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자리 - 사람이 아닌 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
전치형 지음 / 이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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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과 <클라라와 태양> 독서모임을 준비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사람의 자리>라는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찾아보고 그 사이에 <로봇의 자리>가 나왔네? 책을 주문하고 가지고 있던 사람의 자리를 읽기 시작했다.
<로봇의 자리>가 도착해서 읽는데 내용이 똑같네?? 싶어 서점 사이트를 자세히 다시 살펴보니 2019년도에 출간된 <사람의 자리>의 책이 개정되면서 <사람의 자리><로봇의 자리>로 두 권으로 변경됐고, 내용도 수정 첨가가 된 것.

저자는 서울대에서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과학기술사론을 공부했다. 현재 카이스트 교수로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나는 저자의 도서로 과학 철학 책을 처음 읽었고, 과학자들에게 이런 교육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했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
인간과 인조인간 / 인공지능의 배신 / 사람이 지키는 세상 / 오지 않을 미래

1장 인간과 인조인간

인간의 권리는 거부되기 일쑤지만 로봇의 권리는 기꺼이 주어진다. 소피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시민권을 받았을 때도 로봇이 사우디의 보통 여성보다 복장, 여행 등에서 더 많은 자유와 권리를 가지게 됐다.
로봇이 난민이 도리 수 없는 것은 애초에 박해받을 수 없기 때문.
돌봄로봇 : 돌봄 로봇을 사용하려는 이유는 요양 보호사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 노인들을 ‘일으키기’이기 때문. 이로 인해 노동자들이 육체적 질병이 많아 로봇의 도입이 절실.
하지만, 37명이 80명의 노인을 돌보는 환경에서 로봇의 일으킴을 사용할 여유가 없단다. 😭😭

2장 인공지능의 배신

자율주행의 99퍼센트는 윤리적 가치판단이 필요 없는 기술적인 계산의 영역에 속하고, 아주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서만 윤리가 필요해진다는 관점이다. 트롤리 문제는 윤리나 가치를 단지 긴급상황 대응 문제로 좁혀버린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눈 깜짝할 사이에 현명한 가치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면서, 알고리즘에 어떤 가치를 집어넣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자율주행 안전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런 순간적인 판단을 담론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고를 막는 교통 시스템을 설계할 것인지의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실제로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망률이 교통사고 사망률의 40%가 넘었는데 대각선 신호로 변경 후 현저히 줄었음)
과연 누구를 희생량으로 삼도록 알고리즘을 짜야 하는가?라는 황당한 질문이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고장 났을 때에도 사람이 다치지 않으려면, 또 고장을 제때 발견하고 고치려면 어떻게 알고리즘으 ㄹ짜고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바꿔야 한다.
택배 노선을 짜는 알고리즘도 마찬가지다. 이 노선엔 가장 적은 경비로 신속 빠름을 우선으로 짠다. 여기엔 사람 손에 들려 소비자 문 앞에 도달한다는 ‘사람’이 빠졌다. 점심도 먹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모두 제외한 신속 정확은 누구를 위함인가? 😭

3장 사람이 지키는 세상

기계가 필요한 곳에 기계를, 사람이 필요한 곳에 사람을. 당연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데에는 엄청난 지식과 노력과 결단이 필요하다. 기계를 만들고, 공장을 관리하고, 기업을 경영하고, 현장을 감독하는 사람들이 모두 생각을 바꾸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가장 놀라운 지점은 여전히 기계를 고치고 수리하는데, 기계가 던진 물건을 옮기는데 사람이 함께 해야만 한다. 현 기술로도 충분히 위험을 방지할 장치를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만들면 비용이 올라간단다. 😮‍💨

4장 오지 않을 미래

많은 이들의 기대나 공포와 달리 로봇은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인간이든 로봇이든 갑자기 밀려나고 퇴출될 이유가 없다. 인간 세상에 들어오는 로봇에게는 적당한 로봇의 자리가 필요하고, 그 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인간의 일이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도 인간의 일이다. 그렇게 하는 중에 인간도 자기 자리를 조금 옮겨 잡는다. 대략 이정도가 인간이 감당할 만하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포스트휴먼의 조건이다.

언케니벨리 구간 : 70-90사이 90을 넘으면 그 느낌이 없어진다는 사실은 오늘 알았네요? 나는 지금까지 많이 유사하면 불쾌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오늘의 지식 수정 포인트.

책의 대부분이 밑줄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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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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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온다 등)라고 한다.

저자는 어른의 국어력이란 어른으로서 읽어야 할 것을 읽고, 말해야 할 것을 말하며, 써야 할 것을 쓰는 능력은 갖추고 있되, 동시에 상대의 언어가 내가 쓰는 것과 다르다고 우악스럽게 화를 내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된다고 생각할 줄 아는 열린 마음까지 포함한 것, 지식의 깊이와 바람직한 태도 그 모두를 총칭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책은 저자의 정의에 맞게
읽기, 말하기, 쓰기 3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읽기
책을 읽는 순서.
1. 머리말 : 집필 배경, 전체 내용 요약, 의의 책의 문체 등을 알 수 있음
2. 맺음말 (있다고 한다면): 책이 지향하는 방향, 독자가 얻을 수 있는 효과, 성과 언급
책의 머리말과 차례가 나침반이라면 맺음말은 우리가 책을 통해 얻어내야 할 북극성이라고 함.

다독, 완독, 정독의 무게를 버리고 발췌독을 강조.
괜찮은 국어력을 키우고 싶다면 책은 우리를 위한 ‘봉사’하는 수단이 되어야 하기에 줄긋기, 도그즈이어 등을 하라고 권유.
독서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그 모든 경험과 고통에 도움이 되고 응답할 수 있는 읽기여야 한다. 44p

말하기
열기 : 강여자와 청중 간의 좋은 감정을 형성하는 오프닝이 좋다.

보고의 말하기는 ‘할 말을(x)만(o)하는 것’

사과의 언어는 ‘미사고’를 기억하라.
미안해라고 먼저 사과를 하고, 그 다음에는 사과 속에 상대를 아끼고 존중한다는 사랑의 마음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 뒤, 끝으로 상대방의 이해에 고마워라고 하는 것.

어른의 말하기에는 세상의 모든 약자, 그게 몸이 아프든, 마음이 아프든 간에 어떤 조건도 관계없이 그들에게 ‘자기 결정권’이 있음을 인식한 말투도 포함되어야 한다.

쓰기
글쓰기의 시작은 자기만의 명함을 만들어 봐라.

5W1H의 기자들이 지키는 글쓰기 법칙을 활용하여 글을 쓰라.

발표자료 만들 때의 팁
1. 간결할 것
2. 스토리텔링을 통해 청중과 교감
3. 누구를 향해 발표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파악하고, 이에 맞춰 내용 전개

중학생에게 어휘 문제를 냈다고 함.
대관절 : 큰 관절
을씨년스럽다. : 욕?!
시나브로 : 신난다.
개편하다 : 정말 편하다.
오금 : 지하철역 이름
샌님 : 선생님의 줄임말
미덥다 : 믿음이 없다.
22-23p

아이의 장난이라고 말해주세요…….😮‍💨😥

- 진짜 어른다운 읽기란 읽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읽은 후의 변화된 모습으로 성과가 측정되어야 합니다. 다독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인생의 이치를 알고, 진정한 사람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그들에게 자신이 딛고 선 자리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며 살고 있는지부터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그들이 읽은 책의 양에 감탄하고 압도당하기 전에 그 책 당신 자신에게 무슨 역할을 했는지 질문해보십시오. 44p

- 독서가 주는 행복은 글을 읽음으로써 독자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45p

- 말하기가 곤란할 때는 한발 물러서듯 약간의 거리를 만들며 대화해보세요.
예) 결혼하고 난 뒤에 직장은 어떻게 할 거야? 계속 다닐거야?
-> 결혼하면 직장에 더 충실해지지 않을까요?
아기는 아직이야?
-> 이기는 하늘에서 주는 선물이니 기쁘게 기다리고 있어.

- 말할 때는 지지와 격려가 우선. 일방적 걱정과 방해는 정답이 아님. 115p

말하기와 쓰기는 일반적인 상황보다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더 많았음. 개인적으로 그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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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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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쓰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이번에도 가독성 보장 서미애 작가님 책을 펼쳤다.

책의 내용은 딱! 드라마 <리턴>이 떠올랐다. 드라마를 다 보진 않았지만 대충 상류층 아이들의 살인 사건에 한 아이가 희생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잘(?)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도 덮어주는 어른들에게 성장한 이들이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가 없지.

“당신이……이러면, 내가 살 수가 없잖아?”
“무슨 소리야? 여보!”
“왜, 이렇게 사람을…. 구차하게 만들어….”

“여보! 기다려, 지금 가고 있어. 나 보고 얘기해. 응?

”여보?다 왔어,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너무….늦었어.“
”여보? 혜인아.. 수정 엄마!“

쿵.

”왜…. . 왜 죽었지?“
”여보?“
”우리 수정이….왜?“

”….나는 ….. 이유를 모르겠…….“
”…….왜?“

3년전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딸 수정이를 잃었다. 용평 리조트 근처의 숲 속에서 3명의 남자 아이에게 끌려가 차가운 겨울 길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됐다.
첫 재판을 참석하고 아내가 쓰러져 이후의 재판에 참석하지 못했다. 미성년자고 초범이라고 하지만 살인을 했으니 법이 심판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이후 아내는 췌장암 판정으로 투병을 했고, 그렇게 아내를 돌보느라 삶을 견딜 수 있었는데….. 아내까지 떠났다. 스스로 이 세상에서 자신을 지웠다.

아내의 마지막 통화. 갑작스런 수정이의 죽음의 이유와 자신을 속였다는 이야기. 그리고 장례식 마지막날 옷 속에 ‘진범이 따로 있다’는 편지는 우진을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알아야했다. 아내의 죽음과 수정이의 죽음의 원인을 ..
왜?
왜?
도대체 어떤 이유로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 가족이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앉고, 시간이 지나면 희미한 흔적으로 남는, 언젠가 치유될 수 있는 아픔이 아니다. 45p

- ‘나는 내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 걸까? 90p

- 인간은 육체의 아픔보다 수치심이나 모멸감 같은 정신적 고통이 더 아플 수 있다. 자신의 얄팍한 생각이 단정한 아내의 심성에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이제야 뼈저리게 느껴졌다. 아내는 단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산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할 사람이다. 139p

- 누구네 집이든 마찬가지야. 원하는 만큼 성적만 올리면 다른 것은 신경도 안 쓰지.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아. 부모가 우리에게 원하는 건 한 가지야. 공부 기계. 남들 앞에 내세울 정도의 훈장이 되길 바라지. 우리도 그걸 눈치채고 적당히 밀당을 하면서 원하는 걸 얻어내곤 하지. 358p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부모를 잘 안다. 분명 저들도 자식을 향한 사랑은 있을텐데 어쩌다가 자식의 눈에 내세울 만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했을까?
삶의 우선순위가 무언지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부모도 아이도 삶의 우선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 "관용을 베푼 만큼 아이들이 잘살고 있던가? 아니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렇게 살 수가 없지. 아직 굳은살이 생기지 않은 아이들의 영혼은 그런 일을 겪으면서 아무런 상처가 남지 않을 수 없거든."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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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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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나이차를 갖은 엄마와 사는 지오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유도를 한다.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엄마가 갑자기 유도의 고장으로 전학을 가란다. 그리고 아빠랑 살란다. 존재도 몰랐던 아빠와 갑자기!

유도의 고장 정주란 고장에 내려와 만난 아빠의 부탁은 아내가 임신중이니 당분간 딸이라는 존재를 이야기 하지 말아달란다.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않는 아빠,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유도부 코치는 매일 술을 마시러 나가느라 제대로 지도도 하지 않고, 유도인지 싸움인지 모르는 상준 선배라는 사람과 상준 선배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운동만 하는 새별 선배 등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 가득이다.
거기에 남의 속마음이 들린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 유찬은 자신이 독심술을 한다는데…. 내 마음은 못 읽는다나? 사기를 쳐도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사기를 치는건지….

엄마는 암이고, 아빠는 나를 인정하지 않고, 내 상황도 천불이 나는데 동생 둘을 9살부터 돌보며 미친듯 유도만 하는 새별 선배도, 5년전 화재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유찬이도 다들 삶이 고단하다. 상처가 곪아 언젠가 터질 것만 같은 이 아이들 이 지독한 여름을 어떻게 보낼것인가?

- 어렵고 힘든 것들이 늘 그러하듯 답이 없는 문제는 언제나 가슴을 세게 짓눌렀다. 어쩌면 아무것도 모른 채 원망만 하는 게 가장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128p

- “하나를 지키려면 하나를 잃기도 한대. 엄마가 나를 지키려고 아빠를 잃었던 것처럼. 근데 아빠는 엄마를 잃었는데 유도를 지키지 못한대. 지킨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두 개나 잃은 거지. 억울했을 것 같은데 코치님이 그러는 거야. 선택이라는 게 그런 거라고. 언제나 옳은 선택만 할 수는 없는 거라고. 그래도 선택을 해야만 한는 순간이 있다고.” 139p

“찬이는 지한테 소중한 뭔가가 생기면 또 잃어버릴까 봐 무서운 기다. 근데 나는, 잃어버리든 빼앗기든 소중한 게 하나 정도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거든. 잃어버리면 슬프겠지만 소중한 건 또 생기기 마련이다이가. 소중한 게 평생 딱 하나뿐이겠나.“ 148p

-”누구를 지키는 데 자격 같은 게 어딨노.“
161p

이 이야기는 작가님이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나도 그렇다. 아픈 사람들이 나오지만 함께이기에 그 아픔이 극복될 거라는 희망이 있다. 그리고 리뷰를 쓰며 알았다. 사투리가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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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절에 버리러 트리플 17
이서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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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절에버리러
#이서수
#트리플_17
#자음과모음

<162p><별점 : 3.9>

3편의 단편과 1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 트리플 시리즈

이 책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마지막 안서현 문학평론가의 글에 잘 쓰여있다.

이 책에 수록된 것은 엄마의 돌연한 변신을 다룬 ‘변신담’ 세 편이다. 이 이야기들은 엄마를 부양하는 ‘엄마의 엄마’로 변신하는 딸의 변심담이기도 하다. 엄마는 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출가를 결심하기도 하고, 혼자 거침없이 자녀를 양육해온 스스로를 늑대 인간으로 상상하기도 하며, 딸과 사위에게 얹혀살면서 자신이 벌레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그것은 어느새 뒤집힌 엄마와 딸의 부양 관계와 그에 대한 엄마의 자각에서 비롯된다. 딸도 그러한 엄연한 현실을 모른척하기느 ㄴ어렵다. 엄마가 병에 걸리면 엄마까지 부양해야 할 일을 걱정하고, 엄마의 현실 로맨스보다는 엄마가 로맨스 소설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에 더 관심을 가지며, 엄마가 정신장애인 인정을 받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함께 상의한다. 물론 거기엔느 이유가 있다. 그것은 엄마를 떳떳한 경제적 주체로 세우는 것만이 정당한 모녀 간의 사랑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
갑작스런 임신으로 결혼 생활이 진행된 엄마는 아이에게 현실을 가르친다. 그 아이는 10대부터 콘돔과 임테기를 판매하며 돈을 악착같이 벌지만, 결국 아버지의 병원비로 빚더미에 앉는다. 엄마는 간병으로 딸은 경제활동을 하지만, 점점 생활은 궁핍해진다. 거기에 자신도 짐이 되기 싫어하는 엄마는 절에 들어간다고 선언한다.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혼자서 딸을 키워낸 엄마는 짧은 가방끈이 컴플렉스라 늘 공부하며 산다. 간병인 일을 하다가 실업자 신세가 된 엄마는 코로나로 실업 기간이 늘어난 상태다. 딸은 낮엔 직장인으로 밤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쓰는 작가로 삶을 산다.
뭐든 열심히 배우는 엄마가 어느날 딸에게 자신의 소설을 보여준다. 화가 나면 늑대로 변하는 여자의 이야기. 장르가 로맨스라는데..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딸과 사위의 집 방 한칸을 차지하고 사는 김월희. 사위가 코로나 밀착 접촉자가 됐다. 사위를 내보낼 수가 없었기에 딸과 숙박업소로 잠시 거처를 옮긴다.

얘들아, 나 절에 들어갈 거야.
다 늙어서 절에 가면 누가 좋다고 하겠냐. 거기가 무슨 노숙자 쉼터인 줄 알아?
얘 말이 맞아. 절도 돈 있는 사람을 반겨.
엄마는 이모들을 쏘아보았다. 그러더니 종교는 어떤 종교든지 간에 늙고 가난하고 지친 살마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법이라고 화를 냈다. 이모들은 들은 척도 안 했다. 엄마는 이모들에게 육개장이나 마저 먹으라고 하더니 절에 들어가면 육개장도 못 먹겠네, 라고 중얼거리며 처연하게 웃었다. 18-19p

엄마, 이런 상황에서 아픈 남편 버리고 도망가라고 말해줄 사람 없어. 나한테도 부모 버리고 도망가라고 말해줄 사람 없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잖아. 안됐다. 그렇지만 별수 없다. 힘내라.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다. 나는 그런 헛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친구들도 다 끊어냈어. 엄마, 우리는 가진 게 너무 없잖아. <중략> 엄마는 종일 아버지한테 붙잡혀서 어미 귀신 같은 몰골로 살고, 나도 종일 일하느라 새끼 귀신 같은 몰골로 살았잖아. 우리가 귀신이었잖아. 그치? 근데 엄마, 이게 다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래. 내가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게 당연한 거래. 27p

엄마가 좋아하는 알밤, 그걸 떠올려봐. 벌레 먹은 밤을 집어 들면 에잇 속았다., 그런 표정으로 웃잖아. 인생도 그런 마음으로 살면 돼. 자꾸 벌레 먹은 밤만 집어 들어서 속상해도 웃어넘기고 마는 것처럼, 그냥 그런 마음으로 살면 돼. 단단해지려고 하지 마. 남들하고 비교하느라 엄마가 그렇게 속이 아픈 거야. 엄마는 엄마의 길을 묵묵히 가면 돼. 그것이 지극히 초라한 길이어도. 1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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