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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
전경린 지음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07년에 나왔던 엄마의 집은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최근 복간되었다. 내용은 바뀌지 않았을 것 같고 제목과 표지만 바뀐 것이 아닐까? 두 책을 비교하며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승지를 네 엄마한테 좀 맡겨라.”
“너 <공산당 선언>은 읽었니?
갑자기 학교 앞으로 아빠의 두 번째 부인 딸인 승지와 나타났다. 그리고 승지를 두고 떠났다.
“아빠가, 호은이를 언니라고 불러,라고 했어.” 43p
언니라니, 내게 동생이라니… 어른들은 정말 너무들 했다. 엄마의 애인인 아저씨에다, 엄마의 전 남편인 아빠, 내 양육권을 포기한 아빠가 키우는 아빠의 새로운 딸 승지… 도대체 관계 정립이 안 되어 어색하게 방황하는 내 정신세계는 안중에도 없이 제멋대로들이다. 겨우겨우 근육을 풀어 엄마의 애인을 받아들였는데, 이번엔 동생이라니. 44p
호은에겐 아빠가 키우는 아이라는 어떻게 보면 그 언니라는 호칭을 수렴할 만한 약간의 끈이라도 있지만, 호은의 엄마에게 승지는?? 😵💫
호은의 아빠와 엄마가 이별할 당시 아빠에겐 지금 승지의 엄마가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분명 아빠가 바람이 나서 깨진 가족이었는데 이제 와서 승지를 전처에게 맡긴다고?
아빠 찾아 삼만 리~ 그렇게 셋은 차를 타고 아빠가 지내던 곳, 아빠의 친구들을 찾아다니지만 아빠의 행방은 오리무중 🤧 거기까지 간 길에 외가에 들러 잠시 쉬는데 호은을 4년간 키워줬던 외할미는 이번엔 승지를 두고 가란다. 자신이 키우시겠단다. 😢
호은의 엄마는 잠시 호은을 외가에 두고 악착같이 돈을 벌며 살았다. 아빠를 만난 장소도 미술 학원이었고, 미술 학원과 캐릭터를 그려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아빠는 운동권 학생이었고, 지금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은 상태로 지내는 사람인데 어떻게 보면 엄마는 꽤 많이 변한 사람이 됐다. 세상의 기준으로 아빠는 여전히 철이 들지 않은 것이고 엄만 자신이 낳은 자녀를 책임지고 잘 키우려는 어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진득하게 한 직장에서 일을 오래 하지도 못했고, 벌리는 일은 망하기만 했던 아빠는 승지 엄마까지 만났다. 누가 봐도 앙심 한가득 품고 절대 용서 못 할 사이로 지낼 것만 같은데? 엄마는 승지를 꽤 잘 품는다. 아빠가 챙기지 못한 세세함을 챙기고, 즐기지 않던 요리도 열심히 한다. 호은이 엄마는 인간의 탈을 쓴 천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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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이 군사 독재보다 더 무서운 독재래요. 온 국민이 돈에 억눌려 옴짝달싹 못 하는 세상 아니에요. 젊은이들부터 노인까지 경제에 얽매여 딴 궁리할 틈이 없어요.” 94p
중년 남자들이란, 누군가 오래 쓰고 내놓은 가구같이 수상쩍다. 명품이건 싸구려건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엄마의 애인도 그랬다. 🤣 118p
스무 살 때의 네 엄마는, 그때껏 벽장 속에 숨어 살다 이제 막 나온 것같이 순수했다고, 하지만 그 수무 살 처녀는 이제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열다섯 시간 노동을 불사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세속적인 여자가 되었다. 그런 여자는 이 나라 어느 도시에나 어느 시골에나 어느 구역에나 살고 있다. 137p
”엄마, 사람들은 애를 왜 낳는 거야?“
“살아보려고 낳는 거야. 더 열심히, 더 사랑하면서, 도리를 다하며 끝까지 살아보려고…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근본적으로 그래.“ 156p
“사랑의 결실은 변태야. 변화를 겪고 달라지는 것.” 263p
엄마도 아빠도 승지의 엄마도 외할머니도 보통 사람이 아니다.
호은의 아빠는 <공산당 선언>이 얼마나 매력적이었길래? 삶의 행로를 그렇게 택했을까?
호은의 엄마는 어떤 마음이면 배신한 주체가 본인이었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아빠와 엄마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역시 부부의 사이의 일은 둘만 아는 건가?
한없이 내어주는 호은의 외할머니도~
투석 중에 있으면서 한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 운동을 계속하는 승지의 엄마도 각각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아~ 이거 읽은 분들이랑 모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