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 1~2 세트 - 전2권 지식을만드는지식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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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생님의 4대 장편 중 하나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순으로 쓰셨다고 함.

백치는 작가가 가장 사랑한 작품이라는데 독자들에게는 가장 사랑받지 못하는 작품에 속한다. 다른 작품에 비해서 좀 지루하다고 평가를 받는다고 함. <죄와 벌>만 읽은 나는 아직 알 수가 없고;;; <죄와 벌>에 비교하면 가독성이 무척 떨어짐. 실제로 도선생의 작품 중 번역본이 가장 적다.

열린책들 / 문학동네 / 지식을 만드는 사람들
출판사를 읽은 사람들이 독서모임을 했는데 가장 먼저 번역되어 나온 열린책들 번역이 가장 읽기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문동과 지만지는 최근에 번역되어 나왔기에 많이 보완된 측면이 있다. (번역가님 상처받지 마세요~ 다른 출판사가 늦게 출간했으니까요…)

1권을 읽은 후 개인적으로 도선생을 너무도 사랑하는 김정아 박사의 번역본으로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 기회에 책 친구가 이리 지만지 출판사 백치를 선물로 선사해 줬다. 이런 감동스러운~ 🥹

미시킨 공작이 스위스의 정신 병동에서 백치와 간질을 치료하고 완쾌되지는 않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어 러시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로고진을 만난다. 로고진을 통해 아름다운 미녀 나스타샤에 대해 듣게 되는데 러시아에 도착해서 자신의 먼 친척 집인 예판친 장군 집에서 그녀의 초상화를 통해 얼굴을 보게 된다. 그녀의 얼굴에서 아름답지만 고통을 읽은 공작은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귀족의 신분이었지만 지지기반이 하나도 없었던 나스타샤는 미 애호가인 나이 든 토츠키에게 보호를 받으며 성장했지만 그녀 성숙해 아름다움이 드러나자 정부로 삼아 4년여를 즐기고 떼어 내려 한다. 결혼 상대의 물망에 오른 가냐, 로고진, 미시킨 공작

과연 그녀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가세가 기울어 가는 집의 장남이자 계산적인 현실 세계 기준으로 평범한 남자 가냐
갑부가 된 겉과 속이 똑같은 투명한 남자이지만 표현이 극단적이고 집착이 심한 남자 로고진
한없이 선을 추구하느라 계산기는 전혀 두들기지 않아 백치라 불리는 남자 미시킨 (누군가 모함을 해도, 내 돈을 빼앗아 가려 사기를 쳐도 그저 허허허 그럴 수 있지~ 하는 남자)

1부에서 모두 미시킨의 선에 감동하지만 너무 이른 죽음을 맞은 이폴리트는 끝내 분노를 하고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자발적 죽음을 택하겠노라는 글로 2부를 여는데~

가냐 나스타샤 미시킨 로고진 아글라야의 서로 얽힌 사랑의 작대기
이 동네 최고 미인인 나스타샤와 아글라야를 둘러싼 사랑의 작대기가 얽히는데…

사랑하는 건 아글라야 너지만, 나는 나스타샤와 결혼을 해야만 해.라는 미시킨 왜?
로고진에게 가면 나는 불행할꺼야. 하지만 미시킨 공작 당신에게 갈 수는 없어라며 갈팡질팡 둘 사이를 오가는 나스타샤.
나스타샤랑 결혼하려고 했다가 아글라야에게 눈을 돌리는 가냐

왜?

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도스토옙스키_4대장편 #도스토옙스키가사랑한작품 #고전추천 #벽돌책추천 #장편추천

도 작가는 긍정적이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사람을 그리려 했다는 미시킨 공작을 통해 작가는 이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가? 서구주의에 물든 폐테르부르크에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와 개인주의 속에 사람들은 어떤 모습인가? 이들을 바라보며 현대를 사는 우린 어떤 감정이 드는가? 이 책은 비극일까? 아닐까?


문학이 시사하는 바가 이리도 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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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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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극우가온다
#정민철
#포레스트북스 @forest.kr_
#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

<312p>

2021년 발생한 미얀마 내전은 인터넷의 자극적 영상이 한몫을 했다.
플랫폼은 단순히 사람이 이 플랫폼에 가장 오래 머물게 만들라!라는 명령어에 충실했을 뿐이지만,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기에 진실이 아닌 도파민 터지는 혐오와 분노를 부르는 알고리즘이 돌아간다. 짧은 영상 속에서 인간은 점점 가스라이팅 당하게 되고, 진실과는 점점 멀어졌으나 이미 내가 보고 있는 이 상황을 진실이라 믿어버린 사람의 신념은 이미 깊고 단단해져만 간다.

학원 다니고 공부 열심히 하느라 스트레스 푸는 잠깐 동안 문을 닫고 헤드셋을 끼고, 친구들과 말인지 욕인지를 하며 게임만 하는 착한 아이. 학원 다니랴 숙제하랴 그 잠깐의 시간에 친구들과 게임 좀 하는 게 무슨 잘못인가요? 스트레스는 풀고 살아야죠.

정말 괜찮을까요?

이런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 MH 세대 - 노무현을 조롱하고 가지고 노는 것이 일상이 된 세대.

✔️ 디스코드 - 아이의 컴퓨터 화면에 숨겨진 지하 세계. 검색해서 찾아갈 수 없는 오로지 기존 멤버가 생성해 준 ‘초대 링크’가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세계. 외부인이 그 존재를 알아채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곳. 부모는 대문을 지키고 서 있지만 아이들은 이미 지하 세계에 입성해 있다면?
디스코드의 핵심 기능은 ‘보이스 챗’
글은 증거로 남을 수 있지만, 소리는 녹음하지 않는 이상 증거가 없다.

“야, 오늘 3반 찐다 그 새끼, 학교 끝나고 남으라고 해.”“돈 안 가져오면 죽여버린다고 전해.” 36p

그들만의 세계에서 음성으로 주고받는 폭력과 협박은 피해 학생이 증거를 찾아낼 수가 없다. 🥶🥶🥶

가입 허들은 낮은데, 보안성은 텔레그램만큼 강력한 디스코드.
가장 완벽한 다크 웹의 입구.

요즘 초, 중학생 친구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공부?
❌ 도박이란다. 😲

이 자하 세계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혹!
‘초등학생 환영’ ‘첫 충전 시 보너스 2배’
돈을 잃은 아이들은 본전 생각으로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빚이 늘어나고 돈을 갚기 위해 심부름(마약 운반)을 하기 시작한다. 친구 초대하면 빚을 탕감해 준다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나는 피해자들.

또 한 굴레는 딥페이크 성범죄.

✔️로블록스 세계 안에도 여의도가 있다?
“윤 어게인! 다시 한번 계엄을!” 외치는 10대들.
이들은 6~70대들의 칭찬과 찬사에 정의로움이 고양되고 있다.

사실을 설명하려고 긴~ 연설을 준비하는 어른의 이야기는 그저 선비질로 취급된다.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그들의 용어로 짧고 간결하게 그들의 뇌를 자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각자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한 것으로 돈을 버는 유투버들이라니.. 감정 사기꾼들을 배불리지 말고 스스로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제발

정치 이야기로 대립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분
미성년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분
릴스와 쇼츠 등 짧은 영상이 어떻게 우리를 자극하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자극적인 첫 멘트의 떡밥은 타인을 배불리게 하는구나 ㅜㅜ

알빠노 / 누칼협 이라니 😭😭
내 알 바가 아니고, 누가 너 그 일 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니?이런 타인에 대한 공감 1도 없는 이런 용어가 있다니 🥵

📍책의 인세는 1020 극우화를 막기 위한 대응 활동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좋은 방향으로 합의 보는 토론이 가능한 세대가 되게 합시다.

어른들의 자기 욕심 채우려고 사람들의 감정을 이용하다니 못났다. 진짜!

+ 실제로 중학교 쉬는 시간에 고인을 조롱하는 멘트는 수시로 들린다고 했다. 😢
이 책으로 서평을 쓰지 말라고 아이는 며칠 동안 나를 말리고 설득했다.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학교의 문화가 어떻길래 아이는 책의 제목만 보고도 놀랐던 것일까?
그런 환경에서 물들지 않고 독야청청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이 책으로 이제서야 너무 놀랐는데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살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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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나쁜 무리
예소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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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협찬]
#너의나쁜무리
#예소연
#한겨레출판
<293p>


🌻 추운 뺨에 더운 손
6살부터 9살까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친구에게 25년 만에 연락이 왔다.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계약직을 전전하다 쉰 지 2년이 되어간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25년 만의 만남이라고 하기엔 꽤나 대화가 잘 오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들 사이에 우리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번호를 알게 된 것은 엄마를 통해서였다고 했다.

🌻작은 벌
사설 구급 대원으로 일하는 중일은 전화를 건 사람에게 환자와의 관계를 물었다. 관계의 물음에 사이라 대답한 여자는 여사라 칭하기도 했다. 과거의 죄에 대한 벌을 이제야 이렇게 받는 걸까?

🌻너의 나쁜 무리
사랑으로 잉태된 나쁜 무리?

🌻 소란한 속삭임 / 위픽에서 만났던 단편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정치 영상을 보던 남자에게 용기 있게 다가가는 시내의 주선으로 속삭이는 모임이 시작됐다. 지하철역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던 수자 씨까지 합쳐져 슬슬 서로의 고통을 느슨히 알게 된다. 시끄러움이 싫어 속삭이는 모임인데 수자 씨의 권유로 시끄러움 유발을 해보던 날 예민의 끝판왕인 시내의 집에 모이게 되고, 거기서 그들보다 더 아파 보이는 사람이 사는 시내의 윗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 아무 사이
상사에게서 꾸지람을 듣는 일에서 벗어나 드디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시터 닷컴’에 접속하면 메인 베너에 내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다.
제가 돌보는 할머니들이요? 다 제 할머니예요.
현재 시터 닷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베스트 시터 중 하나다.
나는 최선을 다한다. 다 내 할머니처럼.. 하지만 누군가 정중히 부탁한다. 그러지 말라고, 최선을 다하지 말라고..

🌻통신 광장
영화 <접속>의 유니텔 서비스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니!

🌻 뜰의 미래
문주의 부모는 아이를 좋은 대학 보내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했다. 고등 배정 후 불리하다 판단 후 빠르게 대구에서 서울로 이사를 결정한 엄마를 따라 고모 4명 중 둘째인 뚜비 고모도 따라서 이사를 왔다. 서울에 와서 같이 발바닥을 맞으며 친해진 근정은 5년 전쯤 소식이 끊긴 상태였다. 그런 그가 뚜비 고모의 집에 산다고 했다. 왜?


가까운 사람이 아닌 느슨한 관계들이 누군가를 살피고 살리는 이야기.
씁쓸하고, 무섭기도 했고, 솔직하고, 따숩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단편집 #한국문학 #젊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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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점 모노스토리 6
이은지 지음 / 이스트엔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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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지원]

#검은점
#이은지
#monostory_006
@eastend_jueol

<119p>

위즈덤 하우스의 위픽 시리즈와 동일하게 단편 하나에 한 권으로 출간되는 eastend 출판사의 시리즈물이다.

무영은 주류 제조업 회사인 효림 주조에 무려 12년째 근무 중이다. 이 업계에서 입지가 굳건한 회사였지만, 기업 문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기로 악명 높았다.

남자 직원들과는 달리 여직원들은 무조건 고졸 채용만 고집했고, 대리보다 높은 직위로 승진하지 못했다. 커피 타는 일에 무슨 대졸을 뽑고 승진을 시키냐는 회장의 말 때문이었다. 6p

외부에서 스카우트된 사장일 때 무영은 회사에 입사했다. 대졸 여성 채용. 그러나 회장은 그런 그의 방침이 맘에 들지 않아 곧 자신의 아들을 사장으로 앉혔고 다시 예전의 기업 문화가 이어졌다.

30대 대졸 여직원이라는 낯선 존재가 바로 무영이었다.
그런 무영에게 살갑게 다가온 기태는 여직원이 아닌 동료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고, 연극이라는 공통 관심사는 그들을 가까워지게 만들었다.

공통 관심사는 같았지만, 연극을 해석하는 시선은 달랐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동료라고 느끼게 해 줬던 기태도, 종종 다른 직원들과 같은 말을 내뱉곤 했다.

화영도 회사의 오랜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이었다. 32 대졸자. 전공도 연극‧영화학에 연예인 가은 수려한 외모까지 효림 주조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우린 닮은 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름도 화영, 무영. 꼭 자매 같지 않아요? ❞ 28-9p

무영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화영은 무영이 갖지 못한 생기가 있었다. 결코 화영이 넘지 못할 높고 반짝이는 우월함의 벽.

그런 화영이 회사에서 위기에 처했다.

나는 화영이 느낄 수치심과 무력감의 크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누구도 내 편에 서 주지 않는 슬픔과 외로움까지도. 타인에 의해 함부로 소비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일찍이 경험으로 체득한 나였다. 이럴 때일수록 곁을 지켜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화영이 말했던 적절한 때의 관심이었다. 34p

기태의 시선의 변화.
검은 점을 갖은 사람의 마음을 아는 무영은 검은 점을 이용한다.
자기랑 닮았으니 검은 점의 활용도 같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이키다 @ekida_library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이고 식물이고 적절한 때의 관심과 무관심이 필요한데, 다들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 25p

이런 샤갈스러운 기업 문화는 뿌리 뽑혀야 한다구!
개인의 서운함보다 샤갈 같은 드러움을 먼저 해결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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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타이완 여행기 - 2026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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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읽은 나는 끝이 반전으로 느껴졌다.
이런 재미를 생각하면 책 처음의 <일러두기>를 마지막에 넣는 것은 어땠을까?
일러두기를 읽지 않고 본문으로 들어간 나는 마지막의 이야기에 묘하게 배신당한 느낌과 재미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

쇼와 12년(1938년) 일본인 소설가는 대만을 여행하는 기회를 얻는다.

먹는 일에 있어서 요괴 소리를 듣는 그녀는 타이완 여행에서 가장 방점은 ‘식’에 있었다.
처음 만난 통역은 그녀의 먹거리 관심에 가볍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말로 무시했으나,
’샤오첸’은 달랐다.
박학다식에 그녀가 요청하는 장소에 데려다주고, 먹고 싶다는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식당에 데려가는 것에서 식사를 직접 준비해 주는 일로.

그녀와 일적인 만남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었다.
샤오첸은 그의 친구가 될 것만 같았지만, 흔쾌히 수락하지 않고 거리를 둔다.

샤오첸, 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에요?
왕첸허, 타이중주 타이중시 딩차오쯔터우 오오아자 사람, 왕씨 일족의 서녀. 부계는 부농 지주, 모계는 소작인. 무라카미 공학교, 타이중 고등여학교를 거쳐 졸업 후 보습과를 1년 다녔으며 열아홉 살에는 무라카미 공학교에서 국어과 교사로 일했다. 올해 봄에 퇴직했고, 나이는 스물둘.
가족과 별다른 교류가 없을 뿐 아니라 주변에 기댈 만한 어른도 없었다.
확실히 고등여학교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4년의 학업만으로 영어 회화를 능숙하게 할 수 있을까? 솔직히 ‘국어’라 할지라도 본섬에서는 유창하게 하면서도 우아하게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하물며 프랑스어는 일본어보다 더 안 쓰는 외국어 아닌가. 대체 어떻게 배운 거지? 234~5p

언어능력, 나이와 출신에 맞지 않는 박학함, 소학교 교사를 뛰어넘는 학식, 다양한 독서 영역, 학식과 기억력도 뛰어난데 실무 능력 또한 대단했다. 계산, 장부 정리, 속기, 암송, 청소, 정리, 자료 조사와 과일 깎기, 사무 처리 능력에 더하여 엄청난 요리 솜씨까지.

그런 그녀가 내년에 그저 한 번 얼굴을 본 나이 많은 일본인 남성에게 시집을 간다니.
그리고 남자아이를 여럿 낳을 때까지 아이 낳고 키우는 일에 메진 해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막아야 한다.
그녀는 번역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나와 왜 친구가 될 수 없을까?
그녀는 마음을 여는듯하다가 왜 갑자기 싸늘하게 식을까?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추리를 해야 하는데.. 야오야마의 추리를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샤오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막아서는 일로 그녀에게 칭찬을 들을 줄 알았는데…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소설가는 문자로 세상을 빚어내는 사람이죠. 저는 세상을 빚어낼 만한 재주가 없거든요. 하지만 번역은 다른 이에게 더 많은, 다양한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이잖아요. 239p

입으로는 식민지를 향한 제국의 편견, 여성을 향한 남성의 편견, 본섬 사람을 향한 내지인의 편견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실은 내가 비웃고 저항하던 이 우스운 세상에서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다. 평범하고 속된 사람이었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잠복해 있던 오만과 편견ㅇ르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거였다. 406p

‼️주의! 배고플 때 읽으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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