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데이비드 수실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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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의가장자리
#데이비드수실로
김충호_옮김
#북하우스

<477p><별점 : 3.5>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저자 : 데이브드 수실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경과학자.
컬럼비아대학 계산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고, 구글 브레인 연구팀과 메타 리얼리티 랩스에서 수석과학자로 활동.
현재. 스탠퍼드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


저자의 이 이력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천재구나.

그 앞에 붙은 이력을 보면 다시 놀라게 된다.
어린 시절 약물 중독에 빠진 부모 아래에서 지내다
보육원과 친척 집에 잠깐씩 거주하지만
다시 기숙 학교로 보내진다.
-기숙 학교라 읽고 보육원과 다를 바 없다로 이해하면 된다.

부모와 누나 에스터와 저자 4가족에서 곧 아버지는 떠나고 3가족이 된다.
엄마는 간호사가 되려고 노력하는듯했지만,
곧 삶은 다시 무너졌고 그들은 보육원에 보내진다.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그가 익힌 것은 그것이었다.

잠깐씩 엄마가 그들을 데려왔었지만 곧 다시 보육원에 보내진다.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외조모가 그들을 키워줄 것이라 희망을 품었지만
그건 그저 그들의 소망일 뿐이었다.

삼촌이 보육자로 나섰으나 누나와 데이비드 모두가 아니었다.
누나는 좌절했다.
부모와의 삶에서 데이비드를 지킨 것은 누나라고 했다.
그러나 언제나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사랑받는 존재는 데이비드라고..

억눌렸던 감정을 어찌할 줄 몰랐던 데이비드를 감당하기 힘들어한 그들은
데이비드를 무료인 기숙학교에 보내기로 한다.
데이비드는 다시 보육원에 보내진다고 생각하니 끔찍했지만,
그들의 결정을 돌릴 수 없었다.

다시 시작된 홀로 살아남기.
하지만, 그에겐 천재적 머리가 있었고 교육의 기회가 찾아왔다.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고모부 내외와의 왕래도 있었다.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괴로워하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인연들이 생겼고, 결국 대학 입학을 하게 된다.

대학부터 쭉 편안할 거라 생각했지만
종종 수렁에 다시 빠진다.
다행스럽게 때때마다 도움의 손길이 생기고,
뛰어난 머리로 직장을 구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데이비드와 달리 에스터는 계속 수렁에서 헤맨다.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당함과 억울함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종종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민하고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 그녀의 장점은
그녀를 살리는 재능이 아니라 괴롭히는 재능이 되고 마는데..


꽤 성장하고 보육원 친구들을 만나러 간 데이비드.
말썽 왕에게 리더쉽이라 명명해줘서였을까?
그 힘든 환경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은 친구도 있고
누군가는 감옥에 누군가는 길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그들의 삶은 그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순간순간 이어진 행운이 더해진 것일까?

누구도 같은 삶을 살아내지 못하기에 비교가 불가능한 인생.
누군가의 인생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인연이 되길.


생물학적 뇌 같은 신경망에서도 ‘카오스의 가장자리’라고 부르는 상전이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계산을 지원하는 풍부한 전기적 구조의 출현을 촉진하는 마법의 영역으로, 여기에서는 기억이 얼음처럼 굳어졌다가 물처럼 흐르면서 생각을 새롭게 빚어낸다. 경직성이 지나치면, 우리는 결정체가 되어 배우거나 적응하지 못한다. 카오스의 정도가 너무 심하면, 심경 패턴이 분해되어 목적을 잃고 만다.
나의 유년 시절은 완전한 카오스였지만, 보육원 생활은 급다 더 해로운 경직성을 강요했다. 그래도 대학에 다가가면서 내 삶이 가능성이 가마솥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은 내 미래가 카오스의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장소였다. 277-8p

파란만장한 과거 덕분에 내게는 세상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생겼다. 한때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처럼 보였던 바로 그 혼돈이 힘과 회복력, 그리고 무엇보다 창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 나는 이 순환 네트워크들이 카오스의 가장자리에서 작동할 때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듯, 나도 내면의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루어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413-4p

나는 누나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또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 비교적 온전하게 살아가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에스터의 삶이나 내 삶의 큰 흐름을 내가 과연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은 소소해 보이는 결정들과 간헐적인 진전, 행운과 불운이 서서히 쌓여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모든 새로운 순간은 보이지 않는 무수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이 요인들은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했던 선택과 기회를 제공한다. 451p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과학자의생애 #에세이 #신간도서 #삶의선택 #부서진유년에서과학자의자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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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워크플로우 - 같은 AI로 다른 성과를 내는 단 하나의 변수
로사장(김다솔)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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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워크플로우
#로사장_김다솔
#필름
#띵북서평단


<363p>

Meta에서 출시한 Agnet AI MUSE로 다시 들썩이는 ai의 세계.
나 대신 내 보험을 진단하고 계약까지 해준다는데 나는 지금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여전히 초록색 검색창 대신 사용하는 수준인가?
다만, 초록 검색창보다 성능이 좋아서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얻는 정도?가 달라진 점?
(제가 이렇다고요 ㅠㅠ)

그런데 누군가의 ai는 자신을 대신해서 24시간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
무슨 일을 ❓어떻게❓

예전에 한 팀이 몇 달 동안 해야 할 일을
직원 1명이 일주일 내에 전보다 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든다는데..
어떻게❓

내가 사용하는 ai와 그가 사용하는 ai가 달라서일까?
나는 무료로 사용하고 그는 유로로 사용해서?

물론, 유무료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난다.


ai를 처음 만났을 때, 학습 시키는 일!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한다.
✔️ 일단 나를 학습 시키는 것. story
내가 하는 일. 내가 하는 일의 목표. 내가 원하고자 하는 일에 가기 위한 데이터를 학습 시키는 것을 선행해야만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당장 원하는 결과값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선택하는 일이 무한대로 늘어나서, 일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진행해야 할 것은
✔️ 목표를 알려주는 것! Why
무엇을 만들 것인지(what) 어떤 방법으로 만들 것인지(how)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지(why)를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요청+ 어느 선까지인지 가드레일까지 설정. / why의 역할을 나눔 (설계자, 실행자, 검수자) <- 프로젝트 기능 활용


✔️가장 적절한 ai를 찾고, ai에게 맡길 업무를 정할 것. Native
모든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것 가능할 수 있지만, ai가 해야 할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
반복되는 단순 업무는 ai에게 선택은 사람


✔️스스로 이어지는 구조. cycle
일의 시작 타이밍부터 정확한 지시로 매번 일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다만, 적절한 타이밍에 사람이 검토할 것. 같은 피드백에 대해서는 매뉴얼로 남길 것.


반복해서 하던 일을 ai에게 넘기고, 그 덕분에 생긴 여유의 시간은 하고 싶었지만 계속 미뤄온 일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ai가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하게 되는 세상이 올까?라는 두려움에 묶이지 말고, 내가 품은 생각과 노하우 또는 질문들을 모아 세상에 내놓는 것을 먼저 해보자.

ai 덕분에 그 문턱은 누구나 넘을 수 있게 됐고, 그 비용 또한 저렴하니
모두에게 열린 기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ai잘쓰는기술 #누구나사용하는ai #ai로성과내기 #신간도서 #교양서적 #업무자동화 #직장인추천도서 #ai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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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건 없는지 잊은 건 아닌지
이꽃님 지음 / 이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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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책마다 울림을 주는 이꽃님 작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죽이고 싶은 아이> 등
출간되면 바로 읽곤 했는데 이 책은 출간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큰 출판사가 아닌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작품은 마케팅이 참 힘들다.
온달 @anotherme.ondal 님이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1940년 경성역
12살까지 청계천 거지 움막에 살았던 17살 용이는 또래보다 체구가 작다.
덕성 여관의 쪼잔하고 인색하고 간사한 주인 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고 있지만, 이렇게 때론 부업으로 가방을 훔치는 일을 하곤 한다.

쉬운 먹잇감처럼 보인 모던보이의 가방을 들고 튀는데..
어라?
겁나게 잘 뛴다.
내가 더 잘 뛰어야 하는데..
모던보이도 잘 뛴다.

ㅈ 됐다. /😳 난감 1

하필 역에서 기영이 형을 만난 것도 찜찜하다. /😳 난감 2
안색이 영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나에겐 가족 같은 사람인 기영이 형.
나를 거지 소굴에서 이 여관을 소개한 사람이다.
나의 안위를 살피는 유일한 사람이다.

모던보이에게 잡혔다. 😳 난감 3

가방 안엔 돈이 아닌
끈에 묶인 종이 뭉치와 총 🔫이 🫪 들어 있다. 난감 4

자기 가방이 아니란다. 😳 난감 5

순사가 부른다. 🥶 난감 6

모던보이가 가방을 찾는다고 덕성 여관에 머무른단다. 😩 난감 7

민족 말살 정책이 시행되었던 1940년대.
일본은 창씨개명 정책을 펼친다.
학교에선 한글 사용을 금지했고,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생겼다.

인력거꾼으로 돈을 벌어 가족에게 송금하던 기영이 형은 이름을 바꾸는 대신 일자리를 포기한단다.

그리고 보니,
가방 속 종이에 창씨 어저꾸 저쩌구 쓰여있었다. 😨

창씨개명을 금하라!
기미년 만세를 외치자!

큰일이다.
숨겨야 한다.

그런데 모던보이가 자기 가방을 찾을 때까지 나를 괴롭힐 모양이다.

기영이 형은 사라지고,
가방의 행방을 위해 엮기고 싶지 않은 누렁이와 딱지와 거래를 하는데…

잘못이 있다면 조선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닌가. 어째서 형이, 어째서 저 소녀들이, 조선이 사라지는 동안 숨죽이고 지켜보기만 했던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일을 해야만 하는 거지?
“해서, 이제 어쩔 게냐. 하늘을 탓하고 조국을 탓하고 부모를 탓한 다음 그다음은? 또 무엇을 탓할 게냐.”
“이건 너무 불공평해요.”
“세상이 왜 네게 공평해야 하느냐? 네가 세상에 무얼 했다고? 네가 하는 일이라곤 불공정하다 세상에 욕지거리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더냐.”
“그래서, 그래서 형한테 그러라고 시키셨어요?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니 형더러 목숨이라도 바치라고 하신 겁니까?”
“나는 그저 세상이 제 삶을 흔들지 못하게 하라 일렀을 뿐이다.”
“사람들은 다 흔들리고 망가지면서 그렇게 살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지. 해서? 너도 흔들리고 부서지고 싶으냐.”
“삶이고 지랄이고 나는 그런 거 몰라요!”
“모르니, 생각을 해야지. 막막하니 눈을 떠야지. 네 삶이 아니더냐.”
“내 삶이란 게 대체 뭔데요?” 201-2p / 요약

자신의 삶의 여건과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보석처럼 만드는 인물들이 있다.
<아코디언>의 동이와 겹치던 기영이 형.

+ 민족 말살정책으로 우리말 우리글을 없애려던 시기의 이야기로 한글날 읽기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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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일기
권남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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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
저자는 번역 일로 한 아이를 키운 사람이다. 딸을 훌륭하게 키웠고(딸도 엄마의 영향으로 일문학? 을 전공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음. 암튼 일본 관련 전공으로 기억) 반려견 나무의 평생을 잘 지켜주셨고, (나무에 관한 에세이도 있음) 이 책의 바탕이 되는 일본 한 달 살기 전에 어머니의 노년을 열심히 지켜드리다 이별한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달려온 인생이다. 얼마나 분주했을까? 혼자서 다 감당하기 힘들었을 때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버티셨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저자처럼 따스한 마음의 딸이 엄마의 한 달 살기 일탈을 지지하며 쏜 돈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같이 뭉클~

그런데 작가님
이렇게까지 길치라고요?
구글맵을 보고 따라가는데 길을 못 찾는다고요?

스마트폰이 있는 시절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지도 보고 여행 다니던 시절에 여행을 떠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저자의 길 찾기.. 🤣
그런데 그 시절에 딸 데리고 여행 다니셨는데??
여행 주도자로 힘듦을 딸에게 넘기셨다고 하셨는데..
흠…
작가님 주도로 다니던 여행에서 힘듦의 몫이 과연 주도자인 작가님 혼자만의 일이었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

작가님을 사랑하는 지점은
언제 어디서나 유머를 잃지 않으신다는 것!

저자가 걸어온 인생에 투덜거림만 가득해도 모자란데, 저자의 에세이엔 유머가 가득하다.
문장을 읽으며 언제 유머가 나올지 몰라 모든 문장 중간에 유머가 숨어져 있는 느낌?
저자의 문장을 읽을 때 일렁이는 느낌은 바로 그 때문일 터다. 힘든 순간에도 놓지 않는 유머. 아마도 저자가 살아온 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저자는 언제나 자신의 삶을 직선으로 펼치고 싶어 한다는 애씀이 보인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삶의 고난과 기쁨 속에서도 최소한 평균을 유지하려는 감성. 기쁨의 에너지를 오래 간직하며 고통을 이겨내는 저자의 힘 덕에 저자의 에세이는 늘 내게 힘을 준다. 글로 만난 저자는 외유내강.

한 달 살기 다녀오셔서 한 달 아프셨다는 저자가…
연금을 해지하고 두 달 살기를 하고 오셨다는데…
그 후가 궁금하네. 🤔

+ 그런데 번역을 완전 손에 놓고 지내시지는 못하시는 저자.
일본에서도 스벅 출근 번역. 그리고 아마도 이 책의 기반을 다지는 글을 쓰셨던듯. 직업병이신가요;;

저도 그 방학이 필요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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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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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내내 서울에서만 살았던 재이.
앞집 아줌마랑 옆집 아줌마가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모습.
아래가 뻥 뚫린 재래식 화장실이 존재하고, 방치된 죽은 주가 골목 가장자리에 있는 동네.
가출과 집에 돌아오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고등학교 진학이 옵션인 학생들이 있는 동네.

우범지대에 사는 모범생이었던 재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처음 새로운 세상을 체험한다.

같은 동네 아이들로 구성된 중학교까지 알 수 없었던 세계.
부모의 돌봄을 받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삶을 사는 아이들을 처음 만난다.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선생님을 고등학교 때 만나고,
장학금이라는 제도에 안내를 받아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꽤 괜찮은 대학에 진학하고,
재단에서 받은 장학금을 계기로 입사에 성공하고,
결혼도 하고 부동산과 투자에 성공하면서 한강이 보이는 집에 안착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타인의 기쁨과 슬픔에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그들이 체화된 문화 자산과 교양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이런 건 어떻게 알게 되는 걸까?
누가 알려주는 걸까?

조여정 배우가 장례식장을 처음 갔을 때
큰절하라는 조언에 사극에서 했던 큰절을 하려는 배우의 팔을 곁에 있던 분이 잡아챘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었다.

살면서 내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는 것들이 있다.
그걸 어른들은 가정 교육이라고 말한다.
태어나는 환경을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거기에 더해지는 많은 것들까지 감수해야 하는 억울함.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떤 집은 가족 간의 사랑이 있고,
어떤 집은 그렇지 않을까?
그마저도 자녀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가족 간의 분위기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혼자의 삶만 떼고 보면 성공한 삶이지만
재이는 여전히 가족과 엮여 마음의 부침을 감당해야 한다.

재이에게 마음의 평안이 주어지는 날이 올까?

사실 나는 어디서나 잘 적응해왔던 게 아니라 잘 버렸던 것이다. 나는 과거를 버리고 가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실수와 무지의 경험도, 그때의 교훈도 반성도 다 버리고 앞으로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다. 삶은 연속된 실선이 아니라 뚝뚝 잘려 제각기 떠도는 점선들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지금 내가 여기 있을 수 있는 거고. 그런데 껍데기만 끌고 온 것 같다. 내 안은 텅 비었다. 아무런 개성도 매력도 존재감도 없이. 45p

제 나이로 보이는 것, 직급에 걸맞은 것, 직무와 어울리는 것, 내가 소속된 회사의 규모와 이미지에 부합하는 그런 것들. 자연스러움은 배우거나 연습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었다. 누구나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데 자연스러움의 냉혹함이 있다. 95p

사회과학 도서를 읽고 자기만의 이야기만 남기시면 될 거 같은데..
자기의 이야기에 사회과학 도서 이야기를 많이 남기셔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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