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노래
김 소월
그리운 우리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무심
김 소월
시집와서 삼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없이 기다린
이태삼년
바로 가던 앞 강이 간봄부터
구비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 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년
어느 때나
터진 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벌에 흘렀습니다.
시는 잘 모른다
그래도 가끔 소월의 시는 뒤적여본다.
산산히 부서지는 이름이여~
덥고 습기가 가득한 오늘
티비 보면서 소월 시집을 넘겨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