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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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쓰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이번에도 가독성 보장 서미애 작가님 책을 펼쳤다.

책의 내용은 딱! 드라마 <리턴>이 떠올랐다. 드라마를 다 보진 않았지만 대충 상류층 아이들의 살인 사건에 한 아이가 희생된 이야기. 그리고 그들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잘(?)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도 덮어주는 어른들에게 성장한 이들이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가 없지.

“당신이……이러면, 내가 살 수가 없잖아?”
“무슨 소리야? 여보!”
“왜, 이렇게 사람을…. 구차하게 만들어….”

“여보! 기다려, 지금 가고 있어. 나 보고 얘기해. 응?

”여보?다 왔어,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너무….늦었어.“
”여보? 혜인아.. 수정 엄마!“

쿵.

”왜…. . 왜 죽었지?“
”여보?“
”우리 수정이….왜?“

”….나는 ….. 이유를 모르겠…….“
”…….왜?“

3년전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딸 수정이를 잃었다. 용평 리조트 근처의 숲 속에서 3명의 남자 아이에게 끌려가 차가운 겨울 길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됐다.
첫 재판을 참석하고 아내가 쓰러져 이후의 재판에 참석하지 못했다. 미성년자고 초범이라고 하지만 살인을 했으니 법이 심판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이후 아내는 췌장암 판정으로 투병을 했고, 그렇게 아내를 돌보느라 삶을 견딜 수 있었는데….. 아내까지 떠났다. 스스로 이 세상에서 자신을 지웠다.

아내의 마지막 통화. 갑작스런 수정이의 죽음의 이유와 자신을 속였다는 이야기. 그리고 장례식 마지막날 옷 속에 ‘진범이 따로 있다’는 편지는 우진을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알아야했다. 아내의 죽음과 수정이의 죽음의 원인을 ..
왜?
왜?
도대체 어떤 이유로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 가족이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아물어 딱지가 앉고, 시간이 지나면 희미한 흔적으로 남는, 언젠가 치유될 수 있는 아픔이 아니다. 45p

- ‘나는 내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 걸까? 90p

- 인간은 육체의 아픔보다 수치심이나 모멸감 같은 정신적 고통이 더 아플 수 있다. 자신의 얄팍한 생각이 단정한 아내의 심성에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 이제야 뼈저리게 느껴졌다. 아내는 단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산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할 사람이다. 139p

- 누구네 집이든 마찬가지야. 원하는 만큼 성적만 올리면 다른 것은 신경도 안 쓰지.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아. 부모가 우리에게 원하는 건 한 가지야. 공부 기계. 남들 앞에 내세울 정도의 훈장이 되길 바라지. 우리도 그걸 눈치채고 적당히 밀당을 하면서 원하는 걸 얻어내곤 하지. 358p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부모를 잘 안다. 분명 저들도 자식을 향한 사랑은 있을텐데 어쩌다가 자식의 눈에 내세울 만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했을까?
삶의 우선순위가 무언지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부모도 아이도 삶의 우선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 "관용을 베푼 만큼 아이들이 잘살고 있던가? 아니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렇게 살 수가 없지. 아직 굳은살이 생기지 않은 아이들의 영혼은 그런 일을 겪으면서 아무런 상처가 남지 않을 수 없거든."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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