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녀 사냥 ㅣ 보림문학선 7
레이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매스 스태에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신문에 책이 소개되면서부터 무척이나 관심이 많이 갔던 책이다. 덴마크에서 태어난 작가는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글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이 마녀 사냥 또한 주인공 소년의 고백을 통해 다수의 군중에 의해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들의 만행을 전하고 있다.
화형당하는 엄마의 죽음을 피해 도망가는 에스벤의 모습이 쓰러질 듯이 힘에 겨웁다.
아픈 이웃을 도와주곤 했지만 고치지 못한 아이의 엄마에게서 증오의 씨앗을 키우게 되고 구걸을 하러 간 그 집의 암소가 죽자 마녀라는 오명을 받게 된다. 진실을 말하는 어머니에게 가진 고문을 하여 결국 마녀라는 거짓된 증거를 받아 내는 목사를 보며 어찌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그 무서운 죄를 행해야 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중세 유럽에서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인생들이 마녀라는 이름아래 불길 속에 타 버렸는지, 어떻게 무지몽매한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목숨들이 그리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지 당시의 시대상이 제대로 알고 싶어질 뿐이다.
에스벤은 어머니가 불길에 타오르며 지르는 비명을 뒤로하고 도망치다 쓰러져 버리고 약초가 주는 신비함을 잘 알고 있는 한스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한스 아저씨에게 자신이 겪었던 암흑과도 같았던 이야기를 쏟아내며 에스벤 마음속의 증오와 가슴에 맺힌 아득한 슬픔이 사라져버리고 오랜만에 평안함을 얻게 된다.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한스 역시 자신이 그들을 도와주는 일이 결국은 자신의 화형대에 장작을 하나씩 쌓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죽어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파상풍으로 괴로워하던 이를 돕다 그가 죽어버리자 마을의 감독관과 여러 다른 사람이 한스와 에스벤을 잡으러 오는데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 지 아는 한스의 도움으로 에스벤은 도망친다.
한스 아저씨의 바라는 대로 어느 날 이 세상에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달라진 세상 속에 살고는 있지만 오래 전에 중세 유럽 인이 가지고 있던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도 마녀 사냥꾼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었나 싶다. 지금의 대중문화에서나 매스 미디어에서도 한 사람을 집중 공략 하여 매장시켜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일어나는 것이 단지 불로 그 사람을 불태우지 아니하였을 뿐,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더미 같은 편견에 얽매여 그걸 참이라 여기는 그들은 올바른 생각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고 자신의 안에서 책임을 찾는 법도 배우지 못했기에 그럴 수 있었을 것이지만 현재의 우리의 모습은 무엇을 담아내고 있는 건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스 아저씬 에스벤의 함께 도망치자는 처절한 요구에 자 없다는 걸, 아무리 도망쳐도 결국엔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는 걸 깨달았기에 편안히 다가오는 불행을 받아들이지만 세상의 순수함을 지닌 한스 역시 화형대의 불길 속으로 사라지진 않았을지 가슴이 아려온다. 언덕 위에 연기 기둥이 보이지 않았길 기원하게 된다. 그들이 한스를 영원히 두려워하였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