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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다이어리 - 연애보다 재미있는 압구정 이야기
정수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압구정이라하면, 나의 생활권과는 거리가 좀 먼 곳이다. 나는 놀아봐야(?)
신촌, 홍대, 아니면 동네인 부천, 뭐 이렇다 보니 말이다.
그러나 읽고싶고 알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다.
명품을 꼭 갖기 않더라도, 호기심이 이는 것은 어쩔수 없는 여자의
본능이랄까? 아니 사람의 본능일것이다.
이왕이면,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람보르기니를 타고
압구정에는 나의 샵을 갖고 있고, 저녁은 이태리 음식을 먹고
밤은 연예인보다도 물 좋은 클럽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우울할때는 압구정 명품거리나,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쇼핑으로 풀어버린다.
누가 이런 삶을 마다하겠는가 말이다! 섹스 앤 더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쇼퍼홀릭에 열광하는 20,30대
여성들은 바로 이런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것 뿐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멀고도 먼 맨해튼과 비버리힐즈가 아니더라도
그런 곳이 바로 우리나라, 압구정동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소설책이면서도 잡지책같다, 목차 앞에 붙어있는 압구정동의
지도가 그러하고, 읽으면서도 그녀들의 명품 옷과, 구두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을 보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기분마저
들게 된다.
주인공은 작가의 이름에서 딱 한자만 다른 정지현이고
그녀의 친구 지안과 유라가 있다. 그녀들은 모두 압구정에 거주
하고, 지현은 집에서 대학원 진학의 압력을 받지만 아무 생각없는,
지안은 자신의 샵을 냈고, 유라는 부자 남자를 잡기 위해
연애사업에 혈안이 된, 셋다 아주 태평한 처자들이다.
그녀들을 따라 압구정이 이 곳 저곳을 따라 다녀보았다.
우선 로데오 사파리이야기가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모터쇼에 가고 싶은 사람은 압구정 로데오 거리로 나아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면, 모터쇼 이상의 눈요깃거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억 이상의 차들의 연신 줄을 잇는다, 페라리,
포르쉐 카이엔, 마세라티 스파이더..그곳이 바로 압구정이다
그녀들을 따라 간 두번째 장소는 바로 써클이라는 클럽이다.
연예인이 가득하고, 연예인도 드레스 코드를 맞추지 못하면
입장할 수 없는 그곳, 모델라인 앞에 위치한 지형적 요인때문인지
웨이터도 모두 모델 빰치는 그곳, 그곳에 가기위해 전지현, 김태희가
관리를 받는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에 가서 메이크업을 하고,
최고급 칵테일을 마시며,젊음을 즐긴다.
세친구는 한 켤레에 200만원이 넘는 마놀로블라닉 구두를 신고
로데오 네일 거리라고 불리는 곳으로가, 네일아트를 받고
double H (압구정에 위치한 초호화 헬스 클럽, 정두홍 이훈이
만들어서 double H란다. 다니엘 헤니가 외에 많은 연예인이 다닌다)
헬스장에 가기위해, 일주일 입을 트레이닝 복을 쇼핑하고,
매일 전문가에게 화장을 받고, 운동을 하러간다.
이렇게 호화롭기만 해보이는 그녀들에게도, 사랑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우정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니, 사는 곳이 압구정일뿐 별반 다를게 없단 생각이 들었다.
나이트에서 부킹을 할때도, 차 종을 알아내야 하고,
부자를 찾기위해 청담동 언덕에 차의 배터리를 방전시킨후
히치하이킹을 하고, 애인을 뺏기지 않기위해, 전전긍긍하는
그녀들, 정지현은 말한다. 효리도 평일 낮 12시엔 애인과
갤러리아에 가지 않는다고 말이다.
텐프로들이 명품쇼핑을 하는 시간이 평일 낮 12시라고 한다.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곳,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더 좋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야 하는 곳,
자신이 끄는 bmw 645ci 보다 훨씬 근사한 차를 끄는
남자를 만나야만 하는 압박이 있는 곳, 그곳이
압구정이 아닌가 싶다. 작가가 경고(?)하듯, 문학작품이
아닌,한국의 재미있는 모습을 간직한 압구정의 모습을
잘 구경할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그녀들의 연애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살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