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양장)
자미에 왁스먼 & 에밀리 모스 지음, 김광우 옮김, 벤저민 바헨예 그림 / 시그마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SEX


초등학교 때 였을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하러 나가신 엄마를 따라 나갔다가

여러권의 책이 쌓여져 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쇼킹한 도색잡지와 마주했다.

엄마 이게 뭐야? 라는 물음에 대답도 못 듣고 등짝만 호되게 맞았던 씁쓸한

기억... 그 후 중학교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바바리맨의 그것을 보았을 땐

참.... 밥맛이 없어서 그 식성 좋은 아이가 저녁도 안 먹고 잠들었던 기억도

난다. 그 외에도 여러 에피소드들이 떠오른다. 토요일 저녁 외화를 볼때면

남녀 주인공은 왜 이리도 키스를 하고 껴안아 대는지, 두 살 어린 동생과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엄마 끝났어?”를 연신 물어보았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빌려 보았던 빨간 딱지의

영화, 모인 친구들 중에 키가 제일 커서 나이 들어보인다고 찍혀버린 내가,

떨면서 빌려왔던 그 추억의 영화..웃음 나는 단편의 기억들이다.



스물이 넘어 나이 많은 복학생들의 짖꿎은 농담에, 변태라고 생각하며 멀리했던

그 시절도 꿈처럼 흘러버리고 이제는 어였한 삼십대의 유부녀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 찜질방에서 아주머니들의 농익은 이야기들을 듣고

쇼킹!! 또 다시 십대에 느꼈던 당혹스러움을 떠올렸다.

그렇게들 당연하게 말씀하시는 부부생활이 왜 나에게는 쉬쉬하는 창피한 일이

되어 버린걸까? 뭐든 적극적이게 임하자고, 나쁜일 빼고, 뭐든 다 도전해보자

던 모토는 어디가고 성에 관해서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소심했던 것은

내가 자라온 환경 때문인 걸까? 아님 성에 대한 무지 때문인 것일까?


과감하게 책장을 넘겨가며 일러스트와 글을 번갈아 가며 나는 점차 깨달았다.

아...나는 너무 무지한 어른이었던 것이다. 생활에 성을 하나 붙이면 성생활..

지극히 자연스러운 그 세계를 나는 삼십대가 되어 이런 책을 처음으로 읽어

본 것이다. 외국 영화에서만 보는 것은 과장된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섹스토이를 소개하는 걸 보며 깜짝놀랬다. - 야한 영화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도구인 줄 알았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족을 얻고 행복을 얻는 일도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었다.


아직 2세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 언제부터인가 성생활이란 아이를 만들어야 하는

하기 싫고 부담되는 숙제 같은, 그 무엇이 되어버렸는데,

이 책을 통해, 적극적이고 섹시한 아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책에 있는 모든 것을 섭렵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즐거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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