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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우리는 불륜이라는 단어를 금기시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책에 따르면 그럼에도 부부 일곱쌍 중 한쌈 꼴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불륜을 경험하게 만드는 그 심리는 무엇일까? 적어도 한 케이스에서 만큼은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무지 행복하고 복받은 여자라고 볼 수 있다. 삼십대 초반에 아름다운 미모, 일이나 가정에서 완벽한 남편, 사랑스런 아이들, 기자라는 직업. 무엇하나 모자랄 것이 없는 여자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오늘, 나는 모든 것이 변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과 평생 모든 것이 지금과 똑같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 갇혀 있다." - 14 페이지
저 기분, 나도 뭔지 알 것 같다. 아무튼 무엇이 원인인지 뚜렷하지 않은 채 우울증 비스무리한 것에 빠져 지내던 중 학창시절 남자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불륜에 빠진다. 그 남자친구는 현재 정치인으로 성공해 있다. 여자는 이 일로 자신의 생활에도 변화가 와 모든 것이 달라졌으면 하고 바란다. 여자의 불륜에 대해 남편은 알고 있으면서도 사랑으로 감싸준다. 여자는 스스로 불륜을 끝낸다.어떻게 보면 너무나 복에 겨운 여자 한명이 평화로운 일상이 무료해 이런저런 일탈을 자행하는 모습이 삐딱하게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뛰어난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로 인해 남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강건너 불구경이 아닌 것이다.
"마침내, 체념하는 시기. 남편은 일에 파묻혀 집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내는 필요 이상으로 긴 시간을 아이들 보살피는 일에 몰두한다. 우리부부는 지금 이 단계에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기꺼이 할 것이다. 사랑만으론 충분치 않다. 남편에 대한 열정을 되찾아야 한다. 사랑은 그저 감정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예다. 그리고 다른 모든 기예와 마찬가지로 사랑에도 영감뿐만 아니라 큰 노력이 필요하다." -- 262 페이지
결국은 사랑 얘기다. 불륜을 통해 사랑을 알게 되고 진리를 찾는 과정을 들려주는 이야기. 사랑만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을 물리칠 수 있고 진리에 가까워지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오늘은 우리 부부의 8주년 결혼기념일. 이 책 읽기를 오늘 끝마친 것에는 마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무언가 가르쳐 주기 위한 계시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