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그대로 옮긴 것인가? 싶은 이서수 작가의 글을 단편집으로 만난다는 것은 고민할 문제가 쏟아진다는 얘기다. 김애란 작가를 신형철 평론가는 사회학자라 표현했다. 김애란 작가 뒤를 잇는 사회학자 작가는 개인적으로 이서수 작가라고 생각한다. 가독성은 좋지만 읽기 힘들고, 쉬운 내용 앞에 던져진 문제가 무거워 자꾸 멈추게 된다. 기억에 남는 단편📍이어달리기 엄마가 돈을 버니까 나는 몇 달 정도 쉬어도 괜찮겠지. 하고 퇴사한 딸.일하다 도망치고 싶었을 때 딸 생각하고 참았다는 엄마. 부당한 일에 결국 퇴사하고 함께 도서관에 다닌다. 📍춤은 영원하다 자매의 서로 다른 춤사위. 📍광합성 런치 위에서 눌리고 밑에 눈치를 봐야 하는 중간 꼰대들의 고단함📍AKA 신숙자 빈 둥지 증후군 vs 비워지지 않는 증후군엄마에게 모성애를 요구하면서 해방이니 평등이니 외쳐대는 아이들.길에서 만난 5일 된 반려묘를 위해 하루에 70만 원 하는 병원비로 오백만 원을 쓰면서 엄마가 치매 간병인 보험을 들어주기 어려운 자녀. 엄마도 알잖아. 내리사랑이 무섭다는 거. 📍운동장 바라보기 청미는 결혼 이주 여성에게 강압적으로 부여 되는 여러 역할들에 관한 논물을 쓰면서 희수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온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를 강요받아야 했던 희수. 출신 대학 비하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던 사장에게 문자로 불시에 해고를 당한 세오.퇴직금으로 차린 돈가스 집을 접고 적은 돈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위해 시골에 터를 잡은 설경 언니네. 이미 다문화 가정이 주를 이룬 시골에서 일어나는 역차별. 하지만 차별에 대한 지적을 당하는 서울 사는 동생들의 질타. 차별하지 말라는 말은 얼마나 하기 쉬운가. 설경 언니를 판단하기엔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이곳에서 살면 누가 차별받고 누가 차별하는지 뒤죽박죽 섞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모르는 것 투승임에도 나는 결국 언니를 내 생각대로 판단할 것이다. 서울에서의 나는 자주 똑똑한 척을 하니까. 📍잘지내고 있어 20년이나 연을 끊고 살았던 고모가 연락을 했다. 연명치료 포기하라고 한다. 쓰러져서 이제 막 중환자실에 들어간 아버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고모는 3년이 넘게 고모부의 치료를 위해 어마어마한 고생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일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우리가 아버지를 죽이려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기회를 빼앗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삶을 지속하게 만들 경우, 아버지가 우리를 원망할지 그러지 않을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모든 일이 당사자의 의사를 배제한 채로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두렵게 느껴졌다. 204p#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사회문제 #사회학자같은작가 #한국문학 #단편소설집 #지금한국은 #북스타그램 X세대 대표와 Z세대 부하 직원 사이에 낀 M세대 팀장인 차진혜의 고충은 아무도 헤어려주지 않는다. 차진혜는 대표에게 야근하지 않으면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업무량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대표는 늘 딴생각에 빠진 척하며 선을 그었다.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이기에 야근은 통상적인 업무 범위에 속한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워라밸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하 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전전긍긍하다 자비로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줬지만 이제까지 고맙다는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했다. 하긴, 바보가 아닌 이상 알 것이다. 고작 기프티콘으로 잦은 야근에 대한 노고를 퉁치겠다는 고약한 심보를. 그러나 차진혜 역시 혹사당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기에 부하 직원들이 자신을 마워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91p가진 게 적을수록 미래가 잘 보이는 법이다. 130p 😢