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기차
프리츠 오르트만 소설
최규석 그림
안병률 옮김

단편집중 한 작품

어렸을때부터 들었던 도시 곰스크
멀고도 멋진 도시
곰스크로 떠나는 것이 희망이고 목표이고 운명이었던 남자.
아내와 함께 결혼하고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탄 남자.
우연히 내린 간이역.
남자와 뜻이 같다고 생각했던 아내였는데
그게 아니었나
출발을 미루고 .. 기차는 놓치고..
정착을 하려고 하는 아내..
안락의자 하나때문에...
힘들게 곰스크로 가는 기차표를 샀지만 ...
아이를 가진 아내..
다시 기차를 놓치고..
어느덧 우연히 내린 이 역에 머무르고 있는 남자.
언제가는 곰스크로 가리라 다짐을 하면서
아직도 떠나지 못 하는 이 남자...
과연 떠날수 있을까..


내가 서 있는 이곳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은 곰스크일까
아님 우연히 내린 간이역일까
인생이 간이역의 연결일까
곰스크로 간다고 생각하면서 그 역에서 내려 잠깐 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 간이역이 곰스크일지도..
아닐수도..
가지 못한.. 언젠가는 가리라 생각하는 곰스크를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하는걸까
머무르고 있는 이곳이 곰스크려니 살아야하는걸까..


문득.....
나와 같이 살고 있는 남자의 곰스크는 어디일까
여기? 아님?


˝우린 모든 곳에서 멀어져가는군요.˝ 그녀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점점 익숙한 곳에서 멀어지고 있어요. 이 여행은 끝이 없을지도 모르죠. 언젠가 들은 남의 얘기 말고 곰스크라는 도시에 대해서 들은 말이 또 있나요? 그곳이 당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한테 들은 그 곰스크와 다른 도시일지도 모르잖아요.˝ -12p

가지 않는 게 좋은 선택이었을거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마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보시오. 사람이 원한 것이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 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 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오늘까지도 그것은 나를 사로 잡는다. 곰스크로 가는 특급열자가 저 멀리 돌진하는 소리가 드리고 그 찢어지는 듯 슬픈 기적소리가 초원을 뚫고 울리다가 멀리 사라질 때면 갑자기 뭔가 고통스러운 것이 솟구쳐 나는 쓸쓸한 심연의 가장자리에 놓인 것처럼 잠시 서 있곤 한다.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말없이 아내와 아이들 곁을 지나쳐 내 전임자가 죽을때까지 묵었던 그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나는 문을 잠그고 침대에 몸을 던진 채 그 나머지 시간을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고 숨어서 보내곤 하는 것이다. ---- 61~62p

마지막 이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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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15-07-1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집, 저도 애정해요!!

지금행복하자 2015-07-12 21:14   좋아요 0 | URL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좋았어요~ 저도 애정하게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