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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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곧 12살을 앞둔 조너스는 ‘늘 같음 상태’가 유지되는 세상에 산다. 이 세상에서는 해마다 50명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달에 상관없이 모두 12월엔 행사를 치른다. 첫해엔 이름을 부여받고 가정에 배정되며, 처음으로 앞으로 단추가 달린 옷을 받기도, 주머니가 달린 옷을 받기도, 조너스의 동생인 릴리는 8살이기에 자전거를 받는 9살 행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12살엔 비로소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평소 아이를 자세히 관찰해 온 원로들은 아이들의 성향에 맞는 임무를 부여한다. 조너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어떤 임무를 받을지 예측할 수가 없다. 말의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유쾌한 친구 애셔도 어떤 임무를 받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아이는 똑똑하기에 의사가 돌봄을 좋아하기에 돌봄 역할을 부여받을 텐데…

조너스의 엄마는 재판의 업무를 아빠는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 아빠는 임무 해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한 아이를 돌보는 중이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보채기에 아마도 계속 이 상황이면 이 아이는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임무 해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래 한 가정은 4인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아빠의 직업 특성상 잠시 5가족이 되었다.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지만 너무도 사랑스러운 이 아이의 이름을 몰래 아빠가 알려줬기에 우린 그 아이의 이름을 이미 부르기 시작했다.

12살 태어나면서 받은 순번대로 임무를 부여받는다. 걱정했던 친구 애셔는 오락을 담당하게 됐다. 너무도 적절한 선택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즐거워지니까! 그러나 내 차례를 건너 띄고 다음 번호에 임무를 부여한다. 실수인가?

조너스가 호명된 것은 가장 마지막. 오래도록 빈자리였던 ‘기억 보유자’의 후계자로 선택되었고, 모두에게 축하를 받았다. 이 세계에 오로지 한 명이 갖은 임무 ‘기억 보유자’ 그 자리를 넘겨받는 일이다.

훈련이 시작됐다. 꽤 노인으로 보이는 그는 이 일은 고통이 따르고 외로운 일이라 했다. 가족과도 이 일을 공유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그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전달한 기억은 신기한 경험이기에 그의 당부를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억이 점점 전달되면서 조너스도 전달자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느끼게 되고, 임무 해제가 무엇인지 영상을 보게 되는데…

우리 모두의 경험을 넘어서기 때문에 여기 있는 우리 가운데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겪을 거다. 기억 보유자님조차도 그 고통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 수 없어. 단지 네가 그 고통에 직면할 것이고 네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셨을 뿐이란다. 105p

모든 사람이 기억을 품을 수는 없나요? 모두 조금씩 기억을 함께 나눈다면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해요. 193p

평등이란 존재하는가?
우리가 말하는 유토피아는 ?
선택이 없는 사회가 있다면 우린 욕망이 사라질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은?
부조리에 나설 용기가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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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4 - 헨델, 멈출 수 없는 노래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4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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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와 헨델 모두 1685년 독일 태생이다. 둘이 태어난 곳도 가까웠으나 바흐는 평생 독일에서만 활동했고, 헨델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곳으로 옮겨 다녔다. 많은 자녀를 낳고 가장으로 음악가로 헨델에 비하면 아주 모범적이고 평범한 삶을 산 바흐와 달리 헨델은 화려한 삶을 살았다.
당대에 음악가로 명성도 누렸고, 엄청난 부도 축적했다. 덕분에 작품도 엄청나지만,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워커홀릭도 아주 심각한 워커홀릭이다. 워라벨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시간 없어서 못하신 거 아니고?) 스캔들도 없었고 덕분에 동성애란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는데 이 분은 그냥 음악에 빠져 산 것이 아닌가 싶고..
오페라를 하기 위해 전략적인 행보를 하신 것도
끝없는 라이벌이 있었던 것도
오페라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은 고충을 보면
헨델 주연의 영화가 있어야 하는데,
(파리넬리의 조연으로 끝날 분이 아닌데…)
로맨스가 빠지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서인가?

바로크 시대의 음악 양식의 특징은
1. 교회의 경건한 종교 음악인 옛 양식을 고수
2. 오페라와 같은 공연 예술인 새 양식을 받아들임

함부르크에서 오페라로 성공한 헨델은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넘어가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에서 활동하다가 돌연 하노버 공국 궁정 음악가로 간다. 그의 전략이었던 것인가? 알 수는 없지만,
이후 오페라의 블루오션인 영국으로 건너가 현재까지도 영국이 사랑하는 음악가로 불린다.
(영국과 프랑스는 극이 발달했기에 다른 나라에 비해 오페라가 늦게 발달했다고 함)
독일 태생이지만 영국에서 오래 활동했고, 사랑받은 작곡가 헨델.

헨델의 첫 걸작 오페라 <아그리피나> : 네로 황제의 어머니 이름임.

영국에 도착해서 처음 만든 오페라는 <리날도> <- 파리넬리로 유명해진 ‘울게 하소서’가 나옴.
십자군 사령관의 딸인 알미레나와 리날도 장군의 사랑 이야기다.

트위들디와 트위들덤에 비유된 라이벌 헨델과 보논치니
이후 오페라 회사를 세우면서도 계속 라이벌 극장들이 생기고
공연만으로 자금이 충족되지 않기에 계속 후원자를 모집하고, 작곡하고, 극을 올리고,
유명 가수들을 섭외하고 이 모든 것을 해 낸 대단한 작곡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계속해서 작업물을 만들어 낸 사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짜집기인 파스티슈가 유행했다고 함.
파스티슈는 음악, 건축, 문학, 미술, 무용 등 여러 분야에서도 사용.

영국을 떠나기 직전 거의 말년이 되어 작곡한 작품이 <메시아>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가 반복되는 그 곡.

바흐와 마찬가지로 실명함 ㅠ
같은 의사.
그 의사 제대로 돌팔의 😡

독일 출신의 영국의 국민 음악가. 오늘날에도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작곡가, 오페라의 거장. 발을 디뎠던 모든 나라에서 환영받았던 셀러브리티. 생전에 이미 국제적인 명성과 지위를 얻었던 사람. 유행과는 상관없이 한 번도 중단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연주되는 작품을 쓴 최초의 작곡가.


나 홀로 천천히 따라가는 여둘톡 추천도서 😁
아직도 한참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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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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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347p><별점 : 4>

씨발새끼가 사과도 않고 죽어버렸어.

잘못했다고 한마디 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렵나요? 입도 있는 새끼가!


대학생 선후배로 만나 가정을 이룬 석구와 나. 가정 경제의 책임을 지고 흔히 말하는 가장의 역할을 감당하고 살았다. 혜준의 곁에서 친구로 다정한 부모의 역할을 석구가 맡았다. 석구와 나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석구가 성추행범이자 스토커로 고소당하자 학원을 그만두고 쌩하니 집을 나갔다. 나에겐 사과 한마디 없이 자신은 사랑이었다는 말만 남겼다. 그 일의 여파로 학원 문을 닫고,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작은 오피스텔을 얻었다. 딸은 이미 성인이 되어 독립한 상황이라 혼자만 수습하면 되는 문제였다. 공항 증상이 찾아오고 정신과 치료와 걷기 우연히 눈에 띈 일기 쓰기 교실에 참석한다.

우산이란 주제어가 정해졌다. 나는 어쩐지 넘어지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처럼 생긴 ‘시옷’을 주인공 이름으로 선택했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꾸민 이름처럼 예쁜 애나의 옆집인 온양집에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 아빠는 늘 나를 품었고, 엄마도 웃음을 띤 얼굴을 하던 곳. 나는 남자애인지 여자애인지 구분되지 않게 생겼지만, 합창단 지휘자의 마음을 쏙 빼앗는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비록 그가 나를 ‘소년’으로 인식했고, 소년이 갖기엔 맑고 고운 목소리기에 좋아한 것이지만,
거리에 군인들이 깔리던 시절. 나라뿐 아니라 우리집도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 어수선 끝에 아버지가 사라지고, 엄마는 폭폭 하다를 남발하고, 제비 다방의 아들이 우리 집에 들어와 아빠의 공간을 차지했다. 다행스러운 건지 합창단 연습을 계속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5천 원이란 단복의 구입이 문제였다. 옆집 애니와 함께 하게 된 합창단 연습 후 데모하는 무리에 섞여 애니가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시옷은 솔로로 지명되는데 ..

나에게 잠깐의 휴식이 되던 제비 다방의 아들이 사라지고 아빠가 돌아왔다. 엄마의 배는 터지기 직전이다. 철둑 너머 보다 더 먼 응달 집으로 이사를 간다. 그 동네엔 교탁 위에 올려져 옷이 들춰지는 치욕을 겪은 눈이 예쁜 아이 윤수가 살고 있다. 파전과 막걸리를 파느라 늘 술에 절어있는 모와 향긋한 향기를 품고 꼼꼼하게 세수를 하는, 일을 마친 후 미용을 배우러 다니는 누나 윤심과 함께 사는 윤수. 챙겨줄 사람이 없어 늘 꾸중의 중심에 있고, 집에서도 많은 시간 혼자인 아이 윤수와 시옷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서로에게 사춘기가 오기 전까지. 윤수는 수호에게 약했다. 이제 막 태어난 수호의 존재는 미치도록 하기 싫은 공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일까? 사람들은 ‘일기’인가? ‘소설’인가? 의심한다. 거칠다 표현이 적절한 시대의 배경에 남자아이처럼 생긴 여자아이가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일기를 딸도 남편도 직장도 잃은 한 50대 여성이 기록하고 있다. 공항의 증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딸은 곁을 떠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 독일에 가 있다. 그런 딸은 선거 전에 갑자기 단톡방을 만들어 의견을 묻고
아빠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아빠의 죽음을 예견하는 두려움에 연락한다.

상처가 가득하지만,
사과하는 자는 한 명도 없고
자신의 삶을 잃고 헤매는 여성은
혐오와 차별을 관통한 과거의 삶도
가족이 다 떠난 현재의 삶도
하지만 걷고 상담하고 일기를 쓰며
나아지려 노력하는 그녀의 미래는
조금은 편안할 것이라고

그녀의 일기는 일기인가 소설인가
그 경계가 모호하더라도
우린 시옷의 엄마, 할머니, 애니, 윤심, 윤수, 그의 엄마 등의 삶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여러분 말을 종합하면 성찰이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고 평가하고 반성하는 일이네요. 일단 보는 행위가 먼저겠고요. 보고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것이죠. 보고 생각해보고 그걸 글로 쓰면 일기입니다. 20p

그렇고 그런 이야기다. 결혼을 시키고 손주를 얻어야 자식이 성장의 마침표를 찍는다고 믿는 어른들의 이야기. 그런 기대에서 벗어난 자식은 부끄러워 한사코 감추려 들고 그런 기대에 못 미친 남의 자식은 열심히 욕하고 비꼬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듣고 있으면 화가 나는 이야기. 그게 내 이야기가 되면 한없이 슬퍼지는 이야기 - P316

할머니는 끝내 의연했다. 집안 대대로 살아왔던 집을 팔아야 할 정도로 빚을 진 아빠의 실패를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다. 그저 관세음보살을 찾으며 자신 앞에 떨어진 불행을 묵묵히 헤쳐나갔다. 그때는 할머니가 큰 사람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어른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할머니는 처음부터 큰 어른이었던 것처럼. 하지만 내가 그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가 들어보니 알겠다. 처음부터 완성된 사람은 없다고. 할머니도 엄마도 아빠도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다가 그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겉보기와 달리 속은 무척 시끄러웠을 거라고. 여러 번 무너지고 또 무너졌을 거라고. 그래도 매 순간 끊임없이 선택하면서 그렇게 한발 한발 앞으로 걸어갔을 거라고. 사는 게 원래 그렇다고. 이제야 겨우 알겠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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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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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안온

수급자여서 경험한 ‘배려’와 ‘낙인’을 경험한 저자는 이 책의 주어가 ‘가난’이 아니라 ‘나’라고 규정한다.

2019년부터 20여 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았고, 몇 년 전에 ‘자발적 탈피’를 한 저자의 이야기다. 자발적 탈피를 위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가? 글로 따라가기도 버겁고 힘들었다. 번 아웃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을 저자의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써서 책을 만들어낸 저자의 행보가 너무도 멋지다.

방학식에 멸균우유 두 상자 (24팩/1box)를 들고 언덕에 오르는 아이. 멸균우유는 빈곤 가정의 인증 마크라고..10살 11살 아이가 우유 두 상자를 들고 긴 하교가 가능하다고요? 😮‍💨

지독하게 힘든 대학 생활은 돈벌이 + 장학금을 받기 위한 학점 유지가 병행되어야 했다. 문학과 시가 좋아 대학원을 선택한 저자는 대학원 수료를 위해 더 치열한 삶에 자신을 던진다. 하지만 그가 듣는 말은 논문을 쓰지 않고 수료만 한 일에 대한 충고? 😡

눈이 안 보이고, 매일 술을 마시는 아버지. 외상값을 여기저기 만들고 술값으로 집의 전세비까지 헐어내게 만드는 아버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무릎이 아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기 못하는 엄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끼고 아껴 저자를 학원을 보내줬다. 그에게 공부는 가성비 좋은 행위였기에. 적어도 공부하는 동안은 가난한 나와 가난하지 않은 남들 사이에 놓였던 벽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뼈대 있는 주공 가문. 3대째 주공에서 사는 삶을 이어가는 저자. 가난은 왜 대물림되는가?에 누구도 답할 수 있는 한국 사회.

가난한 자의 문법이 따로 있는 것처럼 위로의 말이랍시고 건네는 비난.
가만이라도 있음 중간은 간다고 말해주고 싶다.

“숱한 제도적 실천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결핍이란 지워내야 할 불운, 수치, 숙명”으로 통용된다. 가난한 이들은 불운과 수치, 숙명에 묶인다. 66p
열음 : 그니까. 근데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잖아. 내가 너무 가난해서 남들의 아픔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닐까.
나 : 안 그래야지.
열음 : 안 그래야지 하다가도 통장을 보면 내가 제일 아픈 건 어떡해?
나 : 어쩌긴. 좆됐다 생각해야지.
열음 : 우린 좆도 없는데 늘 좆되는구나. 내일 언니 일 몇 시라고?
나 : 아침 10시부터 애들 수업
열음 : 지금 새벽 2신데? 니 뭐해?
나 : 대학원 과제.
열음 : 좆됐네.

언젠가 열음이 말했다. 언니,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야. 마치 전쟁의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처럼 우리는 가난을 수군거리며 서로를 껴안는다. 87p

한번 맛보면 가난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그 정도 수입이면 넉넉한 편이라고 주위에서 날 추어올려도 내 기분은 전혀 넉넉하지 않다. “가난은 헤어나기 힘든 것이다. 그 인력에서 벗어나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헤어날 길 없이 우리를 집어삼킨다.” 137p

한국의 복지는 신청주의이기에 해당 복지제도를 잘 알고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 책의 마무리는 복지 제도에 대한 안내가 있다. 저자가 남긴 부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록했구나 싶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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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위픽
최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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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로라 #최진영
#위픽시리즈

<88p><별점 : 4>

12월의 셋째 날 오후, 제주에 3번째 방문하는 세정.
1년여쯤 만나던 남자에게 연락이 왔다. 5년여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던 그는 힘겨운 시험 터널을 지나 제주에서 두 달여간의 휴식을 주려 숙소를 예약했으나, 1차 시험의 낙방은 한 번만 더 도전하는 걸로 이끌었기에 잊고 있던 제주도 숙소의 예약 문자를 받고, 취소하기엔 위약금을 물로 돌려받는 돈이 적게에 두 달간 제주도 살기를 할 누군가를 생각하며 떠오른 세정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다.

그는 세정에게 호의를 베푼다 생각했고,
세정은 그가 아깝게 날리게 된 기회를 자신이 대신했기에 자신의 배려라 생각하는 일.

제주에 도착한 그는 숙소의 호스트에게 세정이 아닌 예약자 최유진으로 불렸다.
그리고 우연히 방문한 바에서 제주도 방문에 대한 질문에 누군가를 찾으러 왔다는 거짓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정도 유진도 아닌 자신이 갖고 싶어 했던 이름 오로라가 되기로 한다.

서울에선 누가 뭐라 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자신을 탓했다. 오로라로 살기로 결정한 제주에선 규칙에 벗어난 삶을 살아보기로 한다. 여행자의 행보가 아닌 평범한 하루를 사는 사람과 같이 마을을 벗어나지 않고 유명 관광지를 가지 않고, 그곳에서도 하루의 루틴을 만들며 살아간다.

베란다에 죽은 새를 발견했다.
자신의 손을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호스트에 전화를 걸었고,
그 새를 치워줄 관리인이 찾아온다.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는 새의 사체.
그 새를 땅에 묻겠다고 제안하자, 그 행위는 불법이라 관리인이 알려준다.
다만, 어두운 밤 마땅한 곳에 사체를 묻는 일에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어두운 밤
적당한 크기의 땅을 파고 헝겊에 쌓인 새의 사체를 묻고 돌아온다.

그러던 중간중간
세정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꾸준히 보내고,
누군가에게서 오는 전화와 문자를 꾸준히 보지 않는다.

불법. 잘못된 일.
처음부터 몰랐으면 멈출 수 있었을까?
나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는 세정에게
이미 깊어진 마음을 걷어내야만 하는 일이
가능한 일일까?

사랑과 믿음
믿음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온전하고도 완전하게 믿는 게 과연 가능한가?
얼마나, 어디까지 믿어야 믿음이라고 할 수 있나?
이기적은 믿음은?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면 믿음은 3번째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신간도서추천 #한국문학추천 #단편소설추천

당신이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은 오직 나를 위한 마음. 당신을 끝까지 믿는다는 말은 나를 절대 배반하지 말라는 요구. 그러므로 믿는 마음에는 이기심보다 더 큰 외로움이 숨어있다. 23p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 외면했다. 귀찮아했다. 거만하게 굴었다. 가장 큰 잘못은 네 잘못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 순전히 상대의 잘못만을 따져 물었다. 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취약해지니까. 상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까. 오직 네 사과만을 요구하니까. 결국 너만 잘못한 사람이 되니까.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41p

속속들이 알고 싶진 않았어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닌 것은 모른 척하고. 비밀이 필요했어요. 사람들이 내 모든 것을 안다는거, 끔찍하잖아. 하지만 알고 보니 나라는 사람 자체가 비밀이었어. 당신은 누군가의 비밀이 되어본 적 있나요? 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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