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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엔젤 엔젤 ㅣ 메타포 5
나시키 가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메타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천사의 모습과 악의 이중성이 누구에게나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천사의 모습일 것만 같은 겉모습과 달리 악한 모습의 내면에 실망하고 그 실망이 지나쳐서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열대어를 기르게 되면서 치매기가 있는 할머니와 소통이 되는 과정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시대를 뛰어 넘어 고코와 할머니 사와코가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은 탁자를 통해서이다. 사와코의 집에서 일하던 친언니와도 같이 생각했던 쓰네가 떠나며 남기고 간 탁자가 사와코의 과거와 고코의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사와코는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이 같은 반 학우와의 막역한 관계에 실망하고 그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학교 대표로 대주교의 방문에 시중을 들게 된 그 아이에게 고약한 마음을 가지고 실수를 하길 바라는데 바라는 대로 대주교의 무릎에 차를 쏟게 되고 그제야 자신이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버린 것만 같다는 걸 알게 된다. 친하고 싶고 호감을 갖고 있던 친구에게 또한 그토록 미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우리들 마음의 양면성은 아닐까 싶다. 고코가 사온 엔젤피시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다른 물고기를 공격하다 자신의 동족도 잡아먹는다. 그런 엔젤을 악마라며 자신을 엔젤피시에 투영시키는 사와짱의 모습이 가슴 아프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소녀라면 누구나 사와짱이 느꼈던 그런 시샘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는데 죄책감에 사무쳐 떨쳐 버리지 못한 같은 반 급우였던 고짱과의 관계도 안타깝다.
엔젤을 불쌍하다고 말하는 고코에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잘못을 비는 사와짱에게 고코의 괜찮다는 말은 분명 사와짱의 마음을 과거에서부터 벗어나게 했을 것이다.
열대어의 시끄러운 모터 소리로 인해 과거의 사와짱이 되어 손녀 고코와 공통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할머니의 열한 번째 생일이라는 책이 생각이 나게 했다.
자신의 이중성에 평생에 마음의 짐을 가지고 살았던 사와짱 할머니가 고코와의 소통을 통해 편안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뜨셨을 것이라 확신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선과 악의 모습에 고통을 받는 모습이 마음이 선한 자인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을 아는 것만큼 이미 그 마음은 용서를 받았을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