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결정 -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아론 산도스키.브린 젝하우어 지음, 김순미 옮김, 유승용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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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아가면서 시시때때로 수 많은 고민에 직면한다. 결정해야할 일들의 연속이다

어느 대학을 갈 것이며 무슨 전공을 해야 하며 어떤 직장에 지원해야하고

무슨 직업을 갖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결혼은 언제 해야할것인지.. 신혼집은

어느 곳을 정해야할지..등등 크고 작은 결정들이 줄을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선택을 잘 해서 그 결정대로 잘 밀고 나가는 것이 인생을 좀 더 윤택

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임은 알고 있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결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나는 늘 혼자서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내 자신의 일 조차 명확한 결정건을 나 자신으로

부터 박탈한다는 것은 나만의 삶을 통제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걱정이 들곤 했다. 남이 해준 결정은,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남 탓을 하게 되는

커다란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 아닌가!!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승자의 결정‘이란 지침서를

다 읽은 지금은 읽기 전에 결정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내게 결정에 관한

방법들을 쉽게 풀어 가르쳐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놀랬던 것은 나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창업이나 작은 회사를 차린다고

할 때에도 확고한 자신 없는 결정이라면 그 이후의 성공도 자신 없는 성공이

아닐까 ... 결정에 대한 중요함은 이렇듯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 사장은 일반적인 사장들처럼 책상머리에서 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시골출신이기 때문에 시골 사람들의 입장을 헤어리는 역지사지

의 마음으로 다른 경영진들은 반대했던 시골에서의 스타벅스 입점을 단행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그것은 어쩌다 걸린 행운과 같은 일이 아닌 여러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얻고 분석하여 얻은 결과인 것이다. 유명한 기업인들의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일화를 읽고 많은 것을 배운것 같다.


포춘 선정 500대 CEO중에서 기업을 성장의 궤도에 오르게 한 이유는

그들의 지혜로운 결정 때문일 것이다. CEO 15인과 노벨상 수상자, 싱가포르 수상

등 최고 리더인 21명의 결정력과 지혜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은 느낌이다

내가 그들처럼 큰 결정권을 가진 한 기업의 CEO나 한 나라의 수상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나는 유일무이한 주인이 아니던가! 그리고 앞으로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라 믿기에, 작은 결정 하나 하나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의사결정은

근육훈련과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한번의 운동으로 근육이 생기지 않듯

위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나 또한 많은 연습을 통해 승자가 하는 결정을 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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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깨달음의 중심에 너를 세우라
박영만 지음 / 프리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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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중심에 너를 세워라


수 많은 현자들이 다닐다 간 이 세상에는 그들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들과 경험담,

그리고 수 많은 좋은 글들이 우리에게 선물처럼 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그 좋은 글들을 읽는다고 해서 그 가르침이 나에게 모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가슴은 닫혀있고 눈만 열려있다고 해서 그 글은 글일 뿐,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좋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선인들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말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고 해서 아예 관심 밖으로 둔 다면 우리는 조금의 지혜라도

얻을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시간이 날 때면

지혜를 찾을 수 있는 책들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아주 자그마하고 두께도 두껍지 않아서 처음부터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장까지 넘기는데 긴 시간도 필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특히나 정말 나에게 꼭 맞는 지혜가 있었는데 “ 문제의식이 문제를 만든다”

라는 것이었다. 지네의 수많은 다리를 어떻게 조종할수 있냐고 의야해 하는

토끼 덕분에 그동안 잘 지내왔던 지네는 자신의 다리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당황해한다는 이야기였다.


동물들은 자각하지 않는다 그냥 존재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어떠한가 여러 가지 고정관념과 틀을 정해 괴로워하고 슬퍼하지 않는가

인간의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깨달음의 상태라고 한다.

나는 몇십 년을 문제없이 잘 지내오면서 결혼을 하고 아기를 기다리면서

혹시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빨리 임신을 못하는게 아닐까 라는 문제를

만들었다 그 후에는 병원을 다녀야 하고 한약을 먹어야하고 내 스스로

나를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괴로워했던 것이다.

스스로 관념의 노예가 되고 자신이 볼 수 있는것 만 보고 나와 다른

남들의 이야기는 부정하며 사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행동거지가 아니다

그런데 그 동안의 나는 어떠했는가, 돌이켜보며 반성해본다.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발끈하고 언성을 높이지 않았던가!


짧지만 재미있고 공감가는 이야기들을 읽어가며 나는 어느새 깨달음의

중심에 서 있는 것같은 만족감을 느껴갔다. 마음을 열고 눈을 열고

머리를 환하게 열어서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갔다.


또 나에게 도움이 됐던 이야기 중 하나는 “소유욕을 줄이면 불안도

줄어든다“라는 이야기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없이 몸만

가지고 태어나고 죽어서 다시 돌아갈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

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 숙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의 또

다른 지혜라는 이야기를 읽으니, 그 동안 갖고 싶은것에 혈안이 되어

고민하고, 또 그것을 갖고난 후에는 또 다른 것을 갖고 싶어하며

늘 만족감에 허덕이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술이 깨어난 후, 전날 나의 행동을 몹시 부끄럽게 느끼는 것처럼

세상은 욕망과 길들여짐에 취해서 헤매는 것과 같다는 말도 너무 와닿았다

나를 진정으로 바로 세우고 제 정신으로 깨어났을때 진정한 삶의

실체가 보이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하나라도 군더더기가 없는 책, 마음이 금새 넓어지는 것을 느꼈던 책

오랜만에 아주 행복한 독서에 푹 빠졌다 나온것 같다 가까이에 두고

앞으로도 여러번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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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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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1980년 5월 광주민주화 운동.. 역사 속에 옅어져 가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다. 처음 내가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보고 난 이 후였다. 그 후로 인터넷으로 자료도 찾아보고 사진도

찾아 봤는데 믿기힘든 눈앞에, 참혹한 사진을 본 후 인간의 잔인함에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꽃의 나라‘라는 아름다운 제목을 가진 한창훈님의 이 소설은 광주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항구마을에서 고등학교 진학으로 도시로 올라온 나라는 일인칭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1부에 나와 있고 2부는 광주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그러니까 나라는 주인공이 2학년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말 못하는 벙어리 여자가 사는 집에 방을 얻은 나는 친구 인호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다 폭군 아버지와 떨어지게 된 그의 앞에 펼쳐진 도시 생활도 녹록하지 않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길을 가다 이유 없이 두드려 맞고 학교에 가도 폭력이 남무한다. 스승님들의 사랑의 매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사심이

가득하다 사랑으로 가득한 생활을 해도 보내기 힘든 청소년기를 꼭 예전의 군대생활인

것처럼 보내고 있는 주인공이 안쓰럽기만 했다. 그는 그 상황을 보내며 자신은 맞기만

하고 때리지 않는 첫 번째 사람이 되리라고 다짐한다. 후에 폭력에 폭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그가 가슴 아팠다.


생물교사가 아이들에게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을 설명한다.


‘사람만이 먹이나 환경과는 상관없이 같은 종족에게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그것을 사람의 특징으로 삼는다면 너무 비참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죽을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것이다

생물교사의 말씀이 내 마음에 작은 파장으로 교요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울린다. 그리고

광주민주화 운동과는 극명하게 대조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어나간다.




친구 영기는 장교, 인호는 항해사가 장래희망이지만 그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적어낸다.

어서 빨리 어른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래 희망이기도 한 그이다.

그러나 친구 영기가 여자친구 진숙이와 사귀는 것이 부럽고 같이 사는 벙어리 여자가

목욕을 하면 방에서 밤잠을 설치는 평범한 소년일 뿐이 었다. 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형제파에게 괴롭힘을 받다가 형제파의 맞수인 유피파 선배의 눈에 들어 유피파 영입을

권유받게 되는 데 그곳에서 박정화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첫사랑은

역시나 힘든것일까? 박정화는 자신의 입술을 네가 아닌, 다른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퇴짜를 놓는다. 첫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방학동안에도 아버지에게 가지 않고 편안한 곳

이라 생각했던 그 광주에.. 다음해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아니 혹시 간첩일지도

모를 엄청한 군인이 쳐들어오고 길은 막히고, 철도는 멈추고 모든 것이 멈추고 만다.

학교에서 당한 그 폭력이 아니다. 그냥 때리고 옷을 벗기고 죽을때까지 때린다. 그리고

총알은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학교도 휴교를 해버리고 만다. 그 누구도 바람막이가 되어줄수 없는 상황에서 모두들 피를 뭍힌채, 영문도 모른체 하나, 둘, 다시는 못돌아올 강을 건넌다. 진숙이라는 모범생 여자친구의 손을 꼭 잡을 수 있어서 너무나 부러워 했던, 미래에 장교가 될거라던 영기도 시체로 발견된다. 주인집 할머니는 군인에게 맞아서 자리에 누웠고 몇 일동안 돌아오지 못하던 인호는 초죽음이 되어 집에 겨우 찾아온다.

전쟁터 같은 길에서 마주친 생물선생님도 그 전쟁 통에 예외일수는 없었다. 같이 도망치고 같이 숨을 곳을 찾을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아바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누구도 이곳의 상황을 모르니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믿기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 지옥같은 상황도 끝이 났지만, 그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대로 모두 망가지고 말았다.

비단 그의 삶만은 아니다. 1980년...그곳...그 도시에 있던 모든 이들은 모두 망가지고 말았다. 담배빵을 해달라며 슬피울던 영기의 여자친구에게 담뱃불을 지질 수 밖에 없던 그는

끝내 사람이 절대해서는 안되는 타인에게 절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결말은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내 감정이 화로 차올랐다.


오래지 않아 사령관은 대통령이 되었다.


이렇게 간단히 마무리 될 수 있는 일일까? 생물교사가 말씀하신 동물과 사람의 차이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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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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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추리소설을 너무나 좋아한다. 이번 제주도, 여름 휴가 때 들고 갔는데 숙소에

들어 올때 마다 꼭 읽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범인이 누군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에는 범인이 일부러 흘린 책갈피가

있는데 그 책갈피에는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라고 씌여져 있다.

그런데 여기 저기 기대서 독서를 하다가 책 사이에서 떨어진 책갈피에 이와,

똑같은 문구가 인쇄되어있었다. 캄캄한 새벽 혼자 몰입해서 책을 읽다가

간담이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별일도 아닌데 크게 놀랬던

나에게 웃음이 나온다.


큰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들은

연관성이 없어서 수사하기가 까다롭기만 하다. 공통점이란 범인이 남긴

책갈피 뿐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범인이 거래를 시작한다. 실제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추리소설을 경찰서에 보낸 후에, 그 후 속 이야기가

담긴 추리소설을 경매해서 다음에 일어날 사건을 막아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섵불리 범인에게 돈을 주는 것도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고 해서

사건은 쉽게 풀려나가지 못한다.


이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해주는 일등공신은 매력 있는 등장인물들이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 경찰, 출판사쪽, 그리고 대학 (추리소설-

미스테리 연구회 소속)으로 나뉘어서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유키히라 나츠미 형사가 등장하는데 미인인데다가 괴짜여서

특이한 캐릭터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에게도 아픔이 있는 설정이

어서 꽤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출판부에서 이야기에 중심에 있는 인물은 세자키 이치로이다. 뒷 부분으로

갈수록 유키히라 나츠미 형사와 러브라인이 형성되는것 같아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그리고 미스테리 연구회 소속팀들도 처음에는 너무나 의심

스러운 인물이 많아서 나의 추리에 많은 혼선을 주었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추리 소설에서 스포일러를 하는 건 다음 독자를 위한 예의가 아니기에

범인을 꼬집어 낼 수 없지만, 왠지 처음에는 잔혹하기만 했던 소설이

마지막장을 덮을 때는 아련하게 마음이 저려온걸 보면 꽤나 의외였던 모양이다.


나도 한때는 취미로 나만의 소설이 쓰고 싶어 소설쓰기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를 생각해보니 소설을 쓰고 악평을 받았던 그 사람의 마음은

조금 상상이 되었다 그러나 소설은 절대 끄적임에서는 발전할 수 없고

수많은 노력과 탄탄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재능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작가는 신이 내린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런 살인 시나리오는 절대 씌여져서는

안되고 소설속에서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으로 끝이 나야 할 일일것이다.

더운 여름 몇일을 언페어와 함께 즐겁게 보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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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양장)
자미에 왁스먼 & 에밀리 모스 지음, 김광우 옮김, 벤저민 바헨예 그림 / 시그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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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SEX


초등학교 때 였을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하러 나가신 엄마를 따라 나갔다가

여러권의 책이 쌓여져 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쇼킹한 도색잡지와 마주했다.

엄마 이게 뭐야? 라는 물음에 대답도 못 듣고 등짝만 호되게 맞았던 씁쓸한

기억... 그 후 중학교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바바리맨의 그것을 보았을 땐

참.... 밥맛이 없어서 그 식성 좋은 아이가 저녁도 안 먹고 잠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 외에도 여러 에피소드들이 떠오른다. 토요일 저녁 외화를 볼때면

남녀 주인공은 왜 이리도 키스를 하고 껴안아 대는지, 두 살 어린 동생과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엄마 끝났어?”를 연신 물어보았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빌려 보았던 빨간 딱지의

영화, 모인 친구들 중에 키가 제일 커서 나이 들어보인다고 찍혀버린 내가,

떨면서 빌려왔던 그 추억의 영화..웃음 나는 단편의 기억들이다.



스물이 넘어 나이 많은 복학생들의 짖꿎은 농담에, 변태라고 생각하며 멀리했던

그 시절도 꿈처럼 흘러버리고 이제는 어였한 삼십대의 유부녀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찜질방에서 아주머니들의 농익은 이야기들을 듣고

쇼킹!! 또 다시 십대에 느꼈던 당혹스러움을 떠올렸다.

그렇게들 당연하게 말씀하시는 부부생활이 왜 나에게는 쉬쉬하는 창피한 일이

되어 버린걸까? 뭐든 적극적이게 임하자고, 나쁜일 빼고, 뭐든 다 도전해보자

던 모토는 어디가고 성에 관해서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소심했던 것은

내가 자라온 환경 때문인 걸까? 아님 성에 대한 무지 때문인 것일까?


과감하게 책장을 넘겨가며 일러스트와 글을 번갈아 가며 나는 점차 깨달았다.

아...나는 너무 무지한 어른이었던 것이다. 생활에 성을 하나 붙이면 성생활..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 세계를 나는 삼십대가 되어 이런 책을 처음으로 읽어

본 것이다. 외국 영화에서만 보는 것은 과장된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섹스토이를 소개하는 걸 보며 깜짝놀랬다. - 야한 영화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도구인 줄 알았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족을 얻고 행복을 얻는 일도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었다.


아직 2세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 언제부터인가 성생활이란 아이를 만들어야 하는

하기 싫고 부담되는 숙제 같은, 그 무엇이 되어버렸는데,

이 책을 통해, 적극적이고 섹시한 아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책에 있는 모든 것을 섭렵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즐거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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