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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간 달빛 물고기 - 장독대 그림책 8
셀린느 마닐리에 글.그림, 조현실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내 아이는 고학년인데 언제부터인가 그림책에 흥미를 가지고 읽고 있다. 정서적으로 메마른 요즘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난폭함이 내 아이 역시 그렇게 될까 하는 두려움으로 시작한 저녁마다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하고부터이다. 그런데 그림책은 아이들만 보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나 또한 목소리가 흔들리고 격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왜 우리 어른들은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만 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림책을 통한 순수한 아름다운 마음이야말로 정말 우리의 아이들과 어른들도 간직해야만 하는 마음의 소리인 것 같은데 말이다.
하늘로 올라간 달빛 물고기는 베르샤유 아저씨의 외로움과 그의 따뜻함이 잘 느껴지고 있어 읽고나면 아련한 가슴 아림이 남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넓고 아름다운 정원에 정원사 베르샤유 아저씨의 궁전이 있다. 거기서 가꾼 채소들은 아저씨의 정성 속에서 싱싱하고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데 채소밭에 물이 많이 필요했기에 아저씨는 멀리 있는 우물의 물을 기어 나르기가 힘들어 우물을 파게 된다. 콸콸 콸콸 물이 나오게 된 우물에서 아저씨는 달빛이 비친 물고기에게 마음을 주고 맛있는 채소들을 준다. 어느 날 햇볕이 따사롭게 되자 우물물이 말라 달빛 물고기는 보이질 않고 낙심한 아저씨는 넘어지다 하늘로 올라가 구름 속에 있는 물고기를 보게 된다. 밤마다 창가에서 물고기에게 말을 걸지만 점 점 말라가는 친구를 걱정하다 드디어 베르사유 아저씨는 야채를 가득 단 풍선을 하늘로 올리게 된다. 점점 통통해 지는 물고기를 보며 흐뭇해하는 아저씨는 계속해서 물고기에게 맛있고 싱싱한 야채를 보내 주겠다고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아저씨는 얼마나 외롭고 심심했으면 우물 에 비친 달빛 물고기 그림자에게 마음을 주었을지 그의 외로움이 잘 느껴진다. 원래 보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건가? 날씨도 비가 오고 울적할 때 이 책을 보니 왠지 베르사유 아저씨가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림자에 불과한 물고기에게도 마음을 주고 정성을 다하는 아저씨의 따스함이 울적한 이 장맛비를 이겨낼 힘도 줄 것 같아 읽고나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