학이 시작될 터인데. 다음 만남에는 이 책을 몇권 가지고서 선물을 해야겠다. 그래서 올 겨울방학은 지인들의 가정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방학이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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