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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전아현 옮김, 강정선 그림 / 계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일본 동화는 많이 접해 본적이 없었지만 일본 내음이 나는 동화적 내용이 무척이나 교훈적이다. 모두 세편의 동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긴 코를 가진 스님이 자신의 내적인 값어치는 보지 않고 코만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눈길로 인해 겪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된다. 기어코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코를 가지게 되었지만 자신을 향한 편견으로 인해 다시 자기의 긴 코를 가지고서야 마음이 편해지는 결말은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언지 깨닫게 한다. 사람이 불행을 벗어나게 되면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어 그 예전과 같은 상황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는 본문의 말이 조금은 맞는다고 생각된다. 나는 그렇지 않겠지 했지만 그런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무언중에 그걸 시기하는 마음은 없었는지 자신에게 묻게 된다.
흰둥이가 검둥이의 어려운 상황을 돕지 않아 검둥이가 되어 자신의 속죄를 하는 양 각종 어려운 상황에 빠진 동물이나 사람을 돕는다는 이야기는 어쩐지 불교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인과응보나 사필규정이 생각나는 이 이야기는 흰둥이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기 있게 행동하게 되었을 때 다시 흰둥이 본연으로 돌아오게 된다. 우리 세상에서도 남의 불행을 모른 척 넘어가는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이야기를 읽으며 괜스레 뜨끔해지기도 했다.
세상 부귀 영화를 모두 누려보았더니 그게 헛되다는 걸 깨달은 두자춘이야기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돈이면 최고라는 생각보다는 인간적인 삶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다. 자신의 부모만이 자신의 고통보다는 자식의 행복을 위해 참아낼 수 있다는 마지막 대목은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두자춘이 비록 신선은 되지 못했지만 사람답게 정직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수확을 얻은 것 같다.
세편의 동화를 통해 인간이 지켜야 할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엇보다 정직하고 의리 있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니 그렇게 최선을 다해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