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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김정철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기계치 까지도 사랑한다니, 나는 기쁜 마음에 책을 잡아들었다.
2009년을 살아가야하는 나는, 기계에 둘러 쌓인 생활을 하면서도
설명서조차 읽기 두려워하는 기계치이다.
핸드폰을 구입할때는 그저 디자인을 보고 고르고 구입했고,
노트북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너무 많은 제품들을 보면
현기증이 났고, 점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어도 고개가 갸웃해졌다.
누가 골라주거나, 추천해주기를 마음속깊이 바라고 또 바랄뿐이었다.
난생 처음 구입했던 mp3는 몇 번 듣지도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모델이 되어, 내 방 어딘가에 행방불명 되어버렸고, 애플사의
아이팟을 선물받은 그 후에는, 나 혼자는 곡을 바꿔서 넣을 수 없는
현실에, 어쩔수 없이, 계속해서 같은 곡 몇십개만 반복해서 듣고 있다.
나에게 몇 기가 라느리, 용량이 얼마이고, 음질은 어디가 좋다..라는 것은
사치였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기계를 몇 개 가지고 있을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서평을 쓰는 노트북이 HP라는 기초적인 정보밖에 알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런 기계치가 몇 시간만 투자하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마지막 장을 덮는 행복함도 맛보았다.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지만
말이다. 얼마전 집 근처의 가전제품매장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닌텐도DS, 티비 광고를 보고, 게임을 즐기지도 않음에 불구하고
갖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기에 말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에게
권해준 게임기는 처음 들어보는 엑스박스360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들어봤지만 엑스박스는 생소했다. 거기다가 40~50만원대의 가격이라니,,,
나는 좀 더 알아보고 나중에 사야겠다라며 아쉬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엑스박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품이라는
기본적인 정보를 알게 되었다. 닌텐도와 플스, 그리고 엑스박스의
차이점과 강점, 약점을 알려주어서 후회없는 게임기 선택을 도와준다.
얼리어답터와 반대로 뒤 늦은 모델을 구매하고 후회했던 나의 모습이,
기계와 친하지 않은 벌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너무 쉽게 설명해준 기계들의 특징과, 발명된 이야기, 그리고 경쟁사의
제품들을 읽어보며, 컴퓨터, 휴대폰, 노트북, 게임기,mp3플레이어 등등..
다른 이가 만들어놓은 제품들 마저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손해밖에 되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도 2010년이면 모두들 010으로 바꿀 수밖에 없는 3세대의
서비스 방식으로 바뀐다고 한다. 괜한 옹고집으로 011을 고수했던
나의 핸드폰번호...내가 변하고 싶지 않아 해도 세상의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스무살에
썼던 핸드폰은 지금의 핸드폰과는 비교도 할 수없는 단순한 폰이었다.
처음 사용했던 컴퓨터는 무지 느렸고, 인터넷도 천리안이니..하는,
지금의 것과 비교도 안되는 느림보였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제 기계들은 아날로그이기를 거부한다.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현실속에서 아무것도 모르며, 광고에 혹 하여서,
김태희폰 주세요~라는 어리석음은 이제 저지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