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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집 - 우리 시대 대표 여성작가 12인 단편 작품집
박완서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대표 여성 작가들의 주옥같은 단편 12편을 접하면서 드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집이란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시골서 도시로 상경하여 성공했다고 두메산골 부러움의 대상인 경수는 시골서 맞이한 아내가 땅 집을 고집하여 아이를 낳고 싶어 한다. 그런 아내를 촌것이 호강하니 복에 겨워 그런다고 부아를 내는 경수 마음 한편에는 땅 집에 대한 그리움이 자신에게도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그런 자신의 모습이 아내를 통해 밝혀지는 것이 어찌 보면 도시 생활에 대한 싫증으로 나타날 것이 두려워했던 건 아니었을 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식 없는 아들 부부를 염려하지만 막상 드러내 놓고 참견하지 못하는 전직 교장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의 장례 후에 살아생전 아버지가 마음의 위한을 얻었던 찻집에서 아버지의 속마음 일기를 전해 받게 된 아들의 이야기도 마음 한편이 아련함으로 남게 된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늦게나마 입양한 아이 울음소리로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다시 살아 있는 집을 다시 만들 게 된다. 인형을 자식대신 애정의 대가로 부여잡고 지내는 아내를 다시 생기 나게 만들고 끝내 인형대신 아이를 들인 뒤늦은 아들의 참회 섞임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나온 소설가의 집은 내가 한때 살아보았던 동네들이 나오기에 더욱 정감 있게 읽어졌다. 팔 판동은 여덟 판서가 살았던 곳이기에 그리 이름 붙여졌던 것인데 그 좁은 골목에 어찌 그리 많은 한옥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던지 지나다는 것도 한때 재미있게 느껴졌던 적이 있을 정도이다. 밖의 길거리는 화려하고 예쁜 집들이 들어차 있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예스러운 일반 주택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 점차 안에 위치한 가정집들마저 찻집과 다른 용도로 바뀌어가며 고즈넉한 분위기는 멀어지고 있는 게 안타깝기는 하다. 그런 마음의 고향인 곳에 이모부의 소설이 가득 담겨 있던 광의 움막은 깨끗한 마음의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 그대로 보여 진다.
집은 안식처이다. 소설가들이 생각하는 집이나 일반 우리들의 집이나 마찬가지로 집이란 편안함을 주는 근원이다. 힘들고 지칠 때 우리가 생각하는 집이란 나의 안식이며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주는 곳이다. 모두 12편의 단편들이 주제는 각자 다르지만 공통적인 합일점은 내 자신의 뿌리가 어딘지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더운 여름 이 책 한권으로 몸도 마음도 시원함으로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