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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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나라


1980년 5월 광주민주화 운동.. 역사 속에 옅어져 가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다. 처음 내가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보고 난 이 후였다. 그 후로 인터넷으로 자료도 찾아보고 사진도

찾아 봤는데 믿기힘든 눈앞에, 참혹한 사진을 본 후 인간의 잔인함에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꽃의 나라‘라는 아름다운 제목을 가진 한창훈님의 이 소설은 광주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항구마을에서 고등학교 진학으로 도시로 올라온 나라는 일인칭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1부에 나와 있고 2부는 광주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그러니까 나라는 주인공이 2학년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말 못하는 벙어리 여자가 사는 집에 방을 얻은 나는 친구 인호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다 폭군 아버지와 떨어지게 된 그의 앞에 펼쳐진 도시 생활도 녹록하지 않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길을 가다 이유 없이 두드려 맞고 학교에 가도 폭력이 남무한다. 스승님들의 사랑의 매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사심이

가득하다 사랑으로 가득한 생활을 해도 보내기 힘든 청소년기를 꼭 예전의 군대생활인

것처럼 보내고 있는 주인공이 안쓰럽기만 했다. 그는 그 상황을 보내며 자신은 맞기만

하고 때리지 않는 첫 번째 사람이 되리라고 다짐한다. 후에 폭력에 폭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그가 가슴 아팠다.


생물교사가 아이들에게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을 설명한다.


‘사람만이 먹이나 환경과는 상관없이 같은 종족에게 상처를 남긴다’

그러나 그것을 사람의 특징으로 삼는다면 너무 비참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죽을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것이다

생물교사의 말씀이 내 마음에 작은 파장으로 교요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울린다. 그리고

광주민주화 운동과는 극명하게 대조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어나간다.




친구 영기는 장교, 인호는 항해사가 장래희망이지만 그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적어낸다.

어서 빨리 어른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래 희망이기도 한 그이다.

그러나 친구 영기가 여자친구 진숙이와 사귀는 것이 부럽고 같이 사는 벙어리 여자가

목욕을 하면 방에서 밤잠을 설치는 평범한 소년일 뿐이 었다. 그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형제파에게 괴롭힘을 받다가 형제파의 맞수인 유피파 선배의 눈에 들어 유피파 영입을

권유받게 되는 데 그곳에서 박정화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첫사랑은

역시나 힘든것일까? 박정화는 자신의 입술을 네가 아닌, 다른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퇴짜를 놓는다. 첫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방학동안에도 아버지에게 가지 않고 편안한 곳

이라 생각했던 그 광주에.. 다음해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아니 혹시 간첩일지도

모를 엄청한 군인이 쳐들어오고 길은 막히고, 철도는 멈추고 모든 것이 멈추고 만다.

학교에서 당한 그 폭력이 아니다. 그냥 때리고 옷을 벗기고 죽을때까지 때린다. 그리고

총알은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학교도 휴교를 해버리고 만다. 그 누구도 바람막이가 되어줄수 없는 상황에서 모두들 피를 뭍힌채, 영문도 모른체 하나, 둘, 다시는 못돌아올 강을 건넌다. 진숙이라는 모범생 여자친구의 손을 꼭 잡을 수 있어서 너무나 부러워 했던, 미래에 장교가 될거라던 영기도 시체로 발견된다. 주인집 할머니는 군인에게 맞아서 자리에 누웠고 몇 일동안 돌아오지 못하던 인호는 초죽음이 되어 집에 겨우 찾아온다.

전쟁터 같은 길에서 마주친 생물선생님도 그 전쟁 통에 예외일수는 없었다. 같이 도망치고 같이 숨을 곳을 찾을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아바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누구도 이곳의 상황을 모르니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믿기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 지옥같은 상황도 끝이 났지만, 그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대로 모두 망가지고 말았다.

비단 그의 삶만은 아니다. 1980년...그곳...그 도시에 있던 모든 이들은 모두 망가지고 말았다. 담배빵을 해달라며 슬피울던 영기의 여자친구에게 담뱃불을 지질 수 밖에 없던 그는

끝내 사람이 절대해서는 안되는 타인에게 절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결말은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내 감정이 화로 차올랐다.


오래지 않아 사령관은 대통령이 되었다.


이렇게 간단히 마무리 될 수 있는 일일까? 생물교사가 말씀하신 동물과 사람의 차이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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