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 미진이 엄마

엄마가 된다는 것 ㅣ 미래의 고전 4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2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상처받은 사람을 가장 근접하게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미진이는 아주 젊은 엄마를 두고 있다. 미진이 엄마는 고등학교 삼학년 시절에 미진이를 낳아 미혼모로 혼자 아이를 키워 왔다. 그런 젊은 엄마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미진이는 자신 속으로 움츠려만 들어간다. 엄마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들을 뱉어 놓고 자신도 상처받으면서도 자신을 이런 평범치 않은 인생으로 살게 한 엄마를 이해할 마음이 들지 않는 것 같다.

이쪽저쪽 눈들을 피해 도망 다니듯 학교를 옮겨 다닌 것만 해도 벌써 여러 번, 새로 이사 온 임대 아파트와 학교에서는 잘 지낼 수 있을 까 싶더니만 짝꿍 나경이와 첫날부터 문제를 일으켜 벌을 받는다. 나경이와 가장 가까운 곳에 산다는 이유로 학교를 나오지 않은 그 아이의 가정 학습 확인서를 받으러 그 집을 방문하게 된 미진이는 나경이의 대단하다는 아빠를 만나게 된다.  상처 있는 몸으로 나온 나경이의 모습과 술 마시고 주정하는 그 애 아빠를 보게 된 미진이는 알게 모르게 동변상련의 감정이 된다.   

미진 엄마가 보금자리의 미혼모들을 위해 뜨개질 놓는 걸 가르치는 활동을 하는 참에 마침 학생 신분으로 아이를 갖게 된 나경언니를 만나게 되고 나경이네와 한마음의 아픈 마음을 나누게 된다.  자신의 똑똑했던 딸이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술로 괴로워하는 나경 아빠와 그 가족이 받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일 거다.

미진이는 나경이와 마음을 나누고 친한 친구가 되며 같은 반 천우와도 우정을 나누게 된다.

젊고 예쁜 엄마를 두었지만 너무 젊기에, 또 남들과는 다르게 아빠가 없기에 미진이가 받았을 소외감과 외로움이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가끔 표현이 되었겠지만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른 어떤 아이들과도 같았을 게 틀림없다. 미진이의 나이가 또한 혼자 아이를 낳아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받아야 할 고통의 분담을 엄마에게 돌리고 싶을 나이이다.

미진이에게 늦게나마 친구들이 생겨서 너무 다행이고 미진엄마에게도 학부형 친구가 생겨 안심이지만 세상은 이처럼 낭만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사실이라 더 마음이 우울해진다.

온갖 매스미디어와 정보에 노출되어 성에 더 빨리 집착하게 되는 청소년 아이들에게 몸조심을 하라고 해야 되는 건지, 책임 있는 부모의 입장을 취하길 바라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세상 속에 던져 진 우리네 아이들에게 세상의 유혹을 이겨내고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어 행동하길 바라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 싶다.  

도대체 어떻게 가르쳐야될지 질문거리가 많이 생기는 책이다. 

미진이 엄마의 선택이 옳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 많은 여러 가정 중 미진이네도 그저 우리와 똑 같은 한 가정임을 인정해 주는 것은 어떨까?
그저 우리의 잣대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도 서로 사랑하는 가족임을 이해하였음 좋겠다.
바로 나부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