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고양이
꼴레뜨

순진무구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고양이를 그것도 암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무지하게 섹시한.
여자가 있다
소녀에게서 여인으로 변신하려는 여인이 있다
결혼을 한다

남자들에게 여자란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는걸까?
체홉의 단편 <베로치카>에서도
여인의 욕망은 드러나면 안된다는 걸까? 순수해야하고 순진해야하고 순결해야하고 성욕같은 것은 없어야 하는..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내가 결혼할 여자라면~~

서로의 다른 이상을 가지고 결혼을 한다는 것은 그때부터 불행의 시작인거다.
그것도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겠다고 맘 먹은 그런여자와 결혼을 한다는것은..
그냥 고양이나 끼고 살지~~
고양이 이름도 사악하게 `사아`라니~ ㅋ
여자이름이 까미유인건 이 여자도 버림받는 남자의 이기심에 버림받을거라는 걸 예시?
로댕의 그녀가 그랬듯이? ㅎㅎ

남자가 고양이에게서 가져지는 그런 에로틱한 감정을 여자에게도 가진다면 좋을텐데~
이기적인 남자의 심리라니..
아닌가 성장하지 못한 소심한 남자.
여자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심리인가?
고양이만도 못 하는 여자에 대한 감정..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괴물˝이라 부르며 각자의 세계에 벽을 치는 두 주인공을 보면..
그 벽을 허물어버릴 생각도 노력도 하지 않는 두 주인공.

문득 요즘 결혼이 떠오른다.
뉴스에서 요즘은 소개팅하면 재산목록을 브리핑해온다는 걸 봤다.
건물이 몇개고 연봉이 얼마이고
그럼 이들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건가? 어떤 욕망?
그들의 욕망은 뭘까?
이런것도 욕망이라 부를 수 있을까?

사회 전반적으로 팽배된 불안감에 자신들의 욕망마저 불안의 대상이 되어가는 건 아닌지..
아님 경제적인 조건 하나에 모든 자신의 욕망을 저당잡아 버리는 건 아닌지...
그 역시 서로에게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사람보다 개나 고양이같은 반려동물이 편하다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상처받기 싫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싫고.
사람보다는 어느정도는 일방적일 수 있는 동물을 더 편해하는 구나.
동물보다 못 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하고
관계맺기가 두렵고
요즘은 그 정도가 도가 지나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고양이를 던졌다고 이혼하자고 달려드는 이 남자.
왜 고양이를 던졌는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궁금해야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이 남자를 보니.
문득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러 행태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다를바가 없는듯.

나와 다른 사람은 사람이 아니야~~
내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야~~
니들이 나한테 맞춰~ 감히 나보고 변하라고 하다니~~


* 그녀는 여자만 누릴 수 있는 어떤 종류의 부도덕성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알랭은 그런 부도덕성이 언제나 불편했다... 그는 그녀에게서 뻗어나간 그림자에만 눈이 갔다. `아름답구나.. 벽에 있는 그 여자는! 저렇게 한껏 늘어난 모습 좀 봐. 정말이지 사랑스러워....` -- 15p

* 암고양이가 느닷없이 그를 물었다. 노여움을 터트리는 방법이었다. 그는 손바닥에 맺힌 작은 핏방울 두개를 바라보았다. 쾌락의 절정에서 자기 계집에게 깨물린 남자의 분노 섞인 흥분이 밀려왔다.
˝나쁜 년... 나쁜 년...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봐...˝ -- 34p


*그는 늘씬한 두 다리를 알아볼수가 있었다. 오랫동안 자신이 익숙하게 보아 온 다리였다. 하지만 배로 눈길을 옮기고는 흠짓했다. 그녀의 배는 조금 낮게 자리잡은 배꼽으로 인해 짤막해 보였다. 그 나이 때는 누구라도 누리는 젊음이 그녀의 근육질 엉덩이를 구제하고 있었다. 젖가슴은 눈에 띄게 드러나는 갈비뼈 위에서 오히려 가벼워 보였다... 완강해 보이는, 가슴과 같은 넓이의 등이 알랭에게 거부감을 일으켰다. `천민의 등이군`... 등이 둥글게 굽고 어깨가 솟아 올랐다. `가정부의 등이야`.... 허공을 상대로 사랑스러운 포옹 동작을 했다...... `그러니까 저 여자는 즐거워하고 있는거지..? 무엇이 즐거운 걸까? 나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데.. 그런데 어째서 옷을 홀랑 벗고 있는거야... ?` - 47p

˝잘못 한 것도 없는 작은 생명을, 멋진 꿈들처럼 푸른.. 그저 주인만 알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빼앗기면 고고하게 죽을 수도 있는 그 어린 영혼을... 그런 생명을 당신은 그 두 손으로 붙잡아 추켜 올렸겠지, 허공으로 말이야. 그러고는 그 손을 놓은거야... 당신은 잔인한 여자야.. 나는 잔인한 괴물과 같이 살고 싶지 않아... ˝

˝바로 너야, 잔인한 괴물은.˝
˝그래 . 너야. 불행히도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 하겠어. 하지만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건 장담해. 나는 그래, 나는 사아를 없애고 싶었어. 나쁜 생각이지. 그렇지만 자신을 방해하는 혹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있을때 여자라면, 특히 질투심에 사로잡힌 여자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그걸 죽이는 것이지.. 그런 생각은 정상적이야. 흔히 볼 수 없는 괴물같은 경우란 바로 너야. 바로ㅡ... - 175~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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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고 있다..입니다..여자는 사랑을 말하는데.남자의 눈엔 아직 동물의 그것괴 인간으로의 그것이 너무 이상화 되어있달까...
겹쳐지긴 했으니..자신이 사랑하는것을...느낄 시간만 있었다면...좋았을텐데...고양이가 문제긴 문제인가???
매력 적이긴 하니..말이죠..

지금행복하자 2015-10-07 14:57   좋아요 1 | URL
그럴까요.. 독서동아리에서 읽은 책인데 사랑할 줄 모른다로 이야기가 모아졌어요. 상대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없는 아직 미성숙한 남자로.. ㅎㅎ
시간이 지나면 모르겠지만요~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기보다는 위자료를 주고 떼어버리는 남자라는 거죠~ 엄마품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남자..

[그장소] 2015-10-07 17:06   좋아요 0 | URL
저야 이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지만..아주 흥미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고양이 는 엄마 면서 여주인공이고 많은 여자들의 내면 을 대표하는 맥거핀인 모양..이라고..^^
여자들의 문제로 말을 돌려 놨지만 실상은 부재하는 남자들 역할을 조명해야 했던게 아닌가...합니다.ㅎㅎㅎ
읽어보고 싶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10-07 17:19   좋아요 1 | URL
복작한 책만 읽는다고 해서 가볍게 접근하려고 선택한 책인데 생각보다 할 이야기거리가 많은 책이었어요. 남편과 아버지의 이야기까지는 안 나왔는데.. 생각거리로 던져줘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그장소님덕분에 새로운 시각 또 하나 배워갑니다~^^

야한 이상한 책인줄 아는 사람도 있었어요 ㅎㅎ 왜 고전읽기 동아리에서 이런책을 읽냐고~ ㅎ

[그장소] 2015-10-07 17:29   좋아요 0 | URL
그러니 읽는것아니냐..해주지 그러셨어요?! ^^
동화 하나도 복잡한 메타포를 가지고 읽히고 분석되는 요즘..이야기를 같이 읽고 취합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다양한 해석만큼 즐거운게 없을 줄 알아요.
맞다.틀리다..그런것이 없이...
저는 또 읽고 픈 소설이 늘어 덕분에 즐거웠어요.

[그장소] 2015-10-0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본적으로 사랑하긴 하는데...그것이 발현되는 시작이..확실히 엄마인게..문제.
그러니. 에로틱한 감정이 불편하죠.
마치 자신이 당연한 감정을 앞에 두고 도 엄마를
겁탈하는 것 같으니..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알았을..거라고..미성숙..분명.그 표현이 맞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10-07 16:34   좋아요 1 | URL
현재와 빗대어 이런 청년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서.. 엄마의 품 안에서 벗어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아서요~~
성숙시키려면 물가에 내 놓아야 하는데..

[그장소] 2015-10-07 16:46   좋아요 0 | URL
음..그런이유로 아버지 역할이 있는것 아닐까요? 간혹 보면 엄마들이 아들과 남편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서..^^
키워서도 내놓지 안고 자기 관리하에 두고 남편처럼 이용하는 경우요.^^;
극단적 예일 뿐이지만 흔한 예이기도 하죠

지금행복하자 2015-10-07 16: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에서도 아버지가 나오지 않아요. 정원만 가꾸는 엄마가 나오죠. 고양이가 아들의 결혼에 문제가 될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는 어머니. 아들이 결혼을 깨기를 기다린다는.. 아니에요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 여자와는 멀어지기를 원하는 어머니로 나와요. 순전 경제적인 이유로 이 여자가 필요한거죠~~

아버지의 역할 보다는 제대로 된 남편의 역할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남편의 자리를 아들로 채우려고 하는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