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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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그녀들의도시
#곽아람
#아트북스

<357p><별점 : 4>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기자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 저요~

저자는 <조선 일보> 문화부 출판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고고미술사학과 전공자에 문학을 사랑하고 어릴 때부터 독서가 기본값이 삶을 산 사람이다. 부모님 또한 독서가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빠가 엄마에게 보낸 러브 레터의 일부로 그 추측이 가능하다. 엄마랑 독서 여행을 떠나는 사이라고 하니.. 뿌리 깊은 독서가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이다.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었던 저자에게 안식년으로 미국 연수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녀의 안식년 미국 연수는 우리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준다. 나에게 금전적인 지원이 바탕이 된 안식년이 주어진다고 해도, 이런 문학 여행을 한다는 것이 어려울 테니.. 구석구석 작품 속을 찾아다니는 그녀의 여행을 이렇게 책으로 함께할 수 있는 기쁨이라니~ 🧡 (사실 금전적 안식년으로 미국 보내주면 저도 잘 놀 수는 있습니다만..)

내가 읽은 책의 장소를 따라가는 재미는 짜릿했고,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을 읽고 싶은 욕망에 불을 붙였다.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 에반젤린 (나는 요거 모르는데..)
너새니얼 호손 / 영 굿맨 브라운, 주홍 글씨 (지금까지 영국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멍충)
루이자 메이 울컷 / 작은 아씨들
피츠제럴드 / 위대한 개츠비
오 헨리 / 마지막 잎새
마거릿 미첼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진짜 길어요 ㅠ 딱 절반 읽음)
월트 디즈니 / 디즈니 그림 명작
마크 트웨인 / 톰소여 모험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애거사 크리스티 / 카리브해의 미스터리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책 속의 문장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친절하게 원문과 번역을 함께)

+ 빙점 / 에필로그 작가님이 엄마와 함께

지금 읽고 있는 <모나의 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과학 산문>이 겹쳐서 좋았다. 최근 읽은 누구 종의 헤밍웨이는 4번의 결혼에서 부인이 바뀔 때마다 대작이 하나씩 나왔네? 피카소와 헤밍웨이는 부인 바꾸기로 작품 전환을 하는 요상한 공통점이 있다고… 🤭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문학여행 #문학과여행을한번에 #문학에세이 #여행에세이 #에세이추천 #그림과사진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서사시 <에반젤린>은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다. 전쟁 때문에 헤어진 남녀 주인공이 평생 서로를 찾아 헤매다가 노인이 되어서야 결국 재회하는 순애보다. 작품의 배경 아카디아는 캐나다 최동단 노바스코샤 주의 옛 이름. 프랑스 유민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서글픈 땅이지만 나는 항상 ‘아카디아’라는 이름에서 일종의 이상향을 떠올렸는데, 그 이름이 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의 그림 <나도 한때 아르카디아에 있었네>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푸생의 작품은 낙원에도 죽음이 있다는 내용으로, 그림에서 아르카디아는 고대 그리스의 이상향이다.
에반젤린은 내가 사랑하는 다른 소설 속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 나오는 천사 같은 소녀의 이름 ‘에바‘는 ’에바젤린‘의 애칭이다. 56p

디즈니를 일컬어 여자아이들에게 남성의 구원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공주’ 이미지를 주입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어디 그 공주들이 나약하기만 했던가. 디즈니가 택한 이야기들은 대개 엄마 품을 벗어나 어엿한 어른이 되는 소녀들의 성장담이고,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어 험한 세상을 버텨낼 힘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231p


📘 책 만듦새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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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을 읽는 아침
이원재 지음 / 정미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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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친구가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 줬다. 다정함과 애정을 담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이야기라고 했다. 아이들을 키우며 생각한다. 내 아이 한 둘을 돌보는 것도 종종 힘이 들고 감정이 요동치는데 여러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내 아이의 다정하지 않은 말과 행동에도 크게 상처를 받는데 타인으로 만나 애정을 쏟고 돌아오는 말이 차갑고 매정할 때 느끼는 감정의 상처는 얼마나 클 것인가?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선생님들을 뵐 때마다 존경의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아마도 선생님들의 학교 발령 거리가 가장 큰 지역이 강원도가 아닐까?
강원도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원재 선생님의 에세이다. 체육 교사 아니다. 국어 교사다. 나의 편견엔 이 제목을 보고 당연하게도 체육 교사라고 생각했다. 이 국어 교사는 왜 체육복을 읽을까? 선도 부장인가? 아이들 생활 지도를 위해서인가?

우리집 소속의 고딩은 어릴 때부터 편함! 을 1순위로 생각하는 아이라 학교에서 허락한 복장에서 가장 편한 체육복을 선호한다. (애미 유전;;;;; 편한 게 최고) 그런 상황에서 편한 체육복을 마다하고 교복을 선택하는 학생?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꽤 많은 아이들이 교복 입는 것을 선택한다고 한다. 맵시, 태도 등 다양한 이유로.. 단정한 복장은 자세를 바르게 하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니까.(오! 멋지네)

이런 교복과 체육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돌봄이 받침이 되는 경우라야 가능하다고 한다. 고등학생 스스로 교복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음에 체육복이 선택되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

유달리 ‘인문계’가 아닌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아 근무했던 이원재 선생님은 경력이 10년을 갓 넘겼지만, 생활 지도 경력은 그 어떤 선생님들보다 다양하게 쌓은 것으로 여겨진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교육의 목표가 흐릿한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방향을 잡아주려 노력하는 선생님. 그런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으려는 선생님의 애씀이 너무도 감사했다. 그런 애씀이 무력하고 다치게 되는 일들과 엄청난 행정 업무 처리에 짬을 내기 어려운 상황들에 화가 날 지경이랄까…

공무원은 나라의 돈으로 일을 처리하기에 생각보다 과도한 서류 작업들이 따른다. 그런 명확한 자료 증빙과 처리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공간이 바로 학교라는 곳.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그 업무는 엄청나게 늘었음이 짐작되고도 남으니.. ㅠ 업무를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학생들과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시간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기 위한 업무에 회계 처리 잘못으로 징계?를 받는 조직이 아니라 칭찬의 상을 주는 조직이 되면 좋겠다. 제발!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다정한책 #교육부직원들필독서 #현장파악하고제도바꾸자 #무엇이우선인가 #주객전도교육현장 #힘내라교육자들

교사의 말엔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48p

우리는 흔히 더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것이 더 필요할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중략) 하지만 우리는 그런 기자재와 수단이 없어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고, 지금까지도 그래 왔다. 그것은 할 수 있다는 마음,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꼭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상상한 것을 이루었을 때 그들의 웃음이라는 보상을 받아 본 선생님들은, 아마도 교실에서, 상담실에서, 운동장에서 매일 만나는 삶의 어려움 앞에 두려움과 절망을 겪는 아이들에게 오늘도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된다고 말할게. ❞ 154p

바로 전 리뷰에 올렸던 책에서 김민섭 작가 님의 글 중에 이런 팁이 있었다. 가정에서 학교에 전달할 말을 기록하는 란에

❛가정은 학교를 믿습니다. ❜
(제 기억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뭐 이런 비슷한 😂)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가 모두 함께해야 하기에 서로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되기를.. 잘못을 탓하기 보다 잘못함의 이유를 파악하고 상처를 치유하게 하고, 바른 방향으로 고치는 일을 함께하는 사회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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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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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거기내가가면안돼요? 는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아버지의 빚 때문에 팔려간 한 주인공의 기구한 삶에 관한 이야기. 위안부 문제 등)
2020 #알로하나의엄마들 하와이에 사진으로 본 남자와 결혼하러 떠난 사진 신부들의 하와이 삶에 대한 이야기.
2025년에 출간된 슬픔의 틈새는 여러 경로로(강제 징용이 가장 많았지만) 모여 사할린에서 살아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아동 도서를 주로 쓰시는 작가는 3작품 모두 묵직한 소재를 다루지만, 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 농도로 기록하셨다. 전 연령대가 함께 과거의 슬픔과 역사의 과오를 소설을 통해서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말로 속여 많은 사람들이 척박한 환경에 보내지던 시절이었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던 때. 그저 한 끼니라도 먹을 수 있을 수 있다면! 이었던 시절 여기 한 집의 가장이 사할린으로 보내진다. 다행스럽게도 가족을 초청할 수 있었기에 함께 살 수 있었지만, 일제는 그리 편하게 놔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본토로 보내지기도 했고, 일구고 살던 땅을 빼앗기기도 러시아 내 다른 곳으로 강제로 보내지기도 했다.

조국으로 다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어떤 국적도 갖지 못하고 조선인의 신분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자신이 일본, 러시아 국적을 갖게 되면 혹여나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하는 불안 때문에 많은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조선인의 신분을 지키고자 했다. 그런 그들에게 러시아, 한국, 일본은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를 배우면서 살아가려 애쓰면서도 조선인이라는 신분을 버리지 않았던 그들은 끝내 이방인이었다.

사할린 한인 1세대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면서 원망했고, 미워하면서 절절히 사랑했다. 그들이 조국이, 가족과 헤어진 채 이방인으로 살았던 자신들의 고통받은 세월을 치유해 줄 낙원이라고 믿었다. 그렇기에 한국은 반드시 돌아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그 바람이 절실할수록 배신감과 고통도 커졌다. 부모의 고통을 보고 자란 2세대들은 끝없이 상처만 주는 조국을 잊지 못하는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지금 살고 있는 땅에 뿌리내리려고 애썼다. 342p

조국에서의 삶을 아는 이들과 달리 사할린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대 3세대들은 그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들이 마음이 조국을 향했을 때 따스한 손길 한 번 내어주지 않는 조국을 내내 품고 살았던 부모들의 마음을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었을까?

닥쳐온 고난을 걷어내기도 전에 또 닥치는 고난. 애써 힘을 내면 또 던져지는 고난 속에서 버텨낸 사람들. 그 틈에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내며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한국문학 #장편소설 #전연령함께읽는책 #초등부터성인까지 #디아스포라3부작 #사할린이야기 #일제강점기 #역사기반소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우리의 기구한 운명과 불행, 고통, 슬픔을 듣고 그 이야기를 세상에 전했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할린 한인의 삶에 대해서 알게 되고, 우리도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들도 나은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오. 앞으로는 사할린 한인들의 삶을 전할 때 우리가 모진 운명 속에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고, 슬픔의 틈새에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찾아내고자 애쓰며 살았다는 것 또한 함께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소. ❞

개인적으로 3 작품 중 요번 작품이 감정적으로 덜 힘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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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냐고 묻는 그대에게 - 어른 홍세화를 추모하며
홍세화.이원재 지음, 김민섭 엮음 / 정미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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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거 다 읽으세요.

홍세화 선생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을 쓰신 이 시대 어른으로 불리는 분과
국어 교사이신 이원재 선생님 <체육복을 읽는 아침>의 저자 / 체육복을 왜 읽을까요? 생활 부장이라 아이들의 복장 점검을 하는 선도부 선생님이라서?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입는 이유는 다양한데 편해서이기도 하지만, 교복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어야 입을 수 있는 복장이라고 함. 즉, 아이들의 상황과 불편함 마음까지 읽어주려는 노력을 하는 선생님이라는 뜻.
이 책을 엮은 김민섭 작가는 작가이기도 출판사 대표이기도 서점을 운영하는 분이시기도 하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외 다수

세 분의 이력을 보면 알겠지만, 이들은 이 사회에 다정함이 퍼지기를, 괜찮은 어른이기를 끝없이 노력하는 분이시라는 공통점이 있는 분들이다. 따스한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인가? 홍세화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친분이 생긴 김민섭 작가는 돌아가시기 3일 전 병원을 방문하게 됐고, 마지막 남긴 한마디를 받았다.

❛겸손 ❜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에 대한 대답으로 주신 말씀.


남들 모두가 그렇지 않은데 왜 나만 배려하고 양보하고 살아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라 서서히 나도 동화되어 간다면,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할 뿐.

우린 김민섭 작가의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다정함의 나비 효과를 보았다.
// 내가 쓰지 못하게 된 비행기표를 누군가가 사용하면 좋겠다. 내가 못 가니 이 표를 사용할 수 있는 동명이인 중 누군가라도 다녀오면 좋겠다.에서 출발한 일은 다정함이 모이는 일이 됐다. 그런 다정함을 경험한 한 청년이 아주 멋진 어른으로 성장한 일화. (유퀴즈 김민섭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정함도 충분히 전파될 수 있다.
한 사람의 훌륭한 삶이 많은 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런 훌륭한 어른 홍세화 님의 삶을 보고 따라 살아가는 이원재, 김민섭 님이 대표적으로 있으니, 그들이 말하는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 특히, 아이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아이들이 처한 교육 환경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선생님들의 환경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게 한다.

어떤 이들은 요즘 아이들의 예의 없음. 윤리 도덕의 상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되었으며,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것을 가린 채로..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개인 한 명 한 명이 건강해야 한다.
그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생각과 제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어야 할 시기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은 전 연령이 읽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이런 어른들이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내 주변엔 이런 어른 없음에 절망할 수도 ㅠ), 아이를 키우고 있던지 그렇지 않던지 사회의 건강함을 위해 모든 어른들이 다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강력추천도서 #어떻게살것인가 #어떤어른 #멋진어른 #바른어른 #이해 #관용 #겸손 #북스타그램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살피고 외출하듯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거울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 그런 자세가 참된 어른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5p

실제로 세상은 갈수록 비관적입니다.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어느 동물이 전쟁을 벌이나요? 지금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은 언제 전쟁 행위를 멈출까요? 기후정의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전쟁을 하는 인간이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런 비관적 전망 앞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냉소하지 않으며 모색하고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과제일 것입니다. 110p

구구절절절절 다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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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춤을 추세요
이서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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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그대로 옮긴 것인가? 싶은 이서수 작가의 글을 단편집으로 만난다는 것은 고민할 문제가 쏟아진다는 얘기다. 김애란 작가를 신형철 평론가는 사회학자라 표현했다. 김애란 작가 뒤를 잇는 사회학자 작가는 개인적으로 이서수 작가라고 생각한다. 가독성은 좋지만 읽기 힘들고, 쉬운 내용 앞에 던져진 문제가 무거워 자꾸 멈추게 된다.

기억에 남는 단편

📍이어달리기
엄마가 돈을 버니까 나는 몇 달 정도 쉬어도 괜찮겠지. 하고 퇴사한 딸.
일하다 도망치고 싶었을 때 딸 생각하고 참았다는 엄마. 부당한 일에 결국 퇴사하고 함께 도서관에 다닌다.

📍춤은 영원하다
자매의 서로 다른 춤사위.

📍광합성 런치
위에서 눌리고 밑에 눈치를 봐야 하는 중간 꼰대들의 고단함

📍AKA 신숙자
빈 둥지 증후군 vs 비워지지 않는 증후군
엄마에게 모성애를 요구하면서 해방이니 평등이니 외쳐대는 아이들.
길에서 만난 5일 된 반려묘를 위해 하루에 70만 원 하는 병원비로 오백만 원을 쓰면서 엄마가 치매 간병인 보험을 들어주기 어려운 자녀.
엄마도 알잖아. 내리사랑이 무섭다는 거.


📍운동장 바라보기
청미는 결혼 이주 여성에게 강압적으로 부여 되는 여러 역할들에 관한 논물을 쓰면서 희수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온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를 강요받아야 했던 희수.
출신 대학 비하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던 사장에게 문자로 불시에 해고를 당한 세오.
퇴직금으로 차린 돈가스 집을 접고 적은 돈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시골에 터를 잡은 설경 언니네.
이미 다문화 가정이 주를 이룬 시골에서 일어나는 역차별. 하지만 차별에 대한 지적을 당하는 서울 사는 동생들의 질타.

차별하지 말라는 말은 얼마나 하기 쉬운가. 설경 언니를 판단하기엔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이곳에서 살면 누가 차별받고 누가 차별하는지 뒤죽박죽 섞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모르는 것 투승임에도 나는 결국 언니를 내 생각대로 판단할 것이다. 서울에서의 나는 자주 똑똑한 척을 하니까.

📍잘지내고 있어
20년이나 연을 끊고 살았던 고모가 연락을 했다. 연명치료 포기하라고 한다. 쓰러져서 이제 막 중환자실에 들어간 아버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고모는 3년이 넘게 고모부의 치료를 위해 어마어마한 고생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일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우리가 아버지를 죽이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기회를 빼앗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삶을 지속하게 만들 경우, 아버지가 우리를 원망할지 그러지 않을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모든 일이 당사자의 의사를 배제한 채로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두렵게 느껴졌다. 204p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사회문제 #사회학자같은작가 #한국문학 #단편소설집 #지금한국은 #북스타그램

X세대 대표와 Z세대 부하 직원 사이에 낀 M세대 팀장인 차진혜의 고충은 아무도 헤어려주지 않는다. 차진혜는 대표에게 야근하지 않으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업무량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대표는 늘 딴생각에 빠진 척하며 선을 그었다.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이기에 야근은 통상적인 업무 범위에 속한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워라밸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하 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전전긍긍하다 자비로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줬지만 이제까지 고맙다는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 하긴, 바보가 아닌 이상 알 것이다. 고작 기프티콘으로 잦은 야근에 대한 노고를 퉁치겠다는 고약한 심보를. 그러나 차진혜 역시 혹사당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기에 부하 직원들이 자신을 마워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91p

가진 게 적을수록 미래가 잘 보이는 법이다. 13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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