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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켜 줄게 -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 이야기 ㅣ 생활그림책 6
안미란 지음, 정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내게도 밤이 무서웠을 때가 있었다. 내가 어려서 들었던 문둥이들이 아이들의 간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했던 그 이야기 때문에 내겐 밤마다 돌아오는 어둠이 무서웠다. 생각해보면 그 때는 밤이 무서운 걸 부모님에게 말도 하지 못하고 정말 잠자는 게 두려워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이다. 꼭 내 방 창문을 넘어 들어와 자고 있는 내 간을 빼앗아 먹을 것 같았기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일년간을 밤이 무서워 제대로 잠을 못 자서 형제 중 유독 나만 키가 안 컸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내 아이도 밤을 무서워한다.
책에 나오는 범이도 낮에는 무적의 용사이건만 밤만 되면 겁쟁이 사나이가 되어 버린다. 왠지 밤이 주는 고요함보다는 적막한 어두움이 무서움을 더 하는 것 같다. 작은 소리마저 크게 들리는 고요한 어두움이 주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에 놀란다.
무서운 건 범이나 나의 어릴 적이나 내 아이뿐만 아니다. 커다란 곰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두운 게 싫다. 범이의 마법의 망토로 들어온 곰은 캄캄한 밤도 문제없어진다.
자고나면 아침이 온 걸 알려주려 돌아가는 시계 바늘 돌아가는 소리마저 괴물 발소리로 오해하는 곰은 정말 겁장인가 보다. 마당의 나뭇가지는 잠도 안 자고 바람 따라 춤추고 시원한 우유를 주는 냉장고가 내는 소리도 괴물이 부르는 소리 같다. 꿈속에서도 범이가 지켜준다는 소리에 곰은 푹 잘 수 있었을 거다. 어느덧 용감해진 범이도 푹 잘 잤겠지?
밤을 두려워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 들려주면 아주 좋을 그림책이다. 물론 다 커버린 내 아이도 지금까지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 동화책 읽어 주세요!” 하긴 하지만 말이다. 아이들에게 어두움은 두려운 게 아니라고 설명하기보다는 이 그림책을 들고 밤이 들려주는 소리는 무서운 게 아니라고 알려주는 게 좋겠지.. 아이들이 푹 잘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