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에 관한 모든 질문 - 양육자가 묻고, 마약 전문 변호사가 답하다
김희준.공주영 지음 / 주니어태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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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 마약류를 포함해 니코틴, 캎인, 알코올, 본드, 시너, 부탄가스 같은 흡입제 등을 말함. 마약류는 약물의 하위 개념이고 마약류는 다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나뉜다.

마약이란? 약물 사용의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사용하다가 중단 시 온몸에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며(금단 증상)
개인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

천연마약 : 양귀비, 아편, 코카 잎
추출 알카로이드 : 모르핀, 코데인, 헤로인, 코카인
합성 마약 : 페티딘, 메타돈 펜타닐 등

양귀비 열매에 상처를 내서 나온 진을 모아 건조한 것 아편 < 여기서 추출한 알칼로이드 중 하나가 모르핀 < 모르핀을 아세틸화 해서 만든 억제제 헤로인 (뒤로 갈수록 중독성 강함)
독성과 의존도의 기준으로
소프트 드럭 : 대마초 엑스터시, GHB(일명 물뽕), 환각 버섯 등
하드 드럭 : 코카인, 헤로인, 메트암페타민, 펜타닐 -> 한두 번만 투약해도 중독 가능.
억제제 (신경과 신체 활동을 느리게 하는 약물 )헤로인, 모르핀 등
환각제(지각을 왜곡하고 감각한 것이 없는데 감각한 것으로 느끼게 하는 약물) : 대마초, LSD 등

청소년이 중독에 빠지는 약물은 감기약, 수면제, 다이어트약, 스테로이드제 같은 약물과 공부 잘되게 해 준다고 잘못 알려진 ADHD 치료제 같은 의료용 마약류 등이 대표적이다. 의사 처방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음.
참고 : ADHD 환자 뇌에는 집중력과 주의력을 조절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부족하기에 이를 증가 시키는 약물을 투여한다. 그럼 집중력과 주의력이 좋아지는가? 환자는 그렇지만 일반인은? 두통, 불안감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각한 경우 환각,망상, 자살 시도 등이 나타날 수 있음.

청소년 여성이 마약 중독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음.

무색, 무취, 무맛으로 버닝썬 사건으로 유명해진 일명 물뽕은 일반인용 마약진단키트가 있음.
여전히 마약 관련치료나 상담 기관이 많지 않아 안타까움.

친구가 마약을 권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사진 참고

마약은 어린 나이에 시작할 때 더 치명적이다. 뇌가 발달하는 시기라서 뇌가 다 발달된 어른의 뇌보다 훨씬 중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독 상태가 뇌 회로에 강력하게 새겨져, 치료가 더 어렵다. 어른보다 해독이 잘되지 않고 다시 마약하게 될 확률이 높다.

마약 치료 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워요.
‘마약 범죄자’로 낙인 찍힐까 봐 두려워 가족이 먼저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대처는 상황을 악화시킨다. 초범이고 미리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는 등 단약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면, 검찰에서도 ‘치료 조건부’ 또는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실제 형사처벌까지는 하지 않는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하지만 깊이 반성하고 재범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점 등을 감안해서 법원에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함)
혹시 기소가 되어 소년부 재판을 받아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에도 저과에 해당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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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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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 문지원

천만엔의 상금이 걸린 Q-1 그랑프리 퀴즈대회.
10년 넘게 매일 꾸준히 퀴즈를 풀며 퀴즈인으로 살아온 미시마 레오와 상상을 뛰어넘는 기억력의 소유자로 유명세를 탄 의과 대학생 혼조 기즈나와의 결승전.

사실 퀴즈 인생 10년 동안 이렇게 큰 상금이 걸린 대회가 처음이기도 했지만, 암기력이 좋긴 하지만 퀴즈 대회에 대한 경력은 월등하게 미시마가 많았기에 결승전을 치루기 전까지는 상대를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먼저 우위를 차지하고 맘을 놓기가 무섭게 6:5까지 추격하는 기즈나. 한 문제만 더 맞추면 미시마의 승리지만, 반대로 상대가 맞추면 동점이 되는 상황!

그런데 결국 상대인 혼조 기즈나가 2문제를 연달아 맞추고 천만엔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마지막 문제는 심지어 문제를 듣기도 전에 벨을 눌렀는데 그가 문제를 듣지도 않고 외친 답이 딩동댕으로 끝난 퀴즈 대회!

대회가 끝나자 참가자들도 인터넷도 갖가지 의혹으로 난리가 났다. 어떻게 문제를 듣지도 않고 풀 수가 있는가? 마법인가? 짬짜미인가? 만물을 기억하는 절대 왕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긴 하지만 문제를 듣지도 않았는데 정답을 말했다는 것은 마법 또는 짬짜미 두 가지로만 설명될 수가 있는데…

방송국에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혼조 기즈나는 심지어 상금을 반납하고 조용하다? 뭐가 캥기는 것이 있는 것인가? 이는 진정 짬짜미란 말인가?

그 시기부터 혼조 기즈나가 그 동안 티비에 나왔던 것을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 미시마 레오. 자신도 남들이 보기엔 천재급의 기억력의 소유자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본인은 그렇지 않음을 알기때문이다. 퀴즈 문법에 맞는 모든 것들을 공부하고, 암기한다. 기억에는 한계가 있기에 연상법을 이용하고 특히 경험에 의존한다. 퀴즈에 나왔던 문제들을 분석하고 자신이 맞춘 문제는 어떻게 맞췄는지를 분석하며 마지막 문제에 다다르는데…

퀴즈가 나를 긍정해 줬다.
너는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무언가를 잃음으로 다른 무언가를 얻기도 해. 너는 정답을 잘 찾았어.
퀴즈가 그렇게 말해주는 기분이었다. - P179

정답을 맞혔을 때는 맞힌 이유가 있다.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 덕분에 정답을 말할 수 있다. 경험이 없으면 정답을 맞히지 못한다. 당연하다. - P60

정답을 맞히는 행위는 오히려 그 이면에 아직 모르는 세상이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기도 하다. 가가린의 말을 아는 덕분에 우리는 우주에서 본 푸른 지구를 상상할 수 있다.
참고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가가린은 ‘지구는 푸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주는 매우 어두웠지만 지구는 푸르렀다’라고 말했다. 나는 퀴즈를 하는 사람이니 이 말을 안다. 그리고 이 말을 더 좋아한다. 우리가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은 사실 태양 빛이 보여주는 환상일 뿐이지만 그래도 역시 지구는 푸르다고 알려준다. 168-9p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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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때문에 불안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예방부터 돌봄까지 100세 시대 치매 수업
강현숙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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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때문에 불안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강현숙

<259p><별점 : 3.5>

아마도 노년을 생각하며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은 치매가 아닐까? 그런데 우리가 치매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령화 시대 경도인지 장애까지 포함하면 일본은 65세 이상의 노인 중 1/3이, 우리 나라는 3/10이 치매 환자다. 85세 이상의 경우엔 치매 환자거나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한다.

💡진짜 치매와 가성 치매 : 노인 우울증에 의한 가상 치매와 치매 초기 증상과 구분이 어렵다고 함.
나이가 들면 행복 물질인 세르토닌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는 우울증과 불면을 유발한다. 낮동안 세르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도록 햇빛 쬐면 걷고 기분 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에 큰 영향을 수면 장애에 영향을 주는 멜라토닌은 낮에는 거의 분비되지 않고 어두워야 나옴. 자기 전 휴대폰 보는 것이 안 좋은 습관인 이유.

💡치매 종류 아주 많지만 대표적인 4가지
✔️ 알츠하이머성 치매 - 진단 환자의 70% 뇌가 수축. 처음엔 해마에서 시작해서 다른 기능도 다 저하됨.
✔️ 혈관성 치매 - 전체 중 8.57% 정도
✔️ 파킨슨병 - 꼭 치매를 동반하는 것은 아님
✔️ 전측두엽치매 - 발병 나이가 빠름 (45~65세) 언어 장애부터 시작.

💡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여 약물 치료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므로 60세가 넘으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음.

💡친밀한 소통은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춘다. 치매가 원인이라 또는 우울증이 진행되어 치매가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외로움은 치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치매 환자들도 소통을 통해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치매 환자를 대하는 기술을 휴머니 튜드라고 한다.(Human attitude)
1. 치매 환자의 감정을 먼저 살피고
ex) 방금 산책을 다녀왔는데 또 산책하자고 하는 경우. 지금 다녀왔잖아요!라는 반응보다 너무 더우니 음료 한 잔만 하고 나갈까요? 또는 저녁에 먹을 시금치만 다듬고 우리 바로 나가요. 라고 잠시 환기시키는 것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2. 아이 취급하는 태도나 말을 삼가라. 3. 이해력 판단력이 점점 떨아지는 상황에 대비한다. 4. 비언어적 요소 많이 사용(표정, 바디 랭귀지) 5. 마음을 자주 표현해라. 6. 치매 환자의 이상 행동은 당연한 것.

‘중앙 치매센터’ 홈페이지에 가면 <치매 파트너 교육>, <치매 파트너 플러스 교육> 온라인 수강이 가능하다. 치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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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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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나> 이주란

분명 주인공들에게 힘든 서사가 있는데 그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잔잔함 속에 깔린 이주란 표 중편이다. 작가의 작품을 한 권만 읽어서 정확하게 이렇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읽은 두 작품은 그랬다. 그렇지만 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다고.. 그들의 그런 행복에서 위안을 주는 그녀의 글.

할머니와 살던 유 리는 이젠 혼자가 됐다. 아픈 할머니를 병간호하고 남은 건 빚뿐이었다. 그런 시기에 자기에게 일어설 발판을 마련해 준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자신을 야단 한 번 치지 않았던 할머니. 그래서 야단을 맞고 싶었던 아이와 야단만 맞고 살았던 아이가 함께 산다. 나름 부유하게 살았던 집의 아이였다는데 용돈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단다.
자신의 생일 잡채 등을 해서 아빠 집과 엄마 집에 따로 방문하지만, 부모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언니. 그런 언니의 생일을 챙기는 건 홀로 아이를 키우는 동네 친구 재한 씨.
유일하게 새로움을 늘 선사하는 재한 씨네 아이. 매일 비슷한 삶을 사는 어른들에 비해 아이에겐 늘 새로움이 생겨났다.

스쳐 지나가는 조연들이 꽤 등장하는 작품이다.
생각이란 걸 하고 내뱉는 말인가? 싶은 말을 내뱉는 무례한 사람들도, 과할 만큼의 배려심이 가득한 사람들도 등장한다.

아이가 저지른 사소한 호기심이 엄청난 사고를 불러오긴 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사고 능력이 부족한 아이의 실수는 평생 사랑 한 번 느끼지 못하고 자랄 만큼의 잘못이었을까?
할머니의 병원비를 꼭 아이에게 책임지게 해야 했을까?

못난 어른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쓰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지내는 이들. 누군가의 안녕을 빌어줄 마음을 갖은 이들이기에 더 안타깝기도 따스하기도 했다.

어릴 때 나는 잘못을 했을 때 야단을 맞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할머니는 나를 야단칠 힘이 없으셨던 것 같다. 난 정말 가만히만 있어도 혼이 났어. 언젠가 언니는 그렇게 말했다. 내가 잘못을 하고, 야단을 맞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밤엔 날 안아주고 그런 일은 없었지. 부모라고 자식을 다 사랑하는 건 아닌가 보다 하면서도 나는 왜 매일 사랑을 바랐을까 모르겠어. 다행히 이제 더는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 그냥 그랬나 보다, 하게 되어버린 일일뿐. 물론 왜인지 온전히 편안한 인생은 아닌 느낌이 들지만. 이대로도 괜찮도록 살아봐야지, 할 뿐이야. - P54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은 없다. 이제 나는 무언가에 대해 억지로 괜찮다는 말ㅇ느 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것이 목표. 지난날의 나를 잊으려는 것은 아니다. - P113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거나 대단한 미래를 꿈꾸며 살지는 않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어차피 바꿀 수 없고 오늘 나는 그 어느 날의 나보다 괜찮으니까. 가진 것을 생각하면.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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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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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277p><별점 : 4>

단편집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책이 좋다고 느끼는 이유를 읽으며 궁금했다. 몇 개의 작품을 제외하고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어느 사건 또는 짧은 시간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지 않고, 장편에서 볼 법한 제법 긴 시간의 서사를 갖고 있다.

🔖 미노리와 테츠
어디서나 빛나는 존재인 친구 수민과 희주는 대학 졸업 후 마땅한 직업에 안착하지 못하던 시기에 일본 여행을 떠났다. 우연히 들른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식당에서 그들과 친분을 맺고 여행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내게 된다. 희주의 눈에 완벽한 부부의 모습이던 그들. 그 후로도 수민은 종종 일본에 가서 미노리와 만나곤 했고, 사진을 보내곤 했다. 묘한 질투심을 느끼곤 했는데 수민은 그 부부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말한다. 무려 지난해에… 그리곤 미노리가 한국에 왔다고 연락을 하는데..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종종 웃긴 이야기라면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말하다 보면 제법 웃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 내가 느꼈던 것은 분명 모멸감이었다. (중략) 그렇게 한번 자라난 것은 되돌릴 수 없었고, 나는 그것을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 숨겨두고 문을 잠갔다.

🔖 변산에서
민주, 승민과 나의 대학 졸업 기념으로 떠난 여행을 승민이와 승민 딸인 수온이와 함께 떠났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병아리에서 중닭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승민의 시어머니의 표현이었다. 아이가 태어나서 조금 큰 집으로 한 집안의 가장으로 역할을 다하고 싶어 시골로 내려간 이들 부부에게 닥친 시련은 이른 나이에 과로사로 가장을 잃는 슬픔이었다. 지난한 싸움 끝에 승소했지만, 회사는 항소를 했다. 우리가 착한 쪽이냐? 묻는 아이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늘 착한 쪽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진 못했다.

🔖 오! 상그리아
주색잡기에 능한 할아버지와 쌀집을 하며 알뜰하게 사는 할머니 사이엔 3남이 있었다. 어느 날 딸을 데리고 귀가한 할아버지. 그런 딸을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었던 할머니. 그런 막내딸에게 할아버지는 역마살을 물물려줬고 그 덕에 나는 할머니 손에 키워졌다. 엄마는 나름 잘나가는 여행 작가로 지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 때문이었을까? 엄마가 말하는 나의 아빠는 스페인 사람인데 나는 아무리 봐도 토종이다. 할머니가 말하는 아빠는 동네 철물 점집 아들이라는데 나의 아빠는 과연 누구일까? 지독한 숙취의 계보

🔖 내 할머니의 모든 것
나의 외할머니 47년생 배정심 여사. 자식을 버리고 40년간 연락이 없다가 나타난 사람. 단정하고 깔끔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여인. 갑자기 나타나서도 덥석 와락이 아닌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묘한 느낌을 풍기는 사람.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 후 다시 살아진 할머니. 할머니가 삶의 방식은 최소한의 최선이 아니었을까?

🔖너무 늦지 않은 어떤 때
29살의 인도 여행에서 낯선 나이 든 남자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

🔖 고래사냥
어릴 때의 보물 상자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순간.

🔖 네버랜드에서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는 행동파인 언니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물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사람이 됐다. 늘 뭔가 바꾸기 힘들어하는 정 반대의 나. 23살 때부터 만난 희욱과 결혼은 해야겠지?

🔖 지나가는 바람
누군가의 gap year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시간인데 나의 갭 이어는 엄청난 무게가 자꾸 나를 누르는 시간이 되고 있다. 진짜 쉰다는 게 뭘까?

🔖 한낮의 빛
30명 남짓한 아르바이트생 중 눈에 띈 아이 주명이 나를 언니라 불러도 되냐고 묻는다. 나는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이 딱 한 명이다. 엄마와 아빠가 소개한 부부의 사이에서 태어난 유영 언니. 굉장한 부자로 살다가 IMF에 회사가 힘들어지자 잠시 우리 집에 맡겨진 언니. 언니한테 일어난 일이 무언가 잘못된 일이라는 정도만 알았던 나는 부모에게도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에게도 그 일을 이야기했다.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를 놓친 나는 언니와 이별하게 되고 이후로 함구증을 앓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어둠 속에 자신을 내버려 둘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너무 어두워서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시간을 견디면 결국에는 아주 느린 속도로 시야가 밝아지듯이. 캄캄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 P61

다만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영원히 살 수 있는 꿈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이 순간은 오직 지금뿐이라는 것을. 어떤 오늘도 내게 너무 늦지는 않았다는 것을. - P150

사는 게 아주 그냥 너무, 피곤해요. 이런 말 하면 형이고 친구고 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응, 알아.
너만 그런 거 아니라고 하잖아. 다 그렇게 산다고.
그러니까요. 그 말이 제일 싫어.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냐고.
그러니까요.
근데 그런 사람 되게 많은 거 같잖아.
그러니까요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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