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숲에 갔다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한테 치통이 올 때마다 너를 패줄 거야.” 39p
그 이후 이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은 ‘치통’이 되었다.

어머니가 전하기를, 형은 부엉이가 울고 나무들이 달려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 말을 전하며 어머니는 요양원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30p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며 살았던 형이 사라졌다. 변호사인 하인은 형을 찾으러 지방으로 내려간다. 형의 마지막은 숲 관리인이었다고 했다. 형이 6개월 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2주 전부터 근무했다는 박인수는 전임자가 남긴 스도쿠 빼고 아는 게 없었다.
연구소 직원의 정보로 이 고장에서 오래 있었다는 세탁소 주인과 서점 주인들을 찾아가 봤지만, 형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때 벌목꾼들과 사람들이 북적이던 이 고장은 연구소가 이전하고 입산 금지된 이 시점엔 한가하기만 하다.
이 고장에서 유일한 술집인 곳에 앉아 이 고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낸 하인은 식사 겸 술을 한잔하고 숙소로 향하는데 강한 불빛을 마주하고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알콜릭에서 겨우 벗어나 살아가는 박인수에게 술을 권하는 진.
그에게 직업을 권유한 대령은 과연 실존 인물일까?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박인수의 허상일까?
그에게 들리고 보이는 건 현실일까? 망상일까?

진이 키우는 부엉이는?
사택 밑의 지하실의 용도는?
숲과 연결된 지하실의 문은?
숲에 대해 캐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건 하인 형제뿐일까?

“가족보다 지독한 관계요?”
“가족이라고 모든 비밀을 다 아는 건 아니니까요. 가족도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어서 내키지 않게 유대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예요.”
“그 비밀이 이 마을에 계속 살게 한다는 거죠?”

한 모금만 마시겠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줌으로써 그를 더없이 자유롭게 했다. 양을 결정하는 사람은 전적으로 자신이었다. 그것은 그의 권한이었다. 동시에 그런 자유로움이 일종의 망상이라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거기에서는 어떤 종류의 위안이 있었다. 216p

운명을 만드는 것은 과거였다. 과거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현재 속에 중첩되고 현재를 간섭하다가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과거와 현재가 있기 때문이었다. 224p

진 선생과 나눈 대화에서 그가 알게 된 점은 하나의 진실이 있으면 어디에든 또 다른 진실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었다. 그가 알아야 하는 진실에는 끝이 없었다. 그것은 진 선생이나 이 마을에 대해서만은 아니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358p

추리소설의 문법으로 책의 1부를 연다. 그 기법은 책 속에 독자를 끌어들이는 데 탁월한 전략이다. 책의 중반부가 넘어가면 점차 추리소설의 문법이 흐려지며 점점 혼란에 빠진다.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것 중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까? 인간의 탐심과 중독에 빠진 자들이 얽힌 이야기들 속에 사실 규명은 점점 어려워진다. 사무장이 사실을 밝히는 자로 쓰일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그는 그저 직장 동료 한 명이 증발했을 뿐인 사건을 경험했을 뿐이다. 이미 사무장으로 유능한 그는 언제든 다른 파트너를 만나면 되는 상황.

숲속으로 들어간 박인수도 부엉이와 나무들의 공격을 경험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빵충 사육 준수 사항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8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히 말하건대 이 소설은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박찬욱으로 닫는다.
야심 차다. 살면서 읽은 가장 재미있는 책.”


내가 이 책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서국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라는 수식어 하나였다. 내용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고 텍스트를 좋아하지만 대충 읽는 습성으로 책의 제목에 ’빵‘만 머릿속에 넣은 상태였다. 충과 사육은 지운 상태로 읽은 사람. 🫣

책을 덮은 후 띠지의 남궁민 님의 책 요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평생 트럼펫 연주만 하던 정한은 이 연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근근이 산다. 그의 곁엔 보살 여친 유진이 있었으나 6년간 흐지부지한 생활을 하는 정한에게 마지막을 경고하는 질문에도 정한은 트럼펫을 선택한다. 그녀가 떠난 후에 그녀가 아닌 유진이 던진 대마의 잎을 줍는 것을 택한 정한. 😮‍💨

밴드의 멤버들 사이를 고려하여 양보를 택하는 정한은 자신보다 분쟁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상황으로 피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런 그의 선택이 과연 양보나 배려였을까? 결국 밴드에서도 유진에게서도 팽~당한 정한은 유진이 마지막 선물로 남겨준 취업지원센터의 권유로 귀농을 하기로 한다.

논산의 땅을 매입하고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무작정? 그렇게 다짜고짜? 🤷‍♂️ 농사가 그리 쉬운 줄 아나?
누구의 도움 없이 시작한 농사는 고되기만 하다. 동네 사람들의 인심을 사는 것도 농사일을 하는 것도,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도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고된 일 끝에 그가 손에 쥐는 건 근육통? 뿐인 상황… (이 노력과 시간을 들여 아르바이트를 진즉 했었으면…)

3년여의 딸기 농사 망~ 이후엔 앞날이 더 막막하다. 5년 후면 원금도 갚아야 하는데…

그 앞에 빵충을 키우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제안된다. 나라 지원 산업으로 새로운 먹거리 신개발 식용 곤충 육성을 통한 농가의 신소득원 발굴을 추진한단다. 신개발유용곤충육성 분양 지원 사업.

방토를 키우던 넉살 좋은 오경혜, 서울대 의예과(?)를 나왔다는 안영돈, 부농의 아들 신정수, 젊은 부부인 정소율과 강주원이 새사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빵충을 키우는 일을 하게 된다.

번데기 직전까지만 키울 것. 번데기로 변하는 순간 폐기. (이유는 맛없어서..라는데…)
개량 금지, 사육 환경에 소음 통제 및 유지할 것, 성충 사육 그지 등의 준수 사항을 꼬옥 지키란다.

유행의 바람을 타고 쏠쏠한 돈벌이를 하는 이들.. 그러나 곧 우후죽순 너도나도 빵충을 키워 가격이 뚝 떨어지고 고생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은 다시 적어지는데… 다들 죽는소리 와중에 혼자 위기는 기회라는 안영돈. 절대 금지라는 개량을 해서 자이언트 빵충으로 혼자만 돈방석에 앉는 일이 생긴다.

사람들의 수요는 이미 발생했고, 자이언트 빵충을 혼자 생산하는 독과점 업체가 된 안영돈.
나머지 사람들이 힘을 합쳐 그를 공격했지만, 결국 로열티를 내고 그를 왕좌에 앉히는 일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왕을 모실 수 없었던 그들은 다시 공모를 하는데 자기들만의 자이언트 여왕을 만드는 것!
성충에 대한 위험성을 이미 경고했지만, 그들은 포기할 수 없었던 그들이 선택한 것은 마을과 떨어진 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양미주 집을 선택하는데…

더 높은 생산성과 효율을 위해 설계된 자연. 생산을 목표로 한 곳에서는 당연한 이치였다. 모든 것이 인간을 위해서만 조작됐다. 172p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가독성도 좋고 흡입력도 좋다. 마지막의 엔딩은 갸우뚱~하긴 했지만… 그래서 그 빚은 어찌 되는 건가요? 책 이후의 이야기가 더 무서울 수도… 🙄

인간이 문제야.. 😮‍💨

안전가옥스러운 책이었음.
책을 다 읽고 출판사 확인한 1인.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 #장편소설 #영화같은소설 #거장3명의작품이하나로 #탐욕 #욕망 #먹는걸로장난치기없기 #식용곤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229p><별점 : 5>

나는 사투리를 사랑한다.
공동체의 힘을 믿는다.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출간부터 지금까지 매해 겨울이면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는다.
아직까지 내 기준 한국 소설 중 재미 면에서 1등이다.

<찌니주의보> vs <아버지의 해방일지>
재미만으로 본다면 <찌니주의보> 승!
대중적은 측면의 인기를 예상했을 때는 후자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정지아 작가가 어머니 돌봄의 이유로 구례에 내려와서 드디어 장편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첫 작품이 <아버지의 해방일지>였고, 10년이 넘게 살면서 찐 구례인이 되어 나온 작품은 <찌니주의보>다. 사투리에 흠뻑 젖은 이야기는 전보다 유머 포인트가 많지만, 그만큼 어떤 이에겐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사투리는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직설적이고 날카롭고 더 과장되어 표현한다.
고맥락은 쿠션이 아니라 돌려까기 또는 지나친 과장까지 더해져 후벼판다.
하지만, 이들이 이 말이 생활 언어다. 사투리를 표준어로 번역하여 해석하면 불편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들에겐 그게 보통의 언어다.

시골은 시계가 천천히 간다.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시골은 변화가 느리다고..
어느 지역은 아직도 구한말을 살고 있는가? 싶은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


마을의 평균 연령이 78세. 60세 이장이 청년, 그의 아내 쑤언은 40으로 이 둘의 힘으로 낮춘 평균 연령이다. 그 평균 연령은 72세로 확 낮춘 인물들이 마을에 터를 잡았으니, 키가 크고 늘씬한 성진과 작은 혜진이다. 이 낯선 이름을 외우기 어렵기에 마을 어른들은 큰 찌니, 작은 찌니로 부르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과 크게 어울려 지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하게 왕래하는 어른이 생겨 그럭저럭 마을에 자리를 잡은 찌니들.

그런데!

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랴 레지.

구례 바닥서 다방 구겡 못헌 지가 십년도 넘었그마 레지는 먼 놈의 레지! 새 레지가 왔으먼 나가 모를 리가 없제. 구례 바닥서 나 안 거치고 물장사가 되가니! 20-21p / 자랑이유 한씨 아재.. 🤦

여자끼리 그럴 수가 있는감?30p

당장 쪼까내세! 32p

겨우 피해서 온 곳에서 또다시 휘청거리는 찌니들. 여전히 찌니들은 대처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 가장 가까이 지냈던 장씨마저 그들을 외면하니 이 마을에서도 떠나야하나?

남자여자 거시기허는 것은 안 거시기허고 여자끼리 거시기허는 것은 영 거시기한갑소이? 45p
쫌 글잖애.
사램 사는 거사 다 제각가이제. 사램이 밥만 묵고 살가니? 코쟁이들은 밥 안 묵고 살아도 우리보담 키도 크고 덩치만 좋대. 고것은 거시기 안 헙갑제? 45-46p

지금은 곁에 없는 한없이 자기 곁을 지켰던 시어머니 양촌댁에게 배운 찰진 한국어로 어정쩡하게 대처하는 이장에게 쏘아대는 쑤언의 지지와 찌니들의 지인 기화가 닭 양육을 이 마을에 맡기게 되며 다시 집 밖으로 찌니들이 나오게 되는데…



느그들이 난 년들이다, 난 년들이여. 한 년이 아프먼 딴 년이 밥이라도 채릴 것 아니냐. 225p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열린 사고를 품는 시골 어른들.
어른들은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습득이 늦는 편이니까.
그들이 경험할 때까지 조금 기다린다면 언젠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날이 온다.
국적, 나이, 성별, 성정체성은 달라도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죠. 생각은 같잖아요.
우리에게 불가능은 없다네, 푸른 꿈을 펼쳐나갈 내일이 있으니까~ (가사 변형. 김성희 / 세계는 친구/이 노래 아는 분이 있으실랑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위아더월드 #우리는친구 #사투리 #한국문학 #장편소설추천 #사투리가득 #말맛 #사투리의말맛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더 우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우먼 #TheWomen
#크리스틴해나
공경희_옮김
#알파미디어 @alpha_media_books

<631p> <별점 : 3.8>

베트남 전쟁 이야기.
가독성이 추리소설급.
정말 작가님의 능력이란! 👍


아일랜드 이민자로 자수성가한 아버지.
상사의 딸과 결혼해 재산과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부동산으로 유산을 세 배나 늘린 능력자다.

아버지의 집무실 벽 한 켠.
가족사를 보여주는 사진. 군복을 입은 집안 어른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메달과 훈장, 사진 기사 등
그 사진에 군복을 입은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는 몸이 허약해서 부적합자로 분류되었다. 아버지는 대화 중 늘 ‘군의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냈고, 군 부적합자인 자신은 다른 것으로라도 뭐라도 이루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군 복무를 하지 못했지만, 그의 아들 프랭키의 우상인 오빠 핀리가 바로 그 일을 수행하려 한다. 해군인 핀리가 베트남 참전하러 떠난다.

“여자들도 영웅이 될 수 있는데요.”

웨딩드레스 복장의 여성 사진만 있는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오빠의 해군 친구인 라이가 한 말이다.
여자들도 영웅이 될 수 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학교에 진학하고 오빠에게 꾸준히 편지를 썼다. 이 일로 조국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오빠가 있는 곳에 프랭키도 함께…

파병 간호사 지원.
하지만, 베트남엔 오빠가 없었다.
유해도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소식.
헬기에서 격추당했다고 했다.

네이팜 화상에 시달리다 그녀의 품에서 죽은 아기.
피투성이 진흙탕에 세운 가대 위에서 죽은 사람들.
십대도 벗어나지 않은 소년병들.

도저히 떠날 수가 없어 연장하여 베트남에 남아있는 동안
그녀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사고로 떠나는 것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귀국한 나라와 가족은 그녀에게 ‘환대’를 해주기는커녕, 조용히 지내라 했다.
간호사의 자리에서도 변기통을 비우는 일 정도만 하라고 했다.

포화 속 매일 전쟁과 같은 삶을 살았던 프랭크에게 주어진 고요함.
부모님조차도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싶어 했다.
베트남이 아닌 이태리에 다녀온 것처럼 말했다.

아빠가 자랑스러워 했던 군 영웅에 왜 나는 없을까?
파병의 사실을 왜 숨겨야만 할까?
재향군인회에서도 거부당했다.

아무도 베트남 전쟁에 여자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현실에 발 붙일 곳도, 지속되는 전쟁의 잔영에서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베트남 사람들도 고초를 겪고 죽어요.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지난주 어떤 마을 전체가 폭격 당해서 화염에 휩싸였어요.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이곳에서는 누가 적인지 명확히 알 수 없고, 정글의 저격수들이 우리 병사들을 죽이는데 그들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는 이유였어요. 늘 겁에 질려 있는 것은 위험한 일이죠. 196p

잘 생각하고 행동하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생활하면, 고통과 비탄을 더 따뜻한 감정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뭐든 전쟁, 상실,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과 거리를 두면 가능했다. 381p

어느 쪽이든 묻지 않을 셈이었다. 자신의 실패들을 파악하니, 타인을 평가하고 싶지 않았다. 586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새들의 사회성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들의사회성
#편혜영
#문학동네

<269p> <별점 : 3.8>

작가님 유머 연습 어디서 하신 건가요?

📍우리가 가는 곳
가정 폭력을 피해 실종되는 것을 선택한 여자.
그 여자의 실종을 돕는 사람.

증발은 쉽게 선택할 일이 아니다. 여행하듯 낯선 곳으로 며칠 잠적하거나 짐을 꾸려 가출하는 것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증발은 익숙한 세계에서 지워짐으로써 이제까지 삶에서 누리던 모든 것과 단절되는 일이다. 21p

📍새들의 사회성
은행 atm기 옆에 있던 지갑을 주었을 뿐인데…
사채보다 더 심한 금액으로 부풀려지는데…

📍포도밭의 묘지
상업 고등학교 동창인 한오, 수영, 나, 윤주
은행에 취업한 한오는 야간 대학까지 다니며 열심히 사는데, 그가 배정받은 업무는 글씨 쓰는 업무였다. 곧 사람이 하지 않는 일이 되어 버리는 일에 배정되었던 한오는 뒤늦게 은행 창구 업무에 배정을 받았으나 경력만큼의 능숙함이 없는 상태였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지만 시작이 부족하다고 세상의 규정했다.

그 시절 우리는 모두 비슷한 모양의 방석을 깔고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인생의 어느 시기가 되면 알아서 다른 자리를 찾아갈 줄 알았다. 그때 우리가 가능하리라 여겼던 인생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애초에 그런 것이 있기는 했을까. 104p

📍초록 스웨터
엄마가 떠나고 영주 이모의 집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았다. 기숙사 입주하는 날 커다란 짐을 입구까지 옮겨주었다. 가끔씩 찾아와 만나기는 했지만 점점 그 연락도 뜸하게 됐다.
몇 년 만에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온 영주 이모는 나주 이모를 찾아가자고 했다. 엄마에게 갚을 빚을 받으러 가자고 했다. 영주, 나주, 성주. 세 사람 모두 지명의 이름을 갖은 친구. 거기에 성주의 딸 경주까지..
엄마가 뜨다 만 초록 스웨터를 짜 내려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멈춰 있을 때 생겨나는 것도 있어. 131p

나는 여전히 엄마가 잡아준 손의 느낌을 기억했다. 삶에 냉담해질 이유가 많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그 기억 때문이었다. 135p

📍아파트먼트
아파트가 뭐길래…

📍목욕
시신 기증에 자발적 서약을 한 아버지. 장례 후 1년. 기증한 시신을 찾아가란다. 😳

김한수는 줄곧 그런 게 궁금했다. 남들은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동시에 드는 연민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190p

📍자매들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형부가 죽은 걸까? 언니가 죽은 걸까?

📍남은 사람
딸을 잃고 치매가 걸린 고양이와 사는 딸 집에 의지하게 됐다.
남편이 쓰러졌을 때 경마장에 있었고, 내내 앓던 어린 손녀가 세상을 떴을 때도 슬픔으로 무너지는 딸을 목격했을 때도 그녀는 살아냈다. 이젠 혼자서 살아내는 것이 되지 않아 딸의 집에 의지한다.

일인칭의 죽음은 나 자신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죽음을 제대로 경험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죽음은 일인칭일 수 없다’는 말도 가능할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모든 죽음은 남의 것’이라는 말도 된다. 그리고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언제나 타인의 죽음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기억한다. 누군가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남겨진 사람으로 만든다. 한 명도 빠짐없이, 우리는 모두 죽음으로부터 ‘남은 사람’이다. 26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