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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ㅣ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5
샤를 보들레르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Le Vampire
칼로 찌르듯
내 구슬픈 가슴속에 들어온 너,
악마 떼처럼 강한 너는
경박하게 치장하고
나의 욕된 영혼을
네 침대와 네 왕국으로
삼기 위하여 왔다.
- 파렴치한 것, 나는 네게,
죄수가 사슬에 매이 듯,
고집스러운 노름꾼이 노름에 매이듯,
술꾼이 술병에 매이듯,
시체가 구더기에 매이듯 매였다
- 지옥에나 떨어져라!
나는 빠른 양날 검에게
자유를 쟁취하게 해달라고 빌고,
믿을 수 없는 독에게
내 비겁을 구제해달라고 청했다.
아아! 독과검은
경멸하며 내게 말했다.
˝ 저주 받은 노예 상태에서 너를 빼내어 갈 가치가 없다.
이 멍청아!- 우리의 수고로
너를 그녀의 지배권에서 해방시킨들
너는 키스로 네 흡혈귀의 시체를
소생시킬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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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렵다
외국의 시는 어렵다
시는 안 좋아하는데
세월의 흐름인가
시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은 그 마음이 읽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에는 스쳐가던 시들이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그냥 읽는다
41. 모든 것
Tout entiere
오늘 아침 내 높은 방으로
악마가 찾아와,
내 잘못을 들춰내려고
이렇게 말했지. ˝내가 몹시 알고 싶은 게 있는데,
그녀의 매력을 이루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 중에,
그녀의 매력적인 몸을 꾸미는
검은 색이나 분홍색 물건들 중에,
무엇이 가장 달콤한가?˝ - 오, 내 영혼아!
너는 그 가증스러운 자에게 이렇게 대답했지
˝그녀의 모든 것이 향기로워서
어느 일부가 더 좋다 할 수없다.
그녀의 모든 것이 나를 매료시키기에
나는 그 중 어떤것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지 알지 못한다.
그녀는 새벽처럼 눈부시고
밤처럼 위안을 준다
게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을 다스리는 조화는
지극히 섬세하여
무력한 분석으로는
그것의 다양한 화음들에 음표를 붙이지 못한다.
오, 하나로 용해된 내 모든 감각들의
신비한 변신이여!
그녀의 호흡은 음악을 연주하고,
목소리는 향기를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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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새벽처럼 눈부시고
밤처럼 위안을 준다.
멋진 구절이다.
누군가 나에게 저렇게 말해준다면
녹아버릴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