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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시끄럽다 ㅣ 책읽는 가족 56
정은숙 지음, 남은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평점 :
북적 북적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양귀자씨의 원미동 사람들이 생각난다.
처음 읽을 땐 옴니버스 형식으로 된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백조 연립에 사는 각각의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이라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동네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인간적인 책이 나는 좋다. 아이도 책이 도착하자마자 들고서는 책을 순에서 놓지 못한다. 그럴 때 부모가 갖는 흐뭇함이란, 특히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인 아이를 둔 부모가 더욱 흐뭇할 거다. 새 아파트 분양을 바라고 백조 연립에 이사 온 진욱이 엄마의 재건축에 대한 꿈과 재건축 조합장의 욕심으로 이웃과 우당탕탕 다투기도 한다. tv 드라마 촬영지가 된 백조 연립 사람들은 또 한바탕 수선스럽다. 오직 tv에 얼굴 한번 실리는 걸 영광으로 아는 약국 아저씨 및 동네 사람들은 tv에 나오려고 안달이다. 수정이 새 엄마는 어떻게 아이를 다뤄도 새엄마이니까 라는 수식어가 붙을 것 같다. 꿋꿋하니 자신의 소신대로 아이를 제대로 다루는 수정이 새엄마를 통해 새엄마도 친엄마 못지않다는 인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번도 먹어 보지 못한 스테이크를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하는 호빈이를 보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친구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창호 녀석은 어찌나 얄밉던지 그깟 스테이크 실컷 먹고 살이나 뿡뿡 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테이크를 시데끼라고 발음하는 호빈 할머니는 서양 빈대떡인 줄 알고 녹두빈대떡을 맛있게 부쳐주는데 나도 그 녹두빈대떡이 자꾸만 먹고 싶다. 열심히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12000원을 모으지만 돈이 모자라 결국 엄마 돈 천원까지 몰래 가지고 나와 먹지만 정작 스테이크는 감기에 걸려 맛도 모르고 이까짓 걸 먹으려고 돈까지 훔친 호빈이는 이제야 무엇이 맛난 것인지 진정 알 게 되었을 것이다.
반장을 시키기 위해 문화센터까지 보내지만 정말 아이들이 원하는 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각성이 되는 재미있는 신발 밑창에 구멍이 나는 이유 편이다. 회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두고 회장이 되길 바라며 자꾸 나가게 유도시키는 나 또한 그들 엄마들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뜨끔하다. 반장이나 통장이나 누가 되어야 바른 건지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더 잘 인식하고 있어서 안심이 된다. 학급이나 백조 연립을 위해서나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은재와 금옥이는 친한 친구 이지만 어른들에게 있어서는 내 살길부터 생각하여야 하는 게 현실이라 가슴 아프다. 어른들에 의해서 아이의 관계도 망가지는 것 같아 읽는 내내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독자의 위치에서는 바흐 베이커리 부부가 너무하다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금옥 엄마를 구청에 신고할 수밖엔 없었던 입장이 이해가 가고 그의 울음소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만 싶어진다.
여러 가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인간적인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감동도 주고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가 사는 이웃의 이야기를 읽으며 재미나게 웃기도 하며 동심의 세계에 푹 빠져 들수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맛난 연작 동화이라 모두가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