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노래

김 소월


그리운 우리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데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무심

김 소월


시집와서 삼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없이 기다린
이태삼년
바로 가던 앞 강이 간봄부터
구비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 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년
어느 때나
터진 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벌에 흘렀습니다.


시는 잘 모른다
그래도 가끔 소월의 시는 뒤적여본다.
산산히 부서지는 이름이여~
덥고 습기가 가득한 오늘
티비 보면서 소월 시집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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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25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월 시를 읽으면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거나 환하게 피는 듯 저미거나 그래요. 난벌에 흐르는 개여울의 무심을 배워야겠어요

지금행복하자 2015-07-26 01:45   좋아요 0 | URL
알려진 시 이외에도 좋은 시가 많은데.. 소월시 좋아요. 처연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심. 다시 한번 되뇌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