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폴 사르트르

단편집.


에로스트라트
내밀
어느 지도자의 유년시절

사르트르의 작품이 집에 서너권 있는데
막상 읽은 것은 없다.
왠지 어려울것 같고 섣불리 손이 안갔다는 변명을 해본다
까뮈의 작품은 이해가 되든 안되든 읽어지는데..

다른 작품은 모르겠지만
이 단편집 속의 작품들은 쉽게 읽어진다잘 읽힌다.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다른 작품들에게도 관심이 가게 해준 책이 되었다

˝벽˝
공포를 주제로 하는 소피움 심포지아의 네번째 작품이다.
후안. 톰. 이비에타 세명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감옥과 죽음이라는 극한상황에 처했을때 보여줄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속에서 관심이 가는 인물은 물론 주인공인 이비에타이다.
이성적이고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자신을 상황이나 본능에 맡기지 않고
이성과 지성으로 통제하려는 인간유형.
죽음마저 냉정한 이성으로 선택한 인간형.
그러나 이성이라는 것으로 아무리 스스로를 통제하고 억제하고 정리한다고 해도
이 세상은 이성 그이상의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툭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죽듯이
툭 내 뱉은 말에 동료가 죽음을 당하고
자신은 풀려나게 되는 상황..
밀고자가 될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목숨을 위해 동료를 밀고하게 된 부조리한 상황..

프로메테우스가 이제는 죽겠구나하고 안도하는 순간 다시 살아나게 되고
시지프스가 이제 돌을 다 올렸구나하고 한 숨돌리는 순간 굴러떨어지는 돌을 보는 순간..
그때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허탈함? 허무함?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일껏 같다..

제목의 `벽`이라는 것이 넘을 수 없는 그 어떤것을 의미한다면
이비에타가 `당신 석방이야` 라는 말을 들었을때
그리고 `그 동료가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인간이 넘을 수 없는 그 벽을 오롯이 느꼈을 것 같다
의지와 이성으로 넘어설 수 없는 그 벽
한 때는 인간의 이성으로 모든것을 해 낼수 있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기 때문에 그 벽의 암담함은 더 클것이다.
그 벽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으로 살아갈건지
그렇기 때문에 ....으로 살아갈건지
고민과 선택의 순간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것 역시 답정너이지만
선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번민하는 것을 보면 이것 또한 인간의 숙명인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그런 삶을 선택하는 인간들의 숙명.

그리고 관심가는 인물은 의사이다.
자신에 일에만 충실하는 인간형.
의사로서의 일.
정확한 데이타를 측정해내는 일.
수감자들에 대해 인간적인 대응보다는 대상으로만 보는 일만 하는 인간들..
나는 이런 유형들의 집사형이라고 부른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들의 집사.
그리고 히틀러시대의 아이히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들..
일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를 저는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라고 말 할 사람들.
-남아있는 나날들에서 결론이 어떻게 났었지? 기억이 안나네..-
요즘들어 종종 생각하게되는 인간유형이다.


* 책속에서
- 하나 그것은 끔찍한 평온이었다. 내 몸때문이었다. 나는 내 몸을 그 눈으로 보았고 그 귀로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내 몸은 혼자서 땀을 흘리고 혼자서 떨고 있었다. 이제 나는 이 몸을 더 이상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그 몸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인양, 그 몸을 만져보고 바라보아야만 했다.... ... 대부분의 경우 몸은 잠자코 조용하게 있었다. 그래서 그것은 나에게 일종의 압력, 나에 반항하는 불결한 존재로만 느껴졌다. 커다란 벌려에 비끄러매여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 동안 바지를 만져보니 젖어 있었다. 땀에 젖었는지 오줌에 젖었는지 알 수 없었다. - 30p


모든것이 빙빙돌기 시작했다. 나는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얼마나 웃어댔는지 눈물이 다 났다 - 39p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galmA 2015-06-2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 내러티브 소개를 보니 까뮈 <페스트>와 비교가 되네요. 공포 속에서의 인물 군상에 대해서라든가. 두 작품 다 안 읽어봤는데, 읽게 되면 두 작품을 동시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06-21 09:57   좋아요 0 | URL
저도 페스트는 읽어보지 않았어요. 메르스때문인지 많이 입에 오르는것 같긴하던군요. 페스트도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