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문학 스캔들 - 불꽃 같은 삶, 불멸의 작품
서수경 지음 / 인서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 그러나 그 여러 가지 버지니아 울프의 얼굴들 중에서도 가장 한결같은 얼굴은 서평, 에세이, 일기, 편지, 강연 등의 엄청난 작업량을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계속했던 완벽주의자, 프로의 모습니다. 그녀의 남편도 "나는 다른 어떤 사람도 버지니아보다 더 집중해서 이렇게 끈질기게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증언한 적이 있듯이, 그 고통스럽고 변화무쌍했던 삶 속에서 그녀가 남긴 작품들의 양을 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기분이 들 정도로 방대하다."
-- 112~113쪽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한권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고 나면 그 작가의 다음 책을 찾아보게 되고, 작가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싶어지고, 어떤 배경에서 이와 같은 작품이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영미문학계의 거장들의 숨겨진 삶과 의미들,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그들의 책에 반영되었는지를 소개해준다.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적절하게 골라진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개된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한번씩은 들어봤음직한 쟁쟁한 작가들이다. 버지니아 울프, 아서 밀러, 헤밍웨이 등등등. 내가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고 하여도 유명한 작가들의 모든 책을 읽어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과 같이 유명한 작가들의 사생활과 일화들을 그들의 작품들과 연계하여 소개해주는 글들은 정수를 뽑아내 술술 흡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역시 소개된 책들 중 읽어본 책이 오히려 찾기 힘들 정도였지만 읽어본 사람끼리만 말이 통한다는 식의 위화감이 들지 않게 작가들의 사생활과 잘 버무려서 보여주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또한 그동안 내가 터무니 없게 갖고 있던 어떤 작가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주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면 위에 인용해 놓은 버지니아 울프이다. 그저 심약하고 예민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하여 몇몇의 위대한 작품만을 가까스로 남겨놓았을 것이라는 편견을 왜인지 모르게 갖고 있었는데, 실상은 매우 성실하게 글쓰기를 해나간 강인한 여성임을 알고 놀랐다. 스스로의 정신병을 극복해내려고 노력한 진정 강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글에 소개된 모든 작가들은 자신들만의 어려움, 컴플렉스 등을 깨치고 나가기 위해,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사후에도 높이 평가되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들 개개인의 "스캔들"에 관심을 가져본 것이 매우 큰 의미가 있었음을 깨달은 의미있는 독서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