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샌드위치 - 서른살 경제학 유병률 기자가 뉴욕에서 보내온 컬처비즈에세이
유병률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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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는 알았고, 빌 게이츠는 몰랐다" 라는

책표지에 나와 있는 문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도대체 애플 사장인 스티브 잡스가 알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모르는게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컬쳐비즈시대에 성공할

요소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와 일맥상통하는 문구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산업혁명의 시대가 아니다.

대량생산에 목숨걸고 있는 시대도 아니다, 말 그대로

컬쳐비즈시대! 문화가 밥먹여주는 시대라는 것이다.

할리우드의 대박난 영화들이 가져다 주는 수익이 천문학적이라는

것은 우리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그렇게 영화 이외에는 딱히,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화비즈니스에

관한 것들이 이 책에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지하철을 타면, 너도 나도 듣고 있는 mp3, 그리고 나도 가지고

있는 애플사의 아이팟! 이 책을 읽기전에는 단순히 기계라고

생각했던 그 물건이, 문화라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아이팟은 다른 mp3처럼 버튼이 많은 것도 아니고, 디자인도

심플하기그지없다. 그 아이팟이 대박을 맞은 이유는 바로,

문화를 팔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노래를 자유자재로 다운받아 듣고

 

미국 신문들의 패션면은 아이팟과 어울리는 '아이팟 패션'을

한 면 가득 소개한다. 장갑, 액세서리, 바지 같은 패션에서도

아이팟은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다. -p46

 

미국이라는 나라는, 황량했던 뉴욕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수 많은 노력을 했다. 피카소가 없다면 피카소를

만들었다. 뉴욕을 세계 예술의 중심지로 부상시킨 주역이 바로,

잭슨 폴록이다. 추상표현주의의 대표화가라는 그가, 지금의

뉴욕을 만들었는지, 아니면, 미국이 그를 미국의 피카소로

만들었는지...어쨌든 참 대단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노력들이,(더 많은 내용들은 너무 많아서 생략) 

지금의 뉴욕을 만들었고, 처음에 투자한 것 이상으로,

돈이 모이는 도시가 되었다. 문화가 바로 지금의 뉴욕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문화적 이미지메이킹이라는 것을 우리도 배워야 하는 것도

시급한 일인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또 다른 차이점을 예로 든다면,

The Lion King 과 라이언킹의 차이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 나라에서 2006년 공연된 뮤지컬 라이언킹은 무기한

공연을 전제로 시작했지만 1년 만에 20억의 적자를 보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의 The Lion King은

10년이 넘도록 계속 공연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바로 문화적

세대차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라이언킹은 어린아이만 보는 것

이라고 규정해버리지만, 미국은 머리가 백발인 노인분들도

공연을 즐기고, 기념품을 산다는 것이다. TV프로그램들만 해도

7080콘서트, 가요무대 처럼, 문화적 세대차이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중국에게 쫓기고, 일본을 따라잡기

힘든 고약한 처지의 '샌드위치 한국'의 탈출구는 이 거대한

문화제국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라고 말이다.

디즈니의 숙적인 드림웍스의 슈렉이 만들어진 배경이라든지

컬쳐비즈시대에 글을 쓰지 않는, 문화에 뒤떨어진 사람이

리더가 될수 없는 이유, 가장의 문화수준이 자식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아니, 컬쳐비즈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에게 필독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글을 써서 책을 내는 공인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고

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웹2.0시대, 스토리가 소통되는

나라, 내 블로그에서 부터 시작하여 나의 이야기를 생산하는

노력부터 시작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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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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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혀본게 얼마만인가!
이 책은, 작년 뉴스에도 보도되고,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이랜드 일반 노조에 대한 글들을 엮어서 탄생되었다.
내 일이 아니면, 금새 잊혀지고, 자기 사는 것도
정신없는 세상이라지만, 우리가 이 일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 사건이 꼭, 그분들의 일뿐만이 아닌, 공권력과 힘있는 자들이
돈없고, 빽없는 자들을 울리는 현실, 그리고 월 80.90만원에
등골을 빼먹고, 끝까지 이용하다가 버릴수 있는 비정규이
우리나라 전체 50%넘는 이 시대에, 우리의 가족, 친구가
그리고 내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싸움이란 것이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아직까지 노조활동을 하시느라, 생계활동도
못하고,수입이 끊겨서, 가정에 전기가 끊긴 열악한 현실을 살고 계신
이랜드 노조분들은 우리의 어머니들이시다.
잘사는 사람이라면 육아를 끝낸 그 나이에 좋은 곳으로 놀러다니고
에어로빅, 요가를 하고 외식하러 다녔을테지만,
자신이 벌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힘든 그 어머니들께서는
일터로 뛰어드셨다. 18개월을 일하면 정규직을 시켜준다고하여서
80만원을 받고 하루 열시간 넘는 시간을 계산대에 서서 일을 하셨다.
이랜드,박성수회장의 취향에 따라, 바르기 싫은 빨간색 립스틱은
꼭 발라야하고,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인터폰을 통해 허락이 떨어져야
갈수가 있다. 그래서 그분들은 거의 대부분 방광염을 앓고 계시고
그 외에도 수많은 관절질환을 달고 사신다. 그렇게 직업병을
얻으면서도,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돈도 많이 벌고, 나 또한 이 직장에 계속 다닐수 있겠구나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성수의 농간은
그 소박한 꿈을 산산조각내버렸다. 그에게 그들의 수고와 열정은
한낱 80만원의 소모품밖에 되지 않았다. 다음번 계약할때 교모하게
한달이 모자르게 17개월 계약을 하고, 몇백명을 해고시켰다.
생계의 터전을 돌려달라며 농성을 하는, 우리의 어머니들께,
공권력을 이용하고, 모임이 불법이란 이유를 들어, 물대포를 맞고
아들뻘 되는 전경에게 매질을 당하셨다. 사측에서 돈을 주고 부린
용역에게는 돌을 맞았지만, 그들은 억울하고, 또 억울하여,
오늘도 우리에게 이랜드 불매운동을 부탁하고, 자신들의 사정에
관심갖아주길 바라신다. 그냥, 다른 직장을 찾아, 일을 하면 되지 않냐며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자꾸 물러나고, 당하기만 한다면
우리 아들 딸들도, 언젠가 우리처럼 비정규직의 설움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는 그 분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이랜드의 사설 경비원이
되는 이 땅의 현실,국적만 한국이지 이주 노동자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던 근무조건들, 구 까르푸에서 부터, 홈에버로 바뀔때까지 충성을
다했던 그 많은 직원들을, 지금은 삼성 홈플러스에 팔아버린 기업,
책임회피일까? 십일조로 130억을 내는 박성수 회장이 자신의 직원들에게
몇백원의 월급도 올려주기가 그렇게 아까웠던 것일까?
1970년대에 분신자살을한 전태일이 일했던 시대와, 2007년에 상암월드컵
홈에버에서 일했던 그들의 노동터가 별반 다름이 없다는 것에
분개하면서도, 언제 바뀔수 있을지...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계속 상처 입을, 그들의 싸움에 가슴이 아프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관심을 갖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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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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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골든 슬럼버는 비틀즈의 곡중 하나이다. 직역을 하자면, 단잠..황금졸음 정도가 되겠다.

골든 슬럼버의 가사처럼, 한때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어지..라는 그리움을

갖을수 밖에 없는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가 책 표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모든 사람들의 추격을 받아야 하는 사나이,

총리 암살범이라는 계산되어있는 함정에 빠져서, 억울하게 도망다니는 그의

이야기가 골든 슬럼버의 내용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오락소설이라고 표명한 문구처럼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안타까워진다. 여러사람이 한 사람 바보만들기가 쉽다지만,

증거를 만들어두고, 그리고 아오야기와 꼭 닮게 성형수술을 시킨 남자를 방패삼아

이곳 저곳 증거를 제조해두었다. 치한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이지만, 지하철에서 영문도 모른체, 치한의 누명을 쓰고

도망가야했던 모든 일들은, 총리 암살범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위한 얼굴 모를

그들의 소행이었다.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아오야기가 타겟이 된 이유는

아마, 택배회사의 평범했던 그가, 우연히 배달을 갔던 곳에 범죄자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밭다리후리기'기술을 이용해, 범인을 잡았다는 것!, 그리고 구해준

그 집 주인이 일본의 유명한 아이돌 여배우였던 것, 그래서 언론에 노출되고,

잘생긴 외모덕에 인기가 많았다는 점. 이런 단순한 이유였을 것이다.

"추켜세웠다 버리는 게 세상 사람들 취미야."라는 글을 읽고 소름이 끼쳤다.

세상은 이렇다, 언론은 그를 띄우고 영웅으로 만들다가, 이제는 그를

총리 암살범으로 내 몰고, 사람들에게 확실하다는 듯 그의 사진과 이름을

내 보내고, 아오야기의 부모님에게 마져 손가락질하게 만들어버린다.

또 하나의 재미는 도망가는 아오야기를 도와주는 등장인물이다.

헤어진지 7년이나 된 전 여자친구 히구치 하루코는 4살된 딸이 있지만,

열성적으로 그의 도피를 도와준다. 도망치는 사람에게는 작은 도움이

큰 숨통을 터줄수도 있는 것이리라. 아오야기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라며

마음속으로 아오야기의 도주를 응원했다.

이 책의 암살사건은 말할 것도 없이, 존F .케네디 암살 사건을 따온 것이다.

용의자인 오스왈드는 잭 루비가 쏜 총을 맞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지금 아무도 오스왈드가 진범이라고 믿지 않는다.

정치가와 권력가들에 의해 오스왈드가 되어버린 아오야기..

그는 마지막 장에서, 전에 도움을 주었던 아이돌을 만나 성형의사에게

수술을 받는다. 목숨은 건졌지만, 이름도, 자신의 얼굴도, 가족도

삶도 모두 버려야하는 그...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무언가 생각하게

해주었던 소설이었다. 복선과, 캐릭터 설정이 끝까지 의도하는

바가 살아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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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다이어리 - 연애보다 재미있는 압구정 이야기
정수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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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이라하면, 나의 생활권과는 거리가 좀 먼 곳이다. 나는 놀아봐야(?)

신촌, 홍대, 아니면 동네인 부천, 뭐 이렇다 보니 말이다.

그러나 읽고싶고 알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다.

명품을 꼭 갖기 않더라도, 호기심이 이는 것은 어쩔수 없는 여자의

본능이랄까? 아니 사람의 본능일것이다.

이왕이면,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에 살고, 람보르기니를 타고

압구정에는 나의 샵을 갖고 있고, 저녁은 이태리 음식을 먹고

밤은 연예인보다도 물 좋은 클럽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우울할때는 압구정 명품거리나,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쇼핑으로 풀어버린다.

누가 이런 삶을 마다하겠는가 말이다! 섹스 앤 더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쇼퍼홀릭에 열광하는 20,30대

여성들은 바로 이런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것 뿐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멀고도 먼 맨해튼과 비버리힐즈가 아니더라도

그런 곳이 바로 우리나라, 압구정동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소설책이면서도 잡지책같다, 목차 앞에 붙어있는 압구정동의

지도가 그러하고, 읽으면서도 그녀들의 명품 옷과, 구두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을 보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기분마저

들게 된다.

주인공은 작가의 이름에서 딱 한자만 다른 정지현이고

그녀의 친구 지안과 유라가 있다. 그녀들은 모두 압구정에 거주

하고, 지현은 집에서 대학원 진학의 압력을 받지만 아무 생각없는,

지안은 자신의 샵을 냈고, 유라는 부자 남자를 잡기 위해

연애사업에 혈안이 된, 셋다 아주 태평한 처자들이다.

그녀들을 따라 압구정이 이 곳 저곳을 따라 다녀보았다.

우선 로데오 사파리이야기가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모터쇼에 가고 싶은 사람은 압구정 로데오 거리로 나아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면, 모터쇼 이상의 눈요깃거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억 이상의 차들의 연신 줄을 잇는다, 페라리,

포르쉐 카이엔, 마세라티 스파이더..그곳이 바로 압구정이다

그녀들을 따라 간 두번째 장소는 바로 써클이라는 클럽이다.

연예인이 가득하고, 연예인도 드레스 코드를 맞추지 못하면

입장할 수 없는 그곳, 모델라인 앞에 위치한 지형적 요인때문인지

웨이터도 모두 모델 빰치는 그곳, 그곳에 가기위해  전지현, 김태희가

관리를 받는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에 가서 메이크업을 하고,

최고급 칵테일을 마시며,젊음을 즐긴다.

세친구는 한 켤레에 200만원이 넘는 마놀로블라닉 구두를 신고

로데오 네일 거리라고 불리는 곳으로가, 네일아트를 받고

double H (압구정에 위치한 초호화 헬스 클럽, 정두홍 이훈이

만들어서 double H란다. 다니엘 헤니가 외에 많은 연예인이 다닌다)

헬스장에 가기위해, 일주일 입을 트레이닝 복을 쇼핑하고,

매일 전문가에게 화장을 받고, 운동을 하러간다.

이렇게 호화롭기만 해보이는 그녀들에게도, 사랑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우정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니, 사는 곳이 압구정일뿐 별반 다를게 없단 생각이 들었다.

나이트에서 부킹을 할때도, 차 종을 알아내야 하고,

부자를 찾기위해 청담동 언덕에 차의 배터리를 방전시킨후

히치하이킹을 하고, 애인을 뺏기지 않기위해, 전전긍긍하는

그녀들, 정지현은 말한다. 효리도 평일 낮 12시엔 애인과

갤러리아에 가지 않는다고 말이다.

텐프로들이 명품쇼핑을 하는 시간이 평일 낮 12시라고 한다.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곳,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더 좋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야 하는 곳,

자신이 끄는 bmw 645ci 보다 훨씬 근사한 차를 끄는

남자를 만나야만 하는 압박이 있는 곳, 그곳이

압구정이 아닌가 싶다. 작가가 경고(?)하듯, 문학작품이

아닌,한국의 재미있는 모습을 간직한 압구정의 모습을

잘 구경할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그녀들의 연애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살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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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1 - 안드로메다 하이츠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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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키친과, N.P에 이어 세번째 만남이다.

왕국이라는 제목을 보고, 왠일로, 작가가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왕국'이라는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구나! 라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무참하게 깨져버렸다. 왕국을 읽으면서도 딱, 요시모토 바나나

만의 감성과, 문체가 나를 반기고 편안하게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조금은 특별나고, 소외받을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결국은 따뜻한 치유의 과정을

거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책 표지에 그려있는 선인장은  바로 주인공 시즈쿠이시' 이다

그녀의 이름은 할아버지가 즐겨 재배한 선인장 이름에서 따왔다.

그녀는 부모님은 안계시고, 산어귀에서 두 시간이나 걸어가야

하는 산속 조그만 오두막집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할머니의 일을 거든다. 할머니는 약초로 만드는 차의 명인이었다.

그렇게 차로서 아픈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일을 하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다가, 개발의 물결이 산속까지 밀려오면서,

산기슭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모든 균형은 흐트러지게 되었다.

돋아야 할 곳에 풀이 돋지 않게 된것이다. 할머니는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자를 따라 일본을 벗어나 몰타섬으로

떠나게 되고, 시즈쿠이시는 자신의 선인장을 데리고, 도시로 가서

혼자만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새로운 삶속에, 우연한 기회에

가에데라는 눈이 먼 점쟁이의 어시스턴트로 취업을 하게 된다.

가에데를 후원해주는 가타오카씨는 가에데의 동성애 애인으로

시즈쿠이시가 가에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며, 경계한다.

산에서의 삶이 그리웠던 시즈쿠이시는 가끔 가는 식물원에서

부인과 별거를 하고 있는 신이치와 조용한 연애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책을 읽으면, 선인장을 키우고 싶고, 식물원에 가서

조용히 식물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된다.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식물도

사람의 감정을 이해한다고 한다. 기쁨과 슬픔..

그리고 자신을 예뻐하는지, 미워하는지 느낀다고 한다.

그러한 식물의 감성이 시즈쿠이시에게도 있었는지,

옆집에 이사온 이상한 부부에게서 나쁜 기운과

좋지 않은 냄새를 느끼며, 이사를 갈 집을 알아보던 중,

어느날 저녁 집으로 귀가를 하던 그녀 앞에 잿더미가

되어있는 자신의 집을 발견한다. 옆집살던 부인이

남편을 칼로 찔러 죽이고 시체를 태우는 바람에

아파트가 몽땅 타버렸던 것이다.다행히 화재 전날

가에데가 시즈쿠이시의 선인장을 보고 싶다고 하여서

수레에 실어서 피신시켜놓은 게 불행중 다행이었다.

눈물만 흘리는 그녀앞에 선글라스를 끼고 지팡이를

짚은 가에데가 나타나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주고

그녀를 질투했던 가타오카씨도 그녀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리고 일로 일년정도 집을 비워야 하는

가에데는 그녀에게 자신의 집을 관리해달라며

집을 빌려준다.식물과 자연밖에 없었던 그녀의

삶에, 친구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지금

그녀에게 새출발만이 남겨져 있다. 부모님이

없는 사정조차 모르는 그녀, 자신의 단 하나의

혈육인 할머니조차 지금은 멀리 있는 그녀,

그렇지만 그녀가 외롭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

하니, 나또한 행복의 미소가 지어진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큰 것을 바라는

우리들의 삶을 돌아볼수 있었던 소설같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늘 이렇게

조그만 소리로 큰 파장을 일이키는 매력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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